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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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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요일이었기에, 자명종은 세트되어있지않았다.
그것을 잊고서, 언제까지나 잠속에 빠져버려있었다.
통통...
노크소리에 겨우 눈이 떠진다.
나유키 = 아직 자고있는거야?
....칠칠치 못하긴.
몸을 뒤척이며, 문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나유키가 얼굴을 쳐다보고있었다.
유이치 = 으응...
...지금 몇시야?
나유키 = 이미 점심. 곧 점심식사야.
유이치 = 그래...
목소리 = ...점심밥은 뭐야?
잠이 덜깬 목소리가, 내 가슴언저리에서 들려왔다.
잊고있었다...마코토가 있다는 것을...
나유키 = 어라? 지금 유이치가 말한거야?
유이치 = 으응, 그래. 점심밥은 뭐야?
나유키 = 스파게티.
나유키는 어떤 귀를 가지고 있었는지,
마코토의 웅얼거리던 소리를 내 것이라고 믿었다.
이불속에 마코토의 모습이 완전히 덮여져있는 것이 행운이었다.
유이치 = 으응, 그거 좋은데. 곧 갈께.
목소리 = 아으...
나유키 = 아으..?
유이치 = 그래, 아으 다.
정말 아으다. 아주
아으다. 나유키도 최근 아으야?
나유키 = 쓰는 법이 잘못되지않았어?;
유이치 = 괜찮으니까 빨리가봐. 눈앞에서 옷갈아입기 시작할거다구.
나유키 = 꺄앗~
겨우 문을 닫고, 나유키는 가버렸다.
유이치 = 후우...;
그 발소리가 들리지않을때까지 있다가, 이불에서 빠져나온다.
유이치 = 마코토.
이불을 벗기자, 삐로와 같이 웅크리고 자고있는 마코토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 입에서는 지익~ 하고 침이 늘어져있었다.
유이치 = (잠이 덜깨있던 중에 점심 메뉴같은 것을 들어버렸으니, 이녀석은...;)
지금쯤, 꿈속에서 스파게티라도 먹고있는 걸까.
오후가 되자, 나와 마코토는 둘이서 같이 시내까지 나갔다.
그것은 안좋은 분위기에서 빠져나오는듯 했다.
집에 있으면, 갈곳을 잃은 무거운 공기가 점점 쌓여가는 것 같아서,
그것이 싫었다.
아키코상이랑 나유키의 잘못일리가 없다.
모두 잘 해주고있다. 폐를 끼치고있는 것은 우리들 쪽이다.
단지, 사태가 뜻밖으로 특별한 것 뿐이었다.
마코토 = 고기만두만, 배불리 먹었으면~
유이치 = 바보같은 소리하지마. 아키코상이 저녁만들고
기다리고있다구.
너말야, 아키코상이
만드는 요리 좋아했잖아?
마코토 = 응, 그랬지만서도...
하아...
마코토의 손은, 전혀 개선되어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런점이, 전보다도 늘어서 세심한 작업을 서투르게하고있는듯하다.
마코토 = 왜그런걸까...
마코토가 자신의 손을 바라본다.
유이치 = 피곤이 쌓인거겠지.
괜찮아. 곧 원래대로
돌아올거야.
마코토 = 응...
힘없이 손을 쥐면서, 그 손을 내렸다.
그리고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미소를 보여온다.
그 표정에는 전혀 패기가 없었다.
유이치 = 뭔가, 사줄께.
나도모르게 그렇게 말을 하고있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기운을 내 주었으면, 하고 생각해서다.
마코토 = 에?
유이치 = 갖고싶은 것이 있다면 말해. 오늘은 뭐든지 사줄테니.
마코토 = 갑자기, 왜그래...
노골적으로 기분나빠하면서, 마코토는 조금 거리를 두었다.
유이치 = 나는 너정도로 씀씀이가 헤프지않으니까말야. 남아돈다구.
마코토 = 정말...?
유이치 = 으응. 이번달은 이제, 쓸 예정도 없으니까.
뭐든지 선물해줄께.
마코토 = 와아, 그럼, 가지고싶은 것은 아무거나 말해도 되는거지?~♪
유이치 = 아, 으응...
나는 바지주머니에 들어있던 지갑속을 뒷짐을지고 더듬다.
유이치 = (으~음...너무 경솔하게 이야기했는데...)
(이녀석이라면, 사양않고
비싼 것을 말할게 틀림없다구...)
조금(이라고 하지만, 상당히) 걱정이 되었다.
마코토 = 저기, 유이치~ㅅ
빠르게 뭔가를 찾았던 듯이, 마코토가 가까이있는 가게앞에서 나를 부른다.
유이치 = 뭔가, 있어?
마코토 = 응, 이거.
마코토가 가리킨것은, 악세사리를 진열한 선반이었다.
좁은 틀안에서 빛바랜듯한 머리핀들이랑 브로치가 수북히 담겨있다.
하나를 집어들어보아도 촌스럽게 만들어진 것들 뿐이었다.
유이치 = 뭐야, 이건...
그것은 당연히, 가게앞 간판으로 눈길을 옮기자, "뭐든 100엔"이라는
문자가
눈에 들어왔다.
보통 말하는 100엔샵(shop)이라는 거다.
마코토 = 이게 좋아.
마코토가 그 안에서 집어든 것은. 고무줄에 방울이 두개 장식된
것이었다.
머리끈인듯 했다.
그렇다해도, 그다지 후련하지않았다. 코흘리개라도 기뻐할 것 같지도않다.
유이치 = 이리와. 백화점에서, 좀더 좋은 머리끈을 사줄테니.
마코토 = 왓...왜? 이거, 안되는거야?
내가 팔을 잡아끌자, 마코토가 놀란듯이 소리를 지른다.
유이치 = 이런곳에서 무리해서 고르지마.
나에게서 선물받는
것은 기회가 많지않으니, 좀더 좋은 것을 골라.
마코토 = 괜찮아, 이걸로.
말하고서는, 그것을 손목에 차 보인다.
손을 흔들자, 딸랑딸랑하고 방울소리가 났다.
마코토 = 봐, 예쁘지?~♪
유이치 = 그러냐....?
빈곤해보일뿐이라고 생각했지만, 마코토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았다.
원래부터 마코토의 기운을 북돋워주기위해서 생각한것이었니, 몸에좋게
기분전환이 된 그것을 무리해서 포기하게할 이유는 없었다.
유이치 = 좀체로 알 수 없는 녀석이네, 너는. 정말로 이걸로 괜찮은거야?
마코토 = 응
유이치 = 그럼, 돈 내고올께.
마코토 = 응~♪
100엔짜리 물건같은건 전혀 선물한 느낌이 들지않았다.
하지만 마코토자신은 상당히 만족한 눈치로, 귓가에 손을 흔들면서
그 흔들리는 방울소리를 즐기고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한심하단듯이 있으면서도, 흐뭇해진다고 생각되었다.
나도 만족하기로 했다.
저녁식사후, 나는 마코토가 방에 돌아온것을 확인하고, 코트를
걸치고는,
나갈 준비를 한다.
목소리 = 어라, 무슨일이야?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있던중에, 말이걸려왔다.
뒤돌아보자, 나유키였다.
유이치 = 뭐야, 너였냐?
나유키 = 나가는거야?
유이치 = 조깅이라도 하고올까 하고.
나유키 = 무슨일이야, 갑자기.
유이치 = 최근 허리둘레가 신경씌여서말이지. 같이 가는건 어때?
나유키 = 난, 신경쓰이지 않는걸.
유이치 = 그래. 그럼, 혼자서 쓸쓸하게 가볼까.
나유키 = 그애는? 같이 데려가준다면?
유이치 = 그녀석은 데리고가면 굴러넘어지기만해서 방해가돼.
나유키 = 그렇게 어린애는 아닐테고...
유이치 = 그랬지...
아이가 아니었지,
그녀석은...
일어서서, 문을 열었다. 스윽하고 찬바람이 불어들어온다.
유이치 = 한시간도 안걸려서 돌아테니까.
나유키 = 응. 목욕물 데워둘께.
유이치 = 고마워.
후드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현관을 나섰다.
가는 장소는 그 언덕이다.
찾아본다면, 무언가가 발견될지도 모른다.
마코토의 몸에서 일어나는 '무언가'의 진행을 멈출 수 있는 실마리.
혹은 마코토가 계속 인간으로 있을 수 있는...
유이치 = ............
나는 자신을 비겁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 일 밖에는 생각하지않았다.
다가오는 슬픔을 회피하려고 밖에 하지않았을 뿐이었다.
지금의 마코토와 계속 같이있고 싶을 뿐이었다.
밤중의 언덕에 온 것은 두번째였다.
거리의 불빛도 닿지않는 그 장소는,
모든 것을 암흑으로 만들어, 그 전체로 불완전한 세계의 모습을 이루고 있었다.
갑자기 자신이 서있는 발밑이 요동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멀리 내려다보이는 길거리의 불빛만이, 그것을 안정시켜주었다.
하지만, 대체 이 장소에서 무엇을 찾으면 되는걸까.
무엇을 발견하면, 마코토를 구할수 있는 걸까.
전혀 짐작도 가지않는다.
단지 마코토와 나와의 유일한 접접인 장소였기에, 앞뒤가리지않고
찾아와버린것
뿐이었다. 평소대로였으면, 아무런 생각이없던것이지만, 가만히있자고하는 쪽이
무리한 이야기였다. 시간의 한도가 있으므로, 그 안에 최선의 노력을 해본다.
나는 목표도 없이, 언덕을 방황하기 시작했다.
짙은 그림자에 남은 눈을 사박사박밟으며, 스며드는 눈녹은 물에
발을 적시면서
걷는다. 유달리 눈에 띄는것하나 찾을 수 없었다.
있는것은 자갈과 나뭇가지, 낙엽들이 전부였다.
살아있는 것이라고는, 발견할 수 없다.
뒤돌아보아도, 움직이는 것은 자신의 그림자밖에는 없었다.
들어갈 수 없을듯한 덤불을 빠져나와서, 빙글하고 한바퀴를 돌아본
나는,
하얀 입김을 토해내며 마냥 서있을뿐이었다.
이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것이 결론이었다.
유이치 = ..........
나는 멍하니 서있었다.
이 이상 이곳에 있으면서, 무엇을 하면 좋은걸까.
알 수 없었다.
딸랑.
등뒤에서 소리가 났다.
그곳에는 마코토가 서있었다.
유이치 = 마코토...
따라왔던걸까. 눈치채지못했었다.
마코토 = 저기, 마코토는...
유이치 = 바보야, 기억하지마!
나는 뛰어가서, 그 작은 몸을 끌어안는다.
유이치 = 추웠지.
조깅은 끝이야. 돌아가자.
마코토 = 응...돌아가.
서둘러 마코토를 데리고가자. 그렇지않아도, 이 기온은 몸에 해롭다.
집에 돌아오자, 나와 마코토는 나유키가 데워두었던 목욕탕에
들어간다.
나왔을쯤엔, 아키코상이 식탁으로 불러주었다.
아키코 = 밖은 추웠겠죠?
외출했던 이유도 묻지않고, 물을 데우기 시작한다.
아키코 = 감기걸리지않게, 좋은걸 줄께요.
유이치 = 죄송해요.
정말 몸둘바를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아키코 = 괜찮아요.
그리고 찻잔에 부어진것은, 희멀겋고 이상한 마실것이었다.
아키코 = 뜨거우니까 주의해요~
마코토 = 뭘까 이건...
마코토가 킁킁하고 코를 대고서 냄새를 맡고있었다.
아키코 = 생강차에요.
마코토 = 생강...?
아키코 = 따뜻해질거에요.
그것은 달고, 매운듯하게 변하는 맛이었다.
마코토가 싫어하는 듯한 맛이었지만, 아무소리없이, 열심히 마시고있었다.
생강냄새가 왠지 아주 그립게 느껴져서, 나도 시간을 두면서 느긋하게 맛보았다.
따로 할일도 없었고, 졸릴때까지 그렇게하고있으면 괜찮을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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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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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치 = 일어나, 마코토
나는 마코토의 귓가에 속삭인다.
이젠 어제같이 나유키에게 발견되어버릴뻔하며, 식은땀을 흘리는 일은 피하고싶었다.
마코토 = 아으....
게슴츠레하게 눈을 뜨고는, 내 얼굴을 본다.
마코토 = ....안녕...
유이치 = 으응, 잘잤어?
천천히 움직이며, 상체를 일으킨다.
마코토 = ...어라, 삐로는?
유이치 = 삐로? 네가 밟고있잖아?
마코토 = 아으~~ㅅ...;
휙휙하고 목을 돌리며, 자기 근처에 삐로가 없는가를 찾는다.
마코토 = 삐로~
파다닥~
마코토 = 아으....무거워...
마코토의 머리위에 삐로가 달려오른다.
왠일로 우리들보다도 빨리일어나서, 책장위에 숨어있던듯 했다.
마코토 = 그럼, 돌아갈께.
삐로를 머리위에 태운채로, 마코토는 이불에서 빠져나가서, 방을 나갔다.
마코토 = 하아~~ㅅ, 오늘도 춥네...
유이치 = 그렇네...
하지만, 이제 조금만
참으면 돼. 이제 조금있으면 따뜻해질거야.
마코토 = 다행이야. 추운것은...이젠 싫어.
유이치 = 마코토는 추운것은 견디기 힘든가봐?
마코토 = 응, 따뜻한게 좋아.
봄이 와서...계속
봄이었으면 좋을텐데...
유이치 = 그래? 마코토는 봄이 좋아?
마코토 = 응. 계속 봄이라면, 계속 건강할 수 있을텐데...
나는 그 말에, 소원을 빌었다.
봄이 되면 마코토는 건강해진다.
그렇게 되면, 반드시 모든것이 좋은 방향으로 가기시작한다.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이대로 봄이 찾아와주면 좋겠다
이 이상, 아무것도 나쁜일이 일어나지않고, 봄이 와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또 마코토의 장난이 시작되어, 나는 곤란해지겠지.
질릴정도로, 시끄러운 날들이 찾아올것이다.
유이치 = 조금만 더 참으면...
............
.......
....
방과후
언제나처럼 있어야할, 마코토의 모습이 보이지않았다.
유이치 = (오늘은 먼저 돌아간걸까...)
조금 기다리보기로한다.
늦게온 마코토가, 아직 내가 학교안에 남아있는줄 믿고서 계속기다리게되면
불쌍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많은학생들이, 그룹을 지어서 하교해간다.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고있었다.
.........
......
...
한동안 시간이 흐르고, 눈앞에는 하교하는 학생들도 뜸해졌다.
오늘은 바람이 살을 에는듯이 차갑다. 교복을 통해서, 그 냉기가 등까지 전해졌다.
이 바람에 내몰려져서, 그녀석도 먼저 집에 돌아간 것이겠지.
그렇게 생각하고는, 나는 혼자서 걷기 시작했다.
유이치 = ............
집에 돌아가있다고 하면, 선물로 고기만두를 사가지고 가는 쪽이
좋을까.
그러면 오늘은 자기가 사서, 가지고 돌아간 것일까.
뭐, 그래서 남아버린다면, 아키코상이랑 나유키에게도 나눠주면 된다.
많아서 곤란할것도 없겠지.
사가지고 돌아가기로했다.
< 중 략 >
상점가에 들려서 왔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도착한 시간은 평소보다
빨랐다.
얼마나 마코토가 같이 있는 것에 의해서, 쓸데없이 시간을 소비하며 지내버리고
있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빨랑빨랑 혼자 돌아가주면,이렇게도 유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지는거다.
진급해서 수험생이 되어버리면 시간같은 것은 그 대부분이 공부에 씌여지게된다.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이 시기뿐인지도 모르겠다.
그것을 생각하자, 정말 괴로운 것이라 생각되어진다.
유이치 = (하지만, 이렇게 빨리 돌아올 수 있게된들,
하는 일은
그다지 변하지않겠지만말이지...)
결국 남은시간조차도 쓸데없이 허비해버리겠지. 그것이 학생이란 거다.
유이치 = ..........
현관에 들어와서, 바로 눈치챘다.
마코토는 없다.
신발이 없었던 것이다.
유이치 = (아직, 돌아오지 않았던건가...)
잠시 그 장소에서 가만히 생각해본다.
유이치 = (............)
(...서로 엇갈려서,
아직 교문에서 기다리고있는지도 모르겠는걸.)
거기서 생각이 정해지자, 망설임없이 현관을 뒤로하고 다시 차가운
바람속에
몸을 내던진다.
...........
.......
...
유이치 = ...........
한산해진 교문앞에는 누구의 모습도 없었다.
다만, 상실감만이 강하게 느껴지고, 나는 초조감같은 것을 느낀다.
별별 가능성이 수없이 생각되어졌다.
혼자서 어딘가에 놀러갔을지도 모르고, 장난이라도 하려고 숨어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태를 파악하지못하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쁜 예감이 들었다.
안심하려고 노력하려는 마음따위는 겉모습 뿐이었다.
유이치 = (...마코토!)
나는 뛰어가고 있었다.
마음닿는 장소는 그 곳뿐이었다.
어젯밤도 갔었던, 그 장소.
진창이 된 길에 발을 빠뜨리지않게 신경쓰면서, 나는 완만한 경사를 올라간다.
반드시, 평소처럼 마코토는 이 부근에 넘어져서,
옷을 진흙투성이로 만들고있을 터였다.
그리고 또, 이 앞에 펼쳐진 장소에 혼자 앉아서는, 먼곳을 바라보고있을 터였다.
유이치 = (귀찮게 하는 녀석이야...)
이번은 어떤 말을 해줄까, 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유이치 = .............
아무도 없었다.
유이치 = 야, 마코토~!!
마코토~ㅅ!! 마코토~~ㅅ!!
두번, 세번 계속해서 마코토의 이름을 불러보지만, 대답도 없다.
헛된 일이라는 것은 알고있었다.
시각으로서 납득되어지지 않는 것 만은 아니다.
감각으로서, 그 장소에는 사람의 기척은 없었다.
그것과는 대조적으로 무기질의 어둠만이, 그 존재를 똑똑히 밝히고있다.
그것은 두려워질 정도로, 사람을 다가가지못하게하고있었다.
석유로 덮여진 바다에라도 뛰어들듯이해서, 어둠속으로 밀고들어갔다.
피부에 상처를 입으면서 덤불의 한가운데를 뚫고 나갔다.
유이치 = 마코토~!!
없어져버린 사람의 이름을 계속 불러댔다.
그리고, 모든것이 헛수고로 끝났을때, 나는 차가워진 몸을 지면에
펼치며,
이것은 결말임을 깨닫는다.
마코토는 사라졌다. 라고.
아마노는 말했었다.
...그 기적은, 한순간의 반짝임이에요.
...그 아이가 자신의 생명을 바꾸어서 손에 넣은 얼마안되는 불빛이에요.
...기적은, 그 빛이 꺼졌다.
아마노라면, 마지막에 그렇게 말했을까
나는 그 장소에서 고개를 숙이고, 그리고 마코토의 경우를 생각하며 후회했다.
이것은 하느님이 그녀석에게 들려준 이야기였겠지.
마지막 소원을, 이런형태로 이루어줬던 거겠지.
그렇다면, 나는 그것에 알맞을만한 보답을 전해주었던 것일까.
그녀석의 소원은 성취되었던 것일까.
아니, 좀더 할수있는 일이 있었을 터이다.
좀더 여러가지일을 해주고싶었다.
나는 몸이 차가워져서, 아파져가는 것을 그 보답이라는듯 감수했다.
의지할 곳을 잃은 의식을, 한없이 연결을 끊고, 아픔을 느끼고있었다.
............
........
.....
나유키 = 어떻게 된거야?
내얼굴은 그렇게도 변해버렸던 걸까.
돌아왔던 내 얼굴을 보고, 나유키가 놀란 소리를 하고있었다.
나유키 = 엄청 차가워...
나유키는 내 손을 잡고서, 쥐고있었다.
유이치 = 아무것도 아냐.
나유키 = 아무것도 아닐리가 없어, 이러구선...
확실히. 아무것도 아닐리가 없다.
두사람이서 집을 나가서, 돌아온것은 한사람이었으니까.
나유키 = 그애는?
그래. 아직 나유키는 그녀석을 '그애'라고 부른다.
네가 좀더 친근하게 불러주었으면 좋았을거야, 라고 나는 마음속으로
증오의 말을 내뱉았다.
유이치 = 사라졌어.
아무것도 생각하지않고, 그렇게 말했다.
그것은 들으라는듯한 것이었다.
나는 단지 누구에게 조금이라도 책임을 지워서,
미워할 사람들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지않는다면, 거의 나 혼자서 책임을 떠맡게되어서,
정신이 어떻게 되어버릴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나유키도 미웠고, 아키코상도 미웠고, 그리고 결국 내가 제일 미워서...
그래도, 그렇게하고싶었다.
아키코 = 또?
하지만, 오늘은 추울텐데
걱정인걸...
뒤에서 듣고있었겠지. 아키코상도 어느새 대화에 끼어들었다.
마코토는 이제 돌아오지않는다.
그것을 알고있는 것은 나뿐이었다.
마코토의 방...
아무렇게나 산만하게 방치되어있는 채다.
하지만, 만화정도밖에 없는 것이, 그녀석 답다.
그리고, 그곳에는 어울리지않을 물건을 나는 발견했다.
나무젓가락이다.
그것이 몇개나, 만화책 사이에 섞여서 흩어져있었다.
거의 전부가 중간이 잘려져있는 것이었다.
그것이 무엇을 가리키는가를 아는것만으로,
나는 견디지못하고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쭉, 혼자서 젓가락을 잡는 연습을 하고있었던거다, 그녀석은.
이빨을 닦을때와 같이, 성질이 나서, 젓가락을 부러뜨리고, 도중에
내던지고...
하지만 열심히, 처음부터 시작해서, 그것을 반복하고...
필사적으로, 사람이 아니게되어가는 것에 저항하고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런것으로는 어떻게도 되지않을 듯한 일이었다.
그녀석의 노력같은 것은, 누구에게도 전해지지않았다.
그런 그녀석의 모습을 알고있는 것은, 지금 이곳에 있는 나 뿐이었다.
유이치 = ..........
그 장소를 정리할 생각도 않고, 단지 천천히 문을 닫았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사이에, 그 방이 비워져있기를 바랄 뿐이었다.
처음부터 아무도 없었던것 처럼.
한밤중에, 탕, 하고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집안을 울렸다.
모두가 일어나서, 현관에 모인다.
그곳에 서있는 사람은, 마코토였다.
유이치 = 마코토....
마코토 = ............
얼굴을 새빨갛게 홍조를 띄우고, 싸늘해진 몸을 나에게 내맡겼다.
유이치 = 너....엄청 걱정했다구.
마코토 = ...........
삐로가 없어졌어...
유이치 = 삐로가...?
마코토 = 계속 찾았는데도...찾을 수 없었어...
유이치 = 그랬어?. 알았어.
뒤는 나한테 맏기고,
너는 천천히 쉬어, 알았지?
마코토 = 응....
그것뿐인 대화를 마치자, 마코토는 눈을 감고, 모든 체중을 나에게 실었다.
아키코 = 열이 대단해요..
그 이마에 손을 댄 아키코상이, 나직히 말했다.
.............
계속 나는 마코토의 곁에있었다.
따뜻해진 방에서, 몇번이나 젖은 타올을 바꾸며, 마코토의 이마를
계속 식혔다.
가끔씩 얕은 꿈에서 깨는걸까, 게슴츠레하게 눈을뜨고 내 얼굴을 봤다.
그때, 내 이름을 불러서, 나도 그것에 몇번이고 대답했다.
유이치 = 나는 여기있어, 마코토.
...라고.
그렇게 하면 다시 안심했다는 듯이, 잠들어간다.
째깍...째깍....째각...
묘하게도 시계바늘소리만이 시끄럽게 들려왔다.
누군가가 소리를 크게해놓은걸까, 하고 생각했다.
시계바늘소리의 음량조절같은게 되던가, 잘기억나지않는다.
아침은 멀고, 언제까지라도 계속될것같은 밤이었다.
하지만 사고(思考)조차도 끝없는 늪속에 빠져있어서,
그것을 길다던가, 지루하다고 생각되지않았다.
가구와 똑같다. 뭔가 등뒤의 책장이 갑자기 말를 걸어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시계바늘소리가 조금씩조금씩 작아지고있었다.
째깍....째깍....째깍....
하고 생각하면, 또 커져버렸다.
정말, 시끄러웠다.
지금, 이방에서 나가면,
그곳은 본적도 없는 이질적인공간이 펼쳐질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 내가 있을 곳은 이곳뿐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지금...
딸랑, 하고 소리가 났다.
마코토가 손을 나를 향해서 뻗고있었다.
나는 그것을 양손으로 꽈악 쥐어주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