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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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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나가던 중,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있자, 어제와 같이 마코토가 계단을 내려왔다.
같이 갈거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유이치 = 너, 어제는 의젓하게 있었구나.
마코토 = 에? 아, 응
유이치 = 몸 상태라도 나빴던 거야?
마코토 = ...모르겠어.
용서할 수
없는 기분은 여전하지만, 뭐라고할까...
할 생각이
없어졌어...
유이치 = 그걸 '질렸다'라고 하는거야.
마코토 = 그런게 아니야, 아마도...
하지만, 왜그런 걸까.
유이치 = 그것도 기억이 없어진것과, 뭔가 관계가 있는 걸까.
마코토 = 응...있을지도몰라. 생각난다면, 전부 이유를 알게될지도...
유이치 = 그러면 빨리 기억해내서 전부 네가 잘못 생각하고있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
마코토 = 이건 절대 잘못생각하고있는게 아니야.
유이치 = 어디서 그런 확신이 오는거야.
일단 조용히 잘수있게
된다면, 기쁘겠지만.
마코토 = 응, 괜찮다고 생각해.
유이치 = 장난같은 것만 없어진다면, 너도 귀여운데 말이지.
마코토 = 에...?
...정말?
유이치 = 그래. 다음엔, 입이 험하니까, 조심해하고...
그렇게, 조금더 태도에
신경쓰면 좋겠지.
다음은, 복장을 더
예쁘게하고, 얼굴을 조금 매만져주면...일까.
마코토 = 거의 전부잖아!!
유이치 = 으~음, 확실히 그렇군. 뼈와 장기정도밖엔 남아있지 않겠는걸.
마코토 = 그거, 어떻게보면, 귀엽지않아라고 하는것하고 똑같잖아...
유이치 = 아니, 뭐, 소질은 있으니까말야.
그렇게 흥분해서
말하지말라구.
사과의 뜻으로 이제부터는
마코삐~라고 불러줄께.
마코토 = 더 화나게하고있어~!
유이치 = 그래? 그거 유감인데.
한동안 말없이 걷던 끝에, 앞서 걷고있던 마코토가 뒤돌았다.
마코토 = 근데, 몇시정도에 학교 끝나?
유이치 = 오늘은 행사준비가 있어서, 확실히 수업은 오전중까지였을껄,
럭키~♬
마코토 = 그렇구나....
유이치 = 왜그러는데?
마코토 = 물어본 것 뿐이야.
유이치 = 너, 아르바이트는 몇시에 끝나는거야?
마코토 = 몇시인지 정해져있지 않은데...
유이치 = 편하구나~. 잘하고있는거야?
마코토 = 으....응.
유이치 = 그래. 열심히 하라구.
마코토 = ...응.
마지막 골목을 돌면서, 나와 마코토는 헤어졌다.
............
........
....
오전중의 수업이 끝나자, 하교하고있는 클래스메이트들을 흘겨보며
나는 대걸레를 들고서 복도에 서있었다.
남학생 = 팍~ 끝내버리자구.
같은 청소당번인 학생이, 내 옆을 뛰어지나갔다.
오후부터 어딘가에 가볼까하고 들떠있었는데 이꼴이다.
기운이 쑥 빠져버린 기분이었다.
나도 느릿느릿 손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했지만, 문든 창밖에서 교문을 내려다보자, 나는 다시 손을 멈춰버렸다.
멀리서도 알수있었다. 눈에익은 복장의 소녀가 그곳에 서 있었다.
유이치 = (마코토...)
(뭐하고있는 거야,
저녀석...?)
두리번두리번 하교하고있는 학생들의 얼굴을 확인하고있는 눈치였다.
유이치 = (나를 기다리고있는건가....)
돌아가는길에 무언가 사달라고하려는 속셈이었을까.
그렇다하더라도, 오늘은 바람이 강한듯 했다. 교정에서 모래먼지가 일고있었다.
유이치 = 쳇, 추울텐데....
여학생 = ...........
같이 맞은편에, 그런 마코토를 바라보고있던 여학생이 있었다.
내 중얼림이 들렸던 것일까, 그녀는 돌아보고선 말을걸었다.
여학생 = 그쪽분이...아는 사람...인가요?
아는 얼굴은 아니었다.
그도 그럴것이, 하급생이었다.
유이치 = 누구?
실수하지않도록, 한번 물어본다.
여학생 = 저...교문에 기다리고있는 아이요...
유이치 = 으응, 그래. 아는 사람이야.
여학생 = ...........
....저아이는, 그쪽분을
기다리고있는 건가요?
유이치 = 그런것 같은데. 달리 이 학교에 아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물론, 나유키라고하는 또 한명의 아는 사람이 있기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 사이가 좋은 상태도아니고,
지금상황에서는 나를 기다리고있는 것 이외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여학생 = 그래요...
....좋은아이 같네요.
그 소녀가 희미하게 웃었다.
상당히 무표정한듯한 아이였던듯해서, 그 작은 미소가 있었어도, 그것은
소녀를 당돌하게 보이게했다.
유이치 = 으응. 좋은애야. 서투르지만말이지.
나도 그렇게 대답하고는, 웃었다. 마코토의 서투름을 떠올리자,
정말 웃음이 나왔기때문이다.
여학생 = ..............
하급생 여자아이가 말없이 복도안쪽으로 걸어간다.
계단에 다다르자, 그대로 계단아래로 사라져갔다.
작별인사도 하지않았기에, 돌아오는걸까 하고도 생각해서 잠시 기다렸지만,
결국 그뿐이었고 모습을 보이는 일은 없었다.
나쁜아이는 아닌듯 보였지만, 타인과는 다른 분위기를 가진 이상한
아이였다.
이름 정도는 알려주면 좋았을텐데, 하고 아쉽게 생각한다.
조금, 생각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 그건 나중에 다시 만났을때가 좋겠지.
같은 학교에 매일 다니고있으니까, 오늘로 마지막일리도 없다.
재빠르게 청소를 끝내고, 나는 교실로 돌아왔다.
가방을 가지고 교문까지 나오자, 그곳에 창문으로 내려다봤던때와
같은 모습으로
마코토가 서있었다.
유이치 = 뭐하고있는 거야, 너.
마코토 = 뭐하긴...당연히 기다리고있었지.
유이치 = 나를 말야?
마코토 = 달리 아는 사람도 없는걸.
유이치 = 으~음...
그러면 친구를 만들러
갈까.
마코토 = 와앗~;
손을 잡아끌며 돌아가려고하자, 마코토가 비명을 지르면서 저항한다.
유이치 = 알았어? 너에게 필요한것은 친구야. 힘내라구.
마코토 = 그런....;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구;
유이치 = 괜찮으니까, 가봣~
팍~!
나는 마코토의 등을 밀어서, 교문을 빠져나가는 여학생들과 만나게한다.
마코토 = 와앗...;
여학생 = 뭐에요...?
갑자기 사복차림의 여자아이의 등장으로 여학생 3인조가 이상하다는
듯이
말을 걸었다.
그렇지만, 상대가 연하라고 알아차리자, 표정을 곧 누그러뜨린다.
마코토 = 에....저...
여학생 = 응.
마코토 = 친구...
여학생 = 친구?
마코토 = 응...
여학생 = 친구가 되고싶어?
마코토 = .........
고개를 끄덕이면 되는것을, 마코토는 고개를 숙인채로, 굳어있었다.
마코토 = 아으읏...;
그리고 참는것의 한계에 도달했는지,언제의 신음소리를 낸 뒤에,
등을 보이면서 달려가버렸다.
유이치 = (정말, 저녀석은...)
멍해있는 여학생들의 앞을 가로질러서, 나도 그 뒤를 서둘러 쫓았다.
유이치 = 어~이, 마코토~!
교문이 보이지않게 될 쯤에서 겨우 마코토에 따라붙었다.
마코토 = 우~ㅅ...;
유이치 = 그래, 경계하지마. 나 혼자니까.
양팔을 벌려보이자, 마코토는 안심하고 어깨에서 힘을 뺐다.
마코토 = 아으...
유이치 = 자, 고기만두 사줄테니까, 따라와.
마코토 = 응.
역시 갑자기 모르는 아이와 만나게하려한 것은 힘들었던 듯 하다.
마코토를 상처입히기만하는 내 생각의 얕음을 드러낸것 뿐이었다.
사죄의 의미와, 기분전환을 겸해서, 상점가에서 마코토에게 고기만두를 사준다.
그것을 둘이서 먹으면서, 천천히 집에 돌아온다.
유이치 = 아, 눈...
마코토가 하늘을 올려다보고있었다.
그 눈앞에 나풀나풀 떨어지는 하얀 결정
이녀석에게도, 행복을 가져다준다면 좋을텐데...
기억이 돌아오지않는다..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마코토의 경우를
나는 가엽게 생각했다.
만났을때는, 기억상실이다라고 말하는것도 나는 의심하고있었다.
하지만, 저번같은 이녀석나름대로의 고생을 보고있으면,
그런 의심도 떠오르지 않게되었다.
마코토 = 차가워.
부들부들하고 개처럼 얼굴을 털면서, 그것을 털어낸다.
그것이 일부러 운반해온 행복을 털어버리는 것 같아서, 보고있기가 어쩐지 불안했다.
유이치 = 너는, 대체 누구인걸까.
마코토 = 마코토는 마코토야.
유이치 = 하지만, 그 이름이 맞는지 어떤지 모르잖아.
마코토 = 으음....하지만, 그 이름만은 기억해 냈어.
내가 그렇게 불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유이치 = 그렇지. 사와타리 마코토말야...너에게는 과분할정도의 이름이야.
마코토 = 안그래, 마코토답고, 좋은 이름이야.
유이치 = 아니뭐, 너였다면, 그렇겠지...
나는 농담을 하려고하다가 그만두었다.
혹시 진짜 마코토가 마코토란 이름이 아니었다면, 그것을 안 시점에서
남남처럼 되어버릴 것 같아서 두려워졌다.
마코토 = 마코토였다면, 뭐가어떤데?
유이치 = 아니, 너는 역시 마코토야.
마코토 = 그래서, 말한거잖아...
유이치 = 자, 고기만두 빨리 먹어버려. 말하느라 정신팔려서 떨어뜨린다구.
마코토 = 아.
마지막 한입을 물더니, 손가락을 할짝할짝 핥고는 그것을 웃옷소매에 닦았다.
유이치 = 다녀왔습니다~.
나유키 = 아, 어서와.
현관을 오르자, 나유키가 부엌에서 나오던 참이었다.
마코토 = 점심은 뭐야?
재빠르게 마코토가 묻는다.
나유키 = 오므라이스.
마코토 = 와~~아, 오므라이스~!♪
양팔을 올리면서 만세를 한다.
유이치 = 너, 손닦고와. 양치질도 하고.
마코토 = 응~♬
순순히 끄덕이고는, 쿵쾅쿵쾅 복도를 뛰어갔다.
나유키 = 정말, 이젠 가족의 한사람이네.
그 모습이 골목저쪽으로 사라지자, 나유키가 입을 열었다.
유이치 = 그렇네. 어떻게 마음이 변했는지, 최근에는 말도
잘듣고말야.
좋은 느낌인걸.
나유키 = 하아..유이치는 태평스럽네.
유이치 = 뭐야, 갑자기.
나유키 = 유이치는 모르겠지만, 어머니, 여러가지고 분주하셨다구.
유이치 = 무슨 이야기야?
나유키 = 봐, 아~무것도 모르잖아.
유이치 = 미안하네. 그래서 어떤건데?
나는 말을 재촉했다.
나유키 = 저애 말야,저 애의 부모님을 계속 찾고있어.
유이치 = 에...? 마코토의?
나유키 = 응. 경찰도, 만나보았고.
하지만 찾지못했대.
수소문도 해봤던것 같아.
원래부터 그런 가정의 아이인지도
모르겠어...
나유키가 눈을 내리뜨고는 무거운 한숨을 쉰다.
나유키 = 하지만 말야.
확 하고 내 얼굴을 바라본다.
나유키 = 만약 찾더라도, 어머니는 말야, 저애가 기억이
돌아오지않는 동안은
이곳에 있게할 생각이시래.
그렇게 말씀하셨어.
그래서 나도 유이치와 이야기하고싶었어.
유이치 = 그랬구나....
나만 바보였던것이었다. 그것을 통감한다.
아키코상은, 눈앞에 있는 나유키의 부모다.
그 나유키가 실종되거나 하게되면, 반드시 온종일 그 일로 가슴아파하게 되겠지.
유이치 = 감사의 말을 해야겠는걸...
마코토 = 오므라이스~~♬
꺾어진 곳에서 갑자기 마코토가 나타나서는, 그대로 주방에 분주히 뛰어간다.
유이치 = .............;
그래서, 뭐였지?
나유키 = 유이치도, 저애에게 가족이 있다는것을 잊지마, 라고 말하고싶었어.
유이치 = 으응, 알았어.
점심식사를 마친후, 한동안 내 방에서 편히 지낸다.
이렇다할 용무는 없었지만, 태만하게 시간을 소비하는 것도 내키지않아서,
외출하기로 한다.
어렵사리 몸을 일으키려는데, 방문이 열렸다.
자기 목적밖에 보이지않는 이 난입자는, 마코토이외에는 생각할 수 없다.
마코토 = 유이치, 유이치~
생각했던대로, 그 목소리였다.
유이치 = 노크하라고 말했잖아!
그쪽을 보고 주의를 주지만, 내일은 잊어버리겠지.
어제도, 주의를 줬을터였다.
마코토 = 응? 만화책 보자, 만화책.
양손에는 만화책을 산처럼 안고있었다.
유이치 = 사람을 꼬시려는 거냐, 그게?
마코토 = 에? 왜?
유이치 = 둘이서 묵묵히 읽고있는게, 뭐가 즐거워?
마코토 = 여기, 재미있어~♪라고 말하면서 읽는거야. 즐겁다구~♪
유이치 = 너는 그게 재미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즐거울것
같지않아.
미안하지만, 혼자서
읽어줘.
마코토 = 아우우...그래...;
응, 알았어...
고분고분하게 끄덕이고는, 발꿈치를 돌려서, 방을 나간다.
유이치 = ............
변함없이 의미불명인 행동을 하는 녀석이다.
신경쓰지않고 나갈준비를 하고 방을 나왔다.
그러자, 마코토도 방을 막 나왔던 참이라,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서둘러 다가온다.
이번에는 뭘까.
마코토 = 종이비행기 만들어서 날리자~
유이치 = 종이비행기?
마코토 = 응, 종이비행기. 지금 혼자서 해봤는데, 잘 안날아...
유이치 = 알리가 있냐, 그런것.
마코토 = 같이 안만들거야?
유이치 = 안만들어.
마코토 = 아으....그래...
알았어...
등을 돌리고, 타박타박 자기방으로 돌아간다.
유이치 = .............
어떻게든 마코토는 내 주의를 끌고싶어하는 것 같았다.
나가려던 참이었지만, 그 필사적인 모습이 우스워져서, 나는 방으로 돌아가기로한다.
그 뒤에도, 마코토는 끊임없이 내 방에 들려서는, 이런저런 놀이를 제안했다.
실제로 내 흥미를 끈것은 아무 것도 없다.
딱잘라 거절하버리곤, 다음 방문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을 먹으면서 생각해보면, 대체 나는 무엇을 하고있었던거지? 하고
후회스런 하루였다.
..........
......
...
그날밤은 이불속에 들어가도, 어지간히 잠이 안오고, 뒤척이기만 할 뿐이었다.
...유이치도, 저애에게 가족이 있다는것을 잊지마, 라고 말하고싶었어.
낮에 들었던 나유키의 말에 죄책감이 들어서, 계속 내 머릿속에
들러붙어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유이치 = 사와타리 마코토...
나는 그 이름을 불러본다.
유이치 = ............
졸고있던듯한 의식이 그것을 거든것일까.
꿈속에 있는 듯이 막연하게, 무언가의 근거도 없이 오래된 기억속에 시점을
두고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확실히 있었다. 그 이름이.
그것은....소학생 시절이었을까...
사와타리 마코토...
소리의 울림만 기억하고있다.
그것은 희미하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 같은,
그리고 아픈 것 같은 기묘한 색채에 물들어있었다.
내가 당시 짝사랑하던 여성의 이름이었다.
그것이 지금의 그녀...마코토인걸까...?
...아니야, 이상해.
그녀는 세살이나, 네살정도 차이가 나는, 상급생이었을 터였다.
지금의 마코토가 그녀라고는 전혀 생각되지않는다.
마코토는 어떻게 보더라도, 그 반대로, 나보다 몇살 연하일게 틀림없다.
그게 아니라면, 당시 그녀를 아는 인물일까....
유이치 = ..........
내 머릿속은 확실한 각성에 가까와져있었다.
마코토와 나를 연결하는 접점을 발견한 것에, 흥분을 느끼고있었다.
'사와타리 마코토', 라는 여성...
설마, 마코토는 그 '사와타리 마코토'의 친구였던 건 아닐까.
그녀에게서 내 이야기를 듣고서와서,
그것을 자신의 기억으로 가지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다중인격은 그렇게 경위로 형성되는 경우가 있다고 들은적이 있다.
...잠깐, 그것도 이상하다.
당시의 '사와타리 마코토'와는 나는 한마디도 말을 붙여본 적이 없다.
그냥 높은 언덕의 꽃같이, 나는 멀리서, 보고있을 뿐이었다.
게다가,그녀를 짝사랑하고있다는 사실조차도, 나는 누구하나에게도
밝힌적이
없었을 터였다.
그것을 제3자인 지금의 마코토가, 나와의 접점으로써 기억의 바닥에서
끄집어낸 것으로는 이상하다.
...........
그것을 아는것이 가능한 자....
그 시절 내 방에 있던 자라고 한다면...그것은...
고양이 = '냐옹~'
유이치 = 뜨아아아아아아~~ㅅ!!
당돌하게 얼굴에 무거운 돌같은 것이 타있는 감촉을 느끼고, 나는 벌떡일어난다.
불을 키자, 내 침대에서 몸을 둥글게말고 자는 삐로의 모습이 있었다.
마코토 = 저, 유이치~~.
이어서 마코토가 노크없이 문에서 얼굴을 내민다.
마코토 = 삐로, 오지않았어?
유이치 = 마음대로 와있다구.
마코토 = 아, 있다아~
막힘없이 들어와서는, 침대곁에 풀썩하고 앉는다.
마코토 = 멋대로 이런곳에서 자고있네~
유이치 = 네 선불아니었어?
마코토 = 뭐야 그게?
유이치 = 또 장난에 쓰려고한게 아닌가,하고 묻는거야.
마코토 = 그게아니야. 갑자기 없어져버렸다구.
유이치 = 너, 또 싫어할거 같은 짓 한거지?
마코토 = 싫어하는 짓 같은것 안했어.
따뜻해서, 옷속에
넣고서 자려고했어.
유이치 = 너, 아직도 모르고있구나...
마코토 = 왜? 삐로도 추운듯했고, 서로 따뜻하다고 생각해서...
유이치 = 알았어알았어. 따뜻하겠지만, 그런 것을 너무 무리하게 강요하지마.
마코토 = 응...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자, 삐로, 돌아와.
쿡쿡하고, 마코토가 고양이의 볼을 찌른다.
유이치 = 이젠 깨우지마. 나는 괜찮으니까, 너도 이제 방에가서 자.
마코토 = 에? 그러면, 삐로는?
유이치 = 삐로는, 여기서 자게해주라구.
마코토 = 싫어. 마코토도 삐로하고 잘거야.
유이치 = 하루정도는, 봐주라구.
마코토 = 그러면, 마코토도 여기서 잘거야.
말하고는 내 곁으로 파고들어온다.
마코토 = 삐로, 잘자~.
유이치 = 이봐이봣. 혼자서 멋대로 말을 이어나가지 말앗.
마코토 = 쿠~....
유이치 = 너...정말 내 옆에서 잘 생각인거야...;
대답도없이, 마코토는 정말로 쌕쌕 자는소리를 내기시작했다.
유이치 = (하아..대신 내가 마코토의 방에서 잘까...)
이불속을 기어나가려고하자, 마코토의 손이 내 잠옷을 잡았다.
유이치 = 야, 마코토...
말을 걸다가 나는 말끝을 흐린다.
고양이를 자게해주라고 말하면서, 마코토를 깨운다는 것도 모순된 이야기였다.
유이치 = ............
뭐, 상대가 마코토라면 꺼림칙할것도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기로했다.
그리고 그대로 이불속으로 돌아왔다.
고양이를 가운데두고, 내 천(川)자로 자고있는 일가족같아서 어쩐지 우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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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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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토 = 아으, 고기만두우...
고양이 = 냐아아앗!!
귓가의 요란한 소리에 눈을 뜨자, 잠이덜깬 마코토가 고양이의 엉덩이를 물고있었다.
유이치 = 야, 마코토. 얼른 자기방으로 돌아가.
마코토 = ...아?
...응.
상황을 파악했는지 안했는지, 일단은 이불에서 나와서, 방을 나갔다.
그뒤를 삐로도 따라갔다.
저쪽이, 계속해서 자려하고있다고 생각하고있다면 착각하고있는지도
모른다.
마코토의 발의 움직임이, 그대로 서서자버릴듯한 정도로 못미더웠기때문이었다.
그날도, 나와 마코토는 같이 집을 나오게되었다.
마코토 = 하앗...춥네.
하얀입김을 토해내며, 마코토가 아무것도 가지지않은 손을 서로비볐다.
유이치 = 당연하지. 갑자기 땀이날 정도로 덥거나하는게 무서운걸.
마코토 = 일상회회야, 일상회화.
그렇게 무뚝뚝하게
대답하지말란말야.
확실히 그랬다.
여때까지, 평소의 임전태세였기때문일까,
순순히 대화를 이어가는 것을 조건반사가 막아버리고 있는 듯했다.
마코토도 고분고분해져있으니까, 그것은 적응하지않으면 안된다.
그것이야말로, 최근의 나는, 그런 관계를 구하며 분주히 움직였지않은가.
마코토 = 눈, 내릴거야, 아마도.
기분을 바꾼듯, 마코토가 하늘을 올려다 보고있었다.
유이치 = 으응. 눈말고는 내리지않겠지.
마코토 = 뭐야아...성게가 내린다면 무섭겠지, 라고 말하는 듯한 말투야.
유이치 = ...대단한걸, 너.
말하지않자고 생각했던것을, 정확히 맞추고있었다.
마코토 = 유이치의 생각 같은 것은, 단순해서 알 수 있어. 얕은 생각인걸.
유이치 = 그럴테지. 너와 살면, 나까지 바보가 되어가는 기분이 드니까 말이야.
마코토 = 그건, 마코토가 바보여서, 유이치가 그것에 맞춰지고있다는
의미로 들리는데...
유이치 = 아니, 두사람이 모이면, 같이 바보가 된다는거야.
마코토 = 아, 과연~♪
...이라고 납득해서
괜찮은걸까...;
유이치 = 뭐 어때? 바보같은 쪽이 편하니까.
게다가 지금은 귀중하다구.
바보로 있을수 있는 쉬는 시간이니까말야.
마코토 = 흐응....
그렇게 불려서 나쁜기분은 들지않겠지. 조금 뛰는 듯한 스텝을
밟으며,
마코토가 앞길을 서둘렀다. 나도 그 뒤를 쫓아서, 보폭을 넓혔다.
............
........
....
점심시간까지 수업이 길게 이어졌다.
나는 살 빵의 쟁탈전에 늦은것을 한탄하며, 수업이 끝났어도 여전히 느긋하게 있었다.
어중간할때 가게되면, 제일 혼잡한 시간에 도착해서, 인파에 휩쓸리기만 할 뿐이었다.
게다가 결국 시간을 소비하며 간 장소하고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변함없으니까,
얻는것은 아무것도 없다.
일부러 시간을 때우기위해서, 평소에는 등하교때밖에는 사용하지않는
계단으로,
1층으로 향한다.
그 도중에, 아는 얼굴과 지나친다.
교내에서 기가막히게 닮은 학생이 없다면, 어제 방과후, 복도에서 두세마디를
나누었던 여자임이 틀림없었다.
오늘도 외토리로, 친구는 없다.
나는 어제, 그 여자와 헤어지면서 생각했던 것이 있다.
그것은 이 아이라면, 마코토의 친구가 되어주지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어제의 행동에는, 마코토에 대해서 좋은 인상을 가지고있는 듯
했고,
이 아이도 친구가 있었으면하고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우연을 행운이라 생각하고, 나는 말을 걸어보았다.
유이치 = 여어.
여학생 = ....네.
그 아이가 멈춰서서 뒤돌아본다.
여학생 = 아...
그리고 내 얼굴을 보고, 안심한 듯이 경계를 푼다.
여학생 = 무슨일이지요?
유이치 = 으응, 조금 얘기할 시간이 있을까, 하고 생각해서.
여학생 = 지금...요?
유이치 = 으응, 지금이 좋아. 점심은?
여학생 = 먹었어요.
유이치 = 빠른걸...
여학생 = 소식(小食)이니까요..
소식이라고 먹는것이 빠른걸까. 그런것은 나로서는 잘 알수 없었다.
유이치 = 그러면, 으음....
나는 머릿속에서, 이제부터의 궁리를 한다.
유이치 = 어딘가....그렇지, 학생식당에서 이야기하지않을래?
난, 아직 점심 안먹었고...
여학생 = ...........
아뇨, 사람이 많은곳은
좀...
유이치 = 그래...그러면...
여학생 = 앞뜰이 어때요? 점심, 천천히 먹으면서 있기엔 좋으니까요.
유이치 = 앞뜰...? 춥잖아?
여학생 = 저는 상관없지만...
유이치 = 그래. 그러면 나도 상관없어.
여학생 = 네. 그렇게 하죠.
새삼스레 이렇게이야기하자, 네, 하고 하는 대답에 인상적인 여운이
떠도는 아이였다.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것을 언제나 상대에게 호소하고 있는 듯한.
더 차분하게 이야기한다면, 그밖에도 여러가지 좋은점들을 발견할수
있을것
같아서, 호감이 들었다.
유이치 = 그러면, 서둘러 빵이라도 사가지고올께. 그러니까 천천히 가고있어줘.
여학생 = 네. 그렇게 서두르지않아도 충분해요.
등뒤로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기쁘게생각하고있었다.
이아이라면, 마코토와 좋은 친구가 되어주겠지. 좋은 예감이 들었다.
앞뜰에 도달하자, 그 아이가, 이쪽이에요, 하고 손을 흔들어서 불러 주었다.
유이치 = 춥지만, 정말로 여기로 괜찮은거야?
가까이가면서 나는 새삼스레 물었다.
여학생 = 네.
망설임도 없는 대답을 듣고, 이이상은 나도 신경쓰지않기로 했다.
유이치 = 그럼, 앉을까.
우리들은 돌계단가에 자리를 잡았다.
유이치 = 우선, 이름을 알려주면 부르기 편할텐데...
여학생 = 네. 아마노에요. 아마노 미시오.
유이치 = 아마노...구나.
하급생이었기에, 신경쓰지않고, 불러주기로했다.
유이치 = 나는 아이자와 유이치.
아마노 = 네.
유이치 = 아이자와, 라던가, 유이치 라던가 좋을대로 부르면 돼.
아마노 = 네. 그러면 아이자와상, 으로.
유이치 = 응, 아무렇게나 불러도 돼.
허리옆에 우롱차 캔을 두고서, 사온 손말이초밥의 봉인을 뜯는다.
그러면,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하면 좋을까.
갑자기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은 너무 갑작스럽겠지.
유이치 = 나, 최근에 전학왔어, 이 학교에.
아마노 = 그러세요?
유이치 = 응. 아직 2주정도니까, 이 마을에 온게.
아마노 = 상당히 변해있었겠네요, 그렇다면.
유이치 = 어라? 오래전에 이곳에 살고있었다고 말했던가?
아마노 = 아뇨.
유이치 = 그러면, 어떻게 알고있는거야? 내가 옛날에 이 마을에 살고있었다고.
아마노 = 아이자와상이, 그 아이와 알고있다고 하셨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유이치 = 에?
무슨소리를 하는지 점점더 모르겠다.
유이치 = 그녀석과 알고있다고해서, 어떻게 이곳에 살고있었다는
것이 되는거지?
전학와서 아는 사이가
될 가능성도 있고, 실제로도 그렇고.
아마노 = 그래요...
나의 이견에 대해서, 특별히 반론하지도 않고, 아마노는 애매한
대답을 했다.
이상한 아이라는 인상을 한결 깊게하며, 나는 말을 계속했다.
유이치 = 그래서말야, 아직 친구도 없고.
아마노 = 네.
유이치 = 이렇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녀석도 그렇게 없어.
아마노 = 네.
유이치 = 아마노는 친구들이 많이있겠구나.
아마노 = 아뇨, 없어요.
유이치 = 그럴리 없잖아? 이미 1학년도 끝나려고하고있는데 말야.
서둘러 단정지어 물어본건지도 모르겠다.
아마노 = 아뇨, 정말로 없어요.
정정하는 것 보다도 빠르게, 아마노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유이치 = 그거 의외인데....
어렵게 보고있는것
아니야? 말하면 이렇게 편하게 이야기할수 있는데말야.
박자를 맞추며, 나는 그대로 말을 이어가기로 했다.
아마노 = 제가 나쁜거니까, 괜찮아요.
유이치 = 적극성이 부족한건가?
아마노 = 아니요. 모르는 사람은 서툴러서요.
유이치 = 그건, 누구라도 처음에는 서로 모르는 사람인
상태니까 말야,
이야기해보지않으면...
아마노 = 그렇죠.
그렇다면, 하는 의문이 갑자기 머리에 떠오른다.
유이치 = 나도, 어제방과후에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모르는
사람이었을 테잖아?
아니면, 혹시...옛날에
만났던 적이 있었나?
아마노 = 아뇨, 없어요. 어제까지는 모르는 사람이었죠.
유이치 = 그러면, 하면 된다는 거잖아.
아마노 = 아뇨.
유이치 = 그러면, 어떻다는 거야?
아마노 = 그것은...아이자와상이 그 아이와 아는 사이라고
이야기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안심할 수
있었어요.
두번이나 듣고서, 되묻지않고 있을 수는 없었다.
유이치 = 아까도 신경이 씌였는데말이지...그녀석을 알고 있는거야?
아마노 = 아뇨.
역시 아마노의 말하는 것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점이많다.
그런 조리에 맞지않는 이상한 걸 말하는 아이인걸까.
확실히 그것은 그것대로, 친구가 없는 이유인지도 모르겠지만.
유이치 = 그래서, 용건은 마코토...그 여자애에 대한 건데말이지..
겨우 요점에 들어선다.
아마노 = 네.
유이치 = 그녀석, 낯가림이 심하다고할까. 타인에게 마음을
열지않아.
집에도 여자애가
있지만, 같이 살고있다고해서, 좀처럼 사이가
깊어지지않는 눈치고.
아마노 = 네.
유이치 = 친구가 전혀 생기지않고있어.
아마노 = ...........
유이치 = 특히, 그런 연령의 여자아이는 친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괴로운 일 같은것들을
서로 이야기할수 있는.
혼자서 모아두고있으면,
큰일이잖아.
그래서...
아마노 = 나에게 그 아이의 친구가 되라고 말씀하시는거에요?
긴장된 목소리.
나는 당황했다. 상당히 뜻밖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그때까지의 차분한 소녀의 인상을 단숨에 변하게 할듯한,
노기를 머금은 것이었다.
아마노 = ...그런 끔찍한 이야기는 아니겠죠.
같은 상태로 그렇게 말을 이었다.
꺼려지는 것이라도 보는듯한 눈이, 계속 땅바닥에 가득한 것을 바라보고있었다.
그것은 그녀를 심히 초조하게만들었던듯 하다. 하지만 그것이 왜그런지는
나로서는 알 수 없다.
유이치 = ............
그래서, 대답할 말도 떠오르지않는다.
아마노 = 저는 그 아이와는 친구가 될 수 없어요.
유이치 = .............
아마노, 너는...
겨우 입을 열었다. 먼젓번부터 신경쓰이는 말투의 일도 있다.
유이치 = 역시 그녀석을 알고있는 것아니야?
아마노 = 몰라요. 그건 거짓말이 아니에요.
유이치 = 그러면, 어떻게 그런식의 말투를 쓰는거야.
아까부터, 마치 무언가를
확신하고있는듯이...
아마노 = 네. 확신하고있어요.
유이치 = 무엇을.
아마노 = 분명히 만났을거에요. 아이자와상과 그 아이는.
유이치 = 언제.
아마노 = 아주 오래전에.
그녀가 그렇게 말하자, 정말로 그것을 확신하고있는듯이 들렸다.
그것은 주저라는 것을 모르는 그녀의 어조 탓인지도 모른다.
아마노 = 하지만, 아이자와상의 기억에는 없어요. 그렇죠?
유이치 = 으응....
아마노 = 그렇겠죠. 그도 그럴것이 그때의 그 아이는.
몸의 온도가 내려간다.
추웠기때문에 당연한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핏기가 빠져나간다, 라는
감각인지도 알수 없었다.
그렇다면 그것은 불길한 예감이다.
유이치 = 잠깐.
그래서 나는 팔을 뻗어서, 아마노의 얼굴앞에 손바닥을 들이밀었다.
아마노 = 네.
아마노는 말하던중에, 거기서 말을 멈추었다.
유이치 = 그 이상은 말하지 말아줘...
아마노 = 알았습니다.
오히려 아마노쪽이 냉정있을 수 있다
겨우 그녀가 말하려고하던 것은, 순식간에 나를 한동안 혼란시키기 충분한 내용이었을터였다.
아마노의 입에 의해 말해진다면, 나의 불행이, 다른사람의 일처럼 이야기되는것과
다르지않았다.
아니, 그것은 너무 심한 말인가...
유이치 = ............
내가 할말을 잃고 헤메고있고, 아마노가 아무말도하지않고 서있었다.
그것을 기다리기라도 한듯이 수업종소리가 울려퍼졌다.
나는 아마노라고 하는 여자아이와 관계할수 밖에 없었던은 아닌가,
하고
후회하고있었다.
그녀는 내가 동요일으킬 듯한 일을 정확하게 말했다.
그것이 그녀의 공상벽같은 이야기라고 한다면, 그정도로 귀찮은 것도 없다.
그래서 친구가 없는거다라고 한다면, 납득이 가는 이유였다.
이대로 나와 마코토의 사이에 깊게들어와서, 그 관계를 그녀의 터무니없는 망상에서
생겨난 말에 의해 휘둘려지게되는 것이 성가신 일이었다.
오후수업도 멍하게 지내며, 나는 빙글빙글 샤프를 돌리고있었다.
하교시간이 되자, 나는 허둥지둥 가방에 교과서를 밀어넣고서, 교실을 뒤로했다.
그 아이가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불안이 가슴속을 스쳤지만, 아는 얼굴과는 만나는 일 없이 교문까지
당도할 수 있었다.
유이치 = 여어, 기다렸어?
마코토 = 응, 조금...
언제나처럼 얼굴을 빨갛게 붉히고 기다리고있는 마코토와 만난다.
유이치 = 그러면, 돌아갈까.
마코토의 어깨를 밀며, 서둘러 학교를 떠났다.
집에 돌아오자, 마코토는 무슨일에 푹 빠져있는지, 한발짝도 방에서 나오지않는다.
변함없이 만화에 푹 빠져있겠지.
저녁식사를 끝낸뒤에는, 거실에 방송되고있는 텔레비젼을 나유키와
아키코상과
같이 본다. 순번대로 목욕탕에 들어갔고, 그 다음은 자는것 뿐이었다.
이불에 묻혀있는데, 갑자기 문이열리면서, 복도의 빛이 새어들어온다.
그 그림자가 되어있는 것은, 작은 여자아이의 몸이었다.
마코토 = 저, 유이치.
유이치 = 뭐야, 마코토인가.
마코토 = 응.
유이치 = 왜그래?
마코토 = 저먈야, 삐로가...
가슴에 안은 고양이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고있었다.
고양이는 거기에서 도망치려는듯이 파닥파닥 손발을 허공을 젓고있었다.
마코토 = 삐로가, 유이치와 자고싶다고...
유이치 = 너는, 고양이의 말을 알아듣는거야?
마코토 = 물론 알 수는 없지만...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있다고 생각해.
유이치 = ............
....뭐, 나는 상관없지만.
마코토 = 응, 그러면 잘 부탁해.
말하고서는 타박타박 다가온다.
마코토 = 엿~차~
그리고, 고양이를 안은채로, 내 곁으로 들어온다.
유이치 = 어떻게 된거야, 접착제때문에 고양이가 손에서 떨어지지않는거야?
마코토 = 에...?
유이치 = 결국, 어째서 너까지 이불속으로 들어오느냐는 거야.
마코토 = 하지만...삐로하고 자고싶은걸.
유이치 = ...결국, 이렇게 되는 거구나.
삐로는 나하고 자고싶다.
너는 삐로하고 자고싶다.
그래서, 모두 같이
잔다, 라고.
마코토 = 응.
유이치 = 노리고있었겠지.
무심결에 말해버린다.
유이치 = 혼자서 쓸 한쪽방을 배당해주었는데도, 왜 일부러
한 침대에서
자지않으면 안되는거야?
나도 넓게 자고싶어.
양손양발 쭉 뻗고서 뒹굴뒹굴 뒤척거리고 싶다구.
마코토 = 괜찮아. 그때는 비어있는 곳을 찾아서 잘테니까.
유이치 = 그렇게 하는게 가능하겠냐!
그리고 말이지, 너와
나는 그렇게 나이가 차이나는 것도 아니라서,
세간이 보는눈도
안좋다구.
마코토 = 세간이라니?
유이치 = 그런말도 모르는거야, 너는.
요점은 너와 내가
같이 자는 것이 알려진다면, 있지도않은 불순한 관계를
상상시킨다, 라는거야.
마코토 = 잘 모르겠어.,
유이치 = ...........
...어쨌던간 나가.
마코토 = 이젠 졸려. 방까지 못걸어가겠어.
말하고선, 푹하고 코까지 이불속에 넣는다.
마코토 = 잘자.
유이치 = 그러면, 내가 네 방에서 잘테니까.
나가려고 몸을 일으키자, 꽈악, 하고 잠옷의 아래쪽이 기세좋게
끌려내린다.
마코토가 쥐고있는 것이다.
마코토 = 와, 미안...;
유이치 = 너는 뭐하고있는거야, 대체;
마코토 = 유이치가 가버리면, 삐로까지 가버리는걸...
유이치 = ............
하아...알았어.
그 집념을 생각해서, 나는 이불속에 또다시 들어가서 잠옷을 끌어올린다.
유이치 = 알았어, 오늘밤만이야. 이런것이 습관이되어버리면,
견딜 수 있는 게
아니라구.
마코토 = 응...
마코토의 자는숨소리를 들으면서, 나도 눈을 감았다.
............
........
....
어지간히 잠이 오지않아서, 나는 아마노라는 아이의 말을 떠올려보았다.
...만났었다...오래전에...
그리고, 사와타리 마코토라는 이름을 누설할수 있었던, 유일한 존재....그것은...
...그렇겠죠. 그도 그럴것이 그때의 그 아이는...
이녀석은...
얼굴을 옆으로 향해보자, 코앞에 마코토의 자는 얼굴이 있다.
유이치 = 너는 도대체 누구지...?
마코토 = ...........
....그건 마코토도
알고싶어.
마코토가 게슴츠레 눈을 떴다.
유이치 = 깨어 있었던거야...?
마코토 = ..............
...실마리가 또 하나있었어.
유이치 = 뭔데...?
마코토 = 그 언덕...그 장소에 오랫동안 살았던 느낌이 들어.
유이치 = 언덕...?
마코토 = 응...
유이치 = 알았어. 내일 다시 가보자.
마코토 = 응...
유이치 = 잘자.
나는 계속되는 꿈에 파묻혔다.
............
.........
......
즐거운 날들...
계속...
계속 함께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어.
그냥, 함께 있고싶었어.
그리고 버려질거라고 생각해서...
그것을 생각하면 용서할 수 없어서...
유이치 = .............
나는 소녀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마코토 = 용서할 수 없어서...그냥...
마코토의 작은 입술이 움직이고있었다.
그 눈에는, 커튼의 틈에서 새어들어온 달빛을 받은, 눈물이 빛나고있었다.
모든 것은 내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