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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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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 >
유이치 = 후아...
커텐과 창을 열고, 침대에서 내려온다.
오늘도 창밖은 추울것 같았다.
식탁에는 이미 언제나의 멤버가 모여있었다.
마지막에 일어나서 온 나유키도, 오늘은 그런대로 빨리 일어난 편이다.
< 중략 >
아키코 = 어서와요. 수고했어요.
마치 남편을 맞아들이는 젊은 부인같은 마중이었다.
유이치 = ....그런데, 아키코상이 몇살이더라...
영원히 수수께끼일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한동안 독서에 몰두해있어서, 정신이 들고보니, 시계는 10시를
지나있었다.
이 시간이라면, 마코토가 제일먼저 목욕을 끝냈을 쯤이다.
두번째로 들어가자 생각하고, 나는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방을
나간다.
아니나 다를까, 잠옷차림의 마코토가 정면에서 걸어오고있던 참이었다.
마코토 = 흠흠~♪
몹시 기분이 좋은 상태였고, 한쪽손에 무언가를 들고있다.
보니까, 그것은 라이터였다.
유이치 = 몰수.
그 손을 라이터와 함께, 꽉 쥐어잡아버린다.
마코토 = 왓, 뭐야~.
확실히 아키코상에게
허가받고 빌려온거라구.
유이치 = 네가 라이터같은걸 가지고있으면,
이 근처의 일대의
집들이 불타없어져 버리게 돼.
마코토 = 그런 방화범같은 소리는 하지말라구.
유이치 = 그러면, 뭐할거야. 담배라도 피울 생각인가?
마코토 = 그런 연기, 누구도 들이마시고싶지 않을거야.
유이치 = 말하지 않으면 놓지않을거라구.
마코토 = 뭐에 사용하는지는 자기맘 아냐?
억지로 내 손을 뿌리치고는, 도망치듯이 계단쪽으로 뛰어간다.
마코토 = 다음에 눈을 떴을때는, 이 세상이라고는 생각하지않게 될거야~
그런 말을 남기고, 방으로 그 모습이 사라졌다.
유이치 = 결국, 장난에 쓴다는거 아냐....
방화범과 그다지 다를게 없다.
하지만, 방화범정도로 치밀한 계획은 않을테니, 또 무덤을 파는
것이 고작이라고
생각하지만.
목욕을 한 뒤에, 거실에서 TV를 본다.
나유키에 이어서, 아키코상도 침실로 모습을 감추었다.
이제부터가 하루가운데 제일 재미있는 시간대가 되려고하는데,
아깝다는 생각한다.
혼자서 텔레비전을 계속보다가, 방으로 돌아왔을때는 이미 오전2시를 지나려고하는
시간이었다.
불을 끄고, 빨리 자기로했다.
.............
........
.....
끼.......끼.......
..........
끼.......끼이.....
또 소리가 난다.
이런시간인데도, 저녀석은...
내가 잠들때까지 기다리고있었던걸까.
찰칵....끼이....
방문이 열린다.
마코토 = 아하하...
또 웃음을 흘리고있다.
이번에는 라이터를 소지하고있을터이므로, 느긋하게 자고있을
상황은 아니다.
나는 언제라도 뛰어나갈수있도록, 이불속에서 준비를 한다.
마코토 = ............
마코토는 방에 들어올 기색은 없다.
마코토 = 어디있는걸까...
문을 절반쯤 열어둔채로, 부스럭부스럭 무언가를 뒤지고있는 상태였다.
마코토 = 있다...
일일히 중얼거려줘서, 알아채기 쉽다.
칙, 하고 마찰음이 나며, 어둠속에서 불꽃이 흩어진다.
유이치 = (무슨짓을 할 생각이지...?)
다시 칙~하며, 소리가 나며 라이터 불이 켜진다.
그 빛에서, 마코토가 손에 들고있는 것이 드러나게되었다.
유이치 = (...폭죽!?)
그 손에는 모두 폭죽다발인 듯 한 것을 가지고있었다.
마코토가 그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방안에 그것들을 단숨에 던져넣었다.
유이치 = 더헉...!
그곳을 떠난 마코토와 반대로, 나는 황급히 침대에서 뛰쳐일어난다.
그리고, 치익치익하며 바닥에 춤추고있던 폭죽을 하나씩 집어들고서는,
반쯤 열린 채 였던 문틈으로 복도 쪽에 던져넣는다.
마코토 = 왓, 뭐얏...;
그 복도에는 아직 마코토가 있던 듯 했다.
틈도 없이, 일제히 폭죽들이 터지겠지.
나는 문을 닫았다.
빠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ㅇ!!!
마코토 = 와아~~~~~~~~~~~~ㅅ!!
마코토의 비명과 폭죽의 파열음이 엇갈린다.
.............
소리가 멎고, 복도에 나가보자, 눈물을 글썽이는 얼굴로 마코토가
엉덩방아를
찧고있었다.
마코토 = 아우으....까,깜짝놀랐어.......;
화약의 냄새가 충만해있었다.
불이 켜졌다고 하면...
아키코 = 이번엔 무슨일이야...
어이없다는 표정의 아키코상이 복도에 모습을 보이고있었다.
아키코 = 이웃에게 폐가 되잖아요?
확실히 이번에는, 주위 사람들도 일어나있겠지.
아키코 = 마코토.
마코토 = 아우으....;
아키코상이 노려보자, 마코토는 할말도 떠오르지않는 상태였다.
나유키 = ...폭죽이네.
그 뒤에서, 나유키도 얼굴을 보이고있었다.
아키코 = 폭죽?
마코토 = 응....
아키코 = 폭죽은, 여럿이서 같이 하는거잖아?
마코토 = .............
아키코 = 그러니까, 몇번이나 이야기하는 거지만,
뭔가가 하고싶은게
있으면 나에게 말해줘. 거절하지 않을테니까.
마코토 = 응....
아키코 = 폭죽놀이가 하고싶었어?
마코토 = 에, 그러니까.....응.
아키코 = 그러면, 나중에, 모두같이 하자? 응?
그렇게 말하며, 아키코상은 말을 끝냈다.
마코토는 아키코상의 말에 대해서는, 끄덕일 수 밖에 없는 상태여서,
완전히 아키코상의 페이스에 말려있는지도 모른다.
역시, 연륜이다. 이렇게 타이르기를 계속한다면,
마코토의 나쁜버릇은 나아갈지도 모른다.
그런 기대를 안고서, 나는 방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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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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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치 = .......
자명종보다도 약간 빨리 눈이 떠져서, 천정을 바라보며 아침의 엷은졸음을 즐긴다.
유이치 = ....슬슬 일어날까.
마코토 = ♪
마코토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한가롭게 내 곁을 지나간다.
어제, 그정도의 일을 벌이고도, 조금도 뒤가 켕기지않는다는 듯한 행동이다.
그런녀석을. 방약무인이라고 부른다.
그들에게 결여되어있는 것은 무얼까.
그것은 사회경험일것이다.저녀석도, 서로 친하지않은 엄격한 사회
속에 내던져진다면,
어떻게든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서로도우면서 성립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을까.
그렇다면...
다음은, 어떻게 해서 그 장소을 준비해줄까, 이지만...
나는 머리를 굴리면서, 아침식사의 장소로 향했다.
< 중략 >
유이치 = 다녀왔습니다.
나유키 = 다녀왔어요~
유이치 = 야,
현관에는, 마코토가 신발을 신고있던 참이었다.
유이치 = 어디가는거야, 너.
마코토 = 에? 상점가인데...
유이치 = 뭐하러.
마코토 = 고기만두사러.
유이치 = 너, 돈없잖아.
마코토 = 있어. 아키코상이 용돈 줬는걸.
유이치 = 정말, 아키코상은 무르단말야...
마코토 = 그러면, 자~
신발신기를 끝마친 마코토가 바닥에서 엉덩이를 떼고서는, 현관 문을 연다.
유이치 = 잠깐.
나는 그것을 멈춰세운다.
마코토 = 왜그래?
유이치 = 잠깐, 들어와. 할말이 있어.
마코토 = 어두워져버린다구.
유이치 = 그런거 상관없엇~
나는 마코토의 목덜미를 쥐고는, 마루까지 끌고 간다.
마코토 = 왜그래~;
유이치 = 봐.
가지고있던 아르바이트 정보지를 책상위에 펼친다.
마코토 = 이건뭐야...
그 가운데의 하나를 집어들고 내용을 살펴보는 마코토.
마코토 = ...글자뿐이라 재미없어.
유이치 = 재미있는건 아니야. 하지만 이걸로 돈을 벌수
있어.
그러면, 만화를 많이
살 수 있어. 그럼 재미있겠지?
마코토 = 돈 받을 수 있는거야?
유이치 = 으응, 일하는거니까. 마코토는.
마코토 = 일해?
유이치 = 만화라던가 고기만두를 많이 사고싶지?
마코토 = 응
유이치 = 좋아, 마코토는 어떤 일이 하고싶어?
마코토 = 에....만화읽어도 좋은 직업.
유이치 = 갑자기 그런 어설픈 조건대지 말앗!
마코토 = 하지만...
유이치 = 너같은 녀석은, 24시간정도 꼼짝말고 서있을것같은 일을 하게해주지.
마코토 = 와아~~ㅅ, 그런거면, 저녁 먹으러 돌아올 수 없단말야~;
유이치 = 바보, 그런일이 있냐.
마코토 = 그런...있다고 생각해버렸잖아...;
유이치 = 뭐, 백보정도 양보해서 이정도일까.
나는 정보지의 한켠을 가리킨다.
마코토 = 응?
그곳에 마코토가 얼굴을 가까이 대며 내용을 읽는다.
마코토 = 만화다방......이란게 뭐야?
유이치 = 만화가 많이 놓여져있는 다방이야.
마코토 = 읽어도 되는거야?
유이치 = 될리가 있냐.
마코토 = 뭐야...
유이치 = 하지만, 손님이 없을때라던가엔, 특별히 읽을수 있을지도 모르지만말야.
마코토 = 정말?
유이치 = 글쎄. 가게에 따라서라고 생각하지만.
마코토 = 그래서, 뭘 하는거야?
유이치 = 웨이트레이스라고 씌여져있지?.
손님의 주문을 듣고서,
마실 것과 먹을 것을 나르는거야.
마코토 = 흐음, 마실 것도 나오는구나.
유이치 = 너에게는 나오지않아.
마코토 = 알고있다구.
유이치 = 좋아, 자, 전화로 면접을 신청해.
마코토 = 에엣? 지금부터?
유이치 = 빠른쪽이 좋잖아. 자아.
불안함에 어깨를 움츠리고있는 마코토를 일으켜세워서, 전화기앞에 서게한다.
마코토 = 에, 저어....면접을 치르고싶은데요...
응...아르바이트
면접이요...
유이치 = 응, 은 아니겠지, 응은.
마코토 = 네...알았습니다...가겠어요...
찰칵, 하고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유이치 = 어떻게 됐어?
마코토 = 내일 아침, 10시에 와주세요 라고...
유이치 = 오, 잘됐네.
마코토 = 하아....
전혀 잘된게 아냐, 라고 하는 기색으로, 어깨를 늘어뜨린 채로 방을 나갔다.
목욕탕에 들어갔다가, 이빨을 닦은후, 방에 들어오자, 나는 어떤위화감에 사로잡혔다.
달라. 뭔가가 다르다.
방을 빙 둘러본다.
침대밑, 커튼 뒤, 책장의 그림자.
옷장...
유이치 = ..........
양쪽으로 여는 문짝의 사이에서, 옷 자락이 비어져나와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가지고있는 옷이 아니다.
녹색 천에, 개구리 프린트.
유이치 = (이런곳에 들어가서, 숨어있을 생각인가...)
그러면, 어떻할까...
나는 방을 바라보면서, 가구의 위치이동을 개시했다.
낑낑대며 책장과 침대를 혼자서 움직여서, 그것들을 옷장의 정면에
빈틈없이
늘어세운다.
유이치 = 후우...
일을 끝내고, 나는 한숨을 쉰다.
유이치 = 오늘은 이런 느낌이군.
나는 불을 끄고, 이불속에 들어간다.
한밤중에, 탕탕탕! 하는 소리랑, 아으읏~! 이란 사람소리같은
것이
들리거나 했지만, 나는 무시하고 계속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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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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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을 뜨자, 가구들을 어젯밤처럼 돌려놓고, 옷장을 열어본다.
아니나 다를까, 초췌한 모습으로 잠들어있는 마코토의 작은 몸이 있었다.
내 옷들을 옆으로 밀쳐내고, 옷장 안을 점령하고 있었다.
유이치 = 일어나, 아침이야.
마코토 = 크..읏...
상당히 숙면을 취하고 있어서, 깨우는게 미안하게 생각되었다.
옆에는, 두부팩이 개봉되어서 굴러다니고있다.
내용물을 조금 베어먹은 듯 했다.
원래는 내 얼굴에 떨어뜨릴 생각으로 가져왔겠지.
밤중에 날뛰어서 배가고팠기에, 이걸 먹을 수 밖에 없었던거다.
언제쯤되어야 싫증을 낼까?
이러면 마치, 내가 일방적인 가해자가 아닌가.
그 웅크린 작은 몸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코토 = 아...
세수하고 이빨을 닦은 후, 복도에 돌아오자,
그곳에는 옷장에서 자고있을터인 마코토가 있었다.
유이치 = 안녕, 마코토.
마코토 = 아우으...;
유이치 = 인사는 안녕, 이겠지.
마코토 = 아우...안녕...
유이치 = 얼굴색이 나쁜데, 너.
마코토 = 자,잠부족이야...좁고...자기 힘들어서....깊게자지 못했어...
실제로 다리까지 휘청거리고 있었다.
유이치 = 그것 불쌍하게도.
마코토 = 누구 때문이냐구...
유이치 = 누구 때문인데?
마코토 = 아,아으...;
유이치 = 뭐야, 설마...또 나에게 장난치려고 했던 거야?
마코토 = 으으응...마코토 탓이야...;
싫증내지않았다는 증거가 이거다. 나에게 대해서는, 계속 허세를 부린다.
유이치 = 밤새도록 만화라도 읽은거겠지
마코토 = 우~........;
유이치 = 자, 10시부터 면접이겠지, 너.
마코토 = 그, 그랬었지...
유이치 = 빨리 준비해.
마코토 = 응....
<
중략 >
저녁식사 후.
방에 돌아가려고, 복도에 나오자, 현관에 사람그림자가 있었다.
유이치 = 응?
그것은 마코토였다. 급하게 신발을 신고있다. 저녁때도 나와는
눈을 맞추지않고,
황급히 식사를 마친뒤에,혼자서 식탁을 뒤로했었다.
오늘은 면접이 있었을 테니, 그 결과를 알리는게 싫어서 도망치고있는 것이겠지.
유이치 = 야, 마코토.
마코토 = 왓.
유이치 = 잠깐, 왜 나가는거야.
황급히 나가려고하는 마코토의 목덜미를 붙잡는다.
마코토 = 아우, 고기만두~
유이치 = 면접은 어떻게 됐어!
마코토 = 갔었다구.
유이치 = 가서 어떻게 됐어.
마코토 = 면접봤어.
유이치 = 봐서, 어떻게 됐어.
마코토 = 떨어졌어.
유이치 = 떨어졌다니...결과보고는 아직이겠지?
마코토 = 하지만, 이젠 돌아가도좋아요, 라고했어, 면접도중에.
유이치 = 뭐한거야, 너.
마코토 = 아무것도 하지않았어.
유이치 = 거짓말쟁이.
마코토 = 그냥...꾸벅꾸벅졸아버려서, 그래서 쿠우~해서.
유이치 = ............
마코토 = ...가게, 닫혀버렸어.
유이치 = 따라왓!
또 잡아끌듯이 해서, 마코토를 마루로 데려온다.
유이치 = 그래서, 마코토는 뭘 하고싶어?
마코토 = 놀고싶어.
유이치 = 일하는거야, 바보.!
마코토 = 그런, 화내지않아도...
유이치 = 너말야, 이렇게 보살펴주니까...
마코토 = 또 고르는거야?
유이치 = 고르는거야.
책꽂이에서, 아르바이트 정보지를 끄집어내와서,
그것을 다시 마코토의 눈앞에 놓는다.
유이치 = 자, 스스로 찾아.
마코토 = 아으~~~ㅅ...
마코토가 언제나하는 신음소리를 연호하고있자,
아주 흥미롭다는 얼굴로 아키코상이 다가왔다.
아키코 = 뭐 보고있어요?
유이치 = 아르바이트 정보지에요.
아키코 = 누가 아르바이트 시작하는데요?
마코토 = 유이치.
유이치 = 너겠지!
마코토 = 아으.....;
아키코 = 에? 마코토가 아르바이트하는거에요?
유이치 = 네에. 그냥 놀고만 있기엔 죄송하다면서.
마코토 = 그런말 한마디도 하지않았는데...
아키코 = 그럼, 내가 아는 사람에게 소개시켜줄까요?
유이치 = 그거 딱 좋겠네요. 어떤 일이에요?
마코토의 중얼거림을 내버려두고, 말은 전개되어간다.
아키코 = 보육원을 하고있어서, 언제나 일손이 모자라는 것 같아요.
유이치 = 보육원...
나는 그 일의 내용을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마코토의 얼굴에 시선을 옮긴다.
마코토 = 아우....
어떻게 생각해보더라도, 아이들의 상대를 하는게 아니라,
마코토 쪽이 맡겨지는 듯한 입장이다.
아키코 = 아이들과 노는것 뿐이라서, 아무나 할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보모는 내
친구라서, 무슨일이 있어도 안심할 수 있구요.
명안이라고는 하지않았지만, 아키코상은 양손을 모으고있다.
마코토 = 할 수 있을까, 마코토가...
아키코 = 할 수 있어요. 내가 보증해줄께.
아키코상에게 구슬려지듯이 해서, 마코토도 고개를 세로로 흔들게
되었다.
그것은 아키코상의 인품에 의한 것이다.
강하게 이끌지만, 절대 상대를 불안하게 하지않는다.
그 말주변은, 옆에서 듣고있어도 같이 차분하게 되어버릴 정도였다.
연륜이라고 하는걸까, 나도 이정도가 된다면,
마코토를 바보꼴로 만들지 않으면서 해결하겠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날 저녁에도, 아키코상이 연락을해서,
내일부터 마코토는 그 보육원에서 일을 거들게 될듯 했다.
면접도 아무것도 없이, 갑자기 내일부터 실제상황이라고 하는거다.
마코토 = 하아...어린애들인가...
잘도 말에 구슬려져버렸던 마코토는, 시종불안에 한숨을 쉬고있었다.
방에 돌아와서 보니, 이미 10시를 지난 시간이었다.
나는 목욕탕에 들어가기위해서 방을 나왔다.
유이치 = 우~...추웟~.
몸속까지 얼어붙는듯한 느낌이다. 이대로 뜨거운 목욕탕에 들어간다면,
끝내주게 기분이 좋을듯 했다.
유이치 = 응...
향하는 목욕탕에서 마코토가 나오고있는 참이었다.
목욕을 마치고나오는건가, 볼을 상기시키고있었다.
유이치 = 뭐야, 벌써 나오는거야. 지금부터 들어가려고했는데.
그렇게 말하자, 뭔가를 생각해 낸듯이 말없이 미소를 띄웠다.
유이치 = 뭐야, 기분나쁜 녀석이네..
마코토 = 목욕물이 괜찮았어. 빨리 들어가보지그래?
유이치 = 그런말 듣지않아도, 그렇게 할거야.
그대로 지나쳐서, 나는 목욕탕으로 향했다.
탈의실에서 옷을 벗는데,
그곳에는 다름아닌 된장국 냄새가 흐르고있는 듯한 느낌이들었다.
지금, 아키코상이 된장국을 끓이고 있는 걸까.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나는 목욕탕의 문을 연다.
유이치 = 헉....
그리고 예상밖의 엉뚱한 광경에 나는 멍하게 멈춰선다.
욕탕안에 채워져있을 투명해야할 목욕물이,
엷은 찻빛의 된장국으로 변해있는 것 이었다.
유이치 = 야, 마코토~~~~~~~~~~~~~~~!!
나는 타올한장을 허리에 두르고, 복도로 나와서 소리친다.
유이치 = 내려와, 마코토~~~~옷!!!!
계속 화난목소리로 외친다.
아키코 = 왜그래요, 유이치상.
그 소리에 아키코상도, 나유키도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유키 = ...된장국.
주변을 채우는 냄새에 한곳에서 모여들었다.
마코토 = 뭐야뭐야아~~?
마지막에 마코토가 기쁜듯이 나타난다.
유이치 = 마코토...
마코토 = 응?
유이치 = 이렇게 엄청난 양의 된장국을 만들어서 어쩔거얏!
딱!
마코토 = 아으읏....아파!
아키코 = 큰일이 되어버렸네요....
욕조를 들여다보고는, 아키코상이 어이없다는 듯한 소리를 냈다.
마코토 = 왓...목욕물이 된장국이 되었다! 도대체 누가...
유이치 = 너밖에 없잖아!
딱!
마코토 = 아파~~~~~~~~~~~~앗! 증거있는거야~~~~~~?!
유이치 = 이런 바보같은 짓을 나유키가 하냐, 아키코상이 하냐, 내가 하냐!
마코토 = 마코도도 안했단말야~!
유이치 = 네 장난 말고 생각할수 있냐! 나만이라면 괜찮아도,
다른 사람에게도
폐를 끼치는걸 조금은
생각하라구!
마코토 = 아우으....;
아키코 = 한봉지 전부 넣었어?
마코토 = 우~읏...
아키코 = 이런짓하면, 먹을수가 없잖아? 먹을것 가지고 장난하면 안돼요.
마코토 = 우~읏....응....
아키코상의 설교가 시작되었다. 집주인인 아키코상에게까지
거짓말을 계속할 생각은 아닌것 같다. 정말 어중간한 생각이다.
유이치 = 그런데 어떻하지, 이걸...
뒤섞어보거나 하고있는 나유키의 등너머로 그것을 내려다본다.
유이치 = 이제부터 한달정도, 여기서 퍼다 먹을까?
나유키 = 나, 졸려...
나유키만은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유이치 = 하아...어쩔수 없지, 흘려버릴까.
나는 체인을 잡아당겨서, 퐁~하고 마개를 뺐다.
목욕물을 다시채운건 좋았는데, 된장국의 냄새만은 없어지지않았고,
그 뒤에 들어가는 사람들 전부 된장국 냄새를 풍기며 나왔던 것에는
입을 다물수 밖에 없었다.
마코토 = 모두, 된장냄새...
유이치 = 네탓이겠지!
딱!
마코토 = 아우으...;
텔레비전을 보던 방에서 되돌아오자, 사람기색이 없나를 확인한다.
유이치 = ............
방안에는 나 이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제의 앙갚음으로, 잠복해 있는 것에는 질린거겠지.
이렇게 하나씩 이잡듯이 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포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장난의 방법이란건 그야말로 무한대다.
바꿔말한다면, 그것은 일생동안 계속 할수있다, 라고 하는건지도 모른다.
상상해버리자, 나도모르게 오싹해진다.
유이치 = 빨리, 잘까...
설마, 어른이 되어서까지 그런일을 게속하는건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었고,
원래부터 마코토와의 동거생활이 그렇게 길어질거라고 생각할 수는 없겠지.
어디까지나, 신원이 판명될때까지의, 짧은 만남뿐이다.
잠시동안의 참고견딤이겠지, 라고 판단하곤, 나는 안에 들어갔다.
...........
........
....
유이치 = .............
꿈틀하고, 몸의 떨림과 동시에 눈을 뜨고, 나는 이불에서 빠져나와
몸을 일으켰다.
시계에 얼굴을 가까이대며 흘겨보자, 아직 한밤중인 1시를 넘고있을 쯤이었다.
유이치 = (화장실, 갔다올까...)
일어서서, 방을 나간다.
어둠속을 발밑에 주의하며 걸어간다.
콩!
발밑에만 신경을 빼앗겨있어서, 이마를 무언가에 부딛혔다.
목소리 = 아파~~~앗!
그것은 그렇게 외쳤다.
머리를 들자, 그곳에는 마코토의 얼굴이 있었다.
유이치 = 뭐하고있는거야. 너. 이런 밤중에.
마코토 = 하...에..그게...응...저...;
유이치 = 네가 가고있는 곳에는 내 방밖에는 없다구.
마코토 = 엣? 아...잠이 안와서, 시간남아서 놀려갈까 해서...
유이치 = 이런 한밤중에 말야...?
마코토 = 응...
유이치 = 그러면, 이건 뭐야.
나는 마코토의 손을 잡고, 그걸 마코토자신을 쿡 찌른다.
그손에는 봉지에 들어있는 중화국수가 들려있었다.
마코토 = 아...아으읏....;
배가 고파서...같이
먹자고할까 하는 생각이 들길래...
변함없이 눈치채기 쉬운 거짓말이었다.
원체 깊이 잠들어있을 내 얼굴에 뒤집어씌우던가 하려고 한거겠지..
마코토 = 으읏....;
내가 어떤 반응을 할런지, 쫓기고있는 아이처럼 거북하게 기다리는 마코토
유이치 = 그러면, 먹어볼까. 나도 배가고팠던 참이라.
마코토 = 지,진짜?
그 반응은 상당히 예상밖이었던듯 하다.
유이치 = 자, 따라와. 이대로는 먹기 곤란하잖아.
마코토 = 어떻할건데?
나는 그대로 마코토의 손을 끌면서, 계단으로 향한다.
유이치 = 야키소바 해먹을거야.
챠아~~~~~~ㅅ!!
얇게바른 기름위에 중화국수를 넣자, 큰소리가 났다.
한밤중의 그런소리는 한층 크게 느껴졌다.
계속해서, 잘게썰은 캐비지를 집어넣는다.
늘어붙지 않도록 젓가락으로 뒤섞으면서,
한쪽손으로 소금과 후추를 파팟하고 털어넣는다.
물기가 없어지고, 늘어붙을 정도가 되자, 마무리로 소스를 끼얹는다.
그리고 구석구석 비비고는 나는 가스렌지의 불을 껐다.
유이치 = 다됐어.
마코토 = 아우....
늘어놓아진 2장의 큰 접시위에 똑같이 나누고, 나는 자리에 앉는다.
유이치 = 자, 파래.
마코토 = 응...
유이치 = 먹어봐, 한번.
마코토 = 응...
특별히 나라고 배는 고프지않았다.
하지만, 얼굴에 뒤집어 씌워지거나, 또는 마코토가 조금 씹어서
못쓰게되어버리는
것보다는 조리해서 무리해서라도 먹는편이 나을거라 생각된다.
그리고 마코토에게는 무엇보다, 사람과 접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이유로 나를 싫어하고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첫인상이라고 하는 것은 그 사람됨됨이를 알면서 크게 변화해가는 것이다.
그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유이치 = 맛있어?
마코토 = 응...
고개를 숙인채로 먹는 마코토가 입만 우물우물 움직이고 있었다.
유이치 = 더먹고 싶으면 말해.
마코토 = ...그렇게 먹을 수는 없어.
유이치 = 그러면, 야식이란 말을 하지도 마. 멋대로 온거잖아.
마코토 = 우읏...야키소바는 아주좋아해서...조금이라도 먹고싶어져서...
난처한듯이 그러게 답한다.
필사적으로 말을 이어나가려는 모습은 보는 편으로 하여금 엷은 웃음을 띄우게 한다.
유이치 = 그러면, 고기만두를 사오는 것은 그만두고, 야키소바로
하면 되겠네.
이 주변엔, 야키소바를
맛있게 하는 가게를 찾았어.
사가지고 올 수도
있다구.
마코토 = 고기만두는...더 좋아하니까...
역시 여기서 좋아하는 고기만두를 포기할 수는 없는듯 하다.
유이치 = 그래. 그러면, 어쩔수 없네.
야키소바라면 나라도
만들수 있으니까, 언제라도 말해.
마코토 = 응... 하지만...이거 먹으면, 한동안은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배가 고프지않았던걸까, 먹어가는 것도 늦으면서, 그런말을 했다.
유이치 = 그래도, 만든것은 두사람이서 먹지않으면 안되는데.
마코토 = 유이치도 먹어~.
유이치 = 으응, 먹는다구.
나도 젓가락을 잡고, 눈앞의 야키소바와 대치한다.
마코토에게 말을 들었지만, 나도 보는것만으로 체할것 같은 양이었다.
게다가 프라이 팬에는 아직 한사람분 정도가 남아있었던거다.
봉지를 몇개 뜯었던걸까? 세개나 네개라고 생각하지만, 잠에서 덜 깨어있었기에
잘 알 수 없었다.
잘도 그렇게 만들면서, 손가락을 베이지 않았다고 이제와서야 생각한다.
야키소바만은 만드는데 익숙했기에, 익숙해진 통학로처럼 조건반사적으로
만들어 버렸던거겠지. 한입먹어보자,맛도 나쁘지않았다.
하지만, 역시 전부는 먹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유이치 = 으-음...
탁, 하는 소리가 나서 문쪽을 보자, 나유키가 얼굴을 들이밀고,
졸린듯이
눈을 비비고있었다.
나유키 = 야키소바...
유이치 = 먹을거야?
나유키 = 응.
유이치 = 마침 잘됐어. 너무많이 만들어서 난처해하고있었거든.
세번째의 접시를 준비해서, 거기에 야키소바를 얹는다.
나유키 = 어머니도 불러올께.
유이치 = 야, 이런 시간에 깨워서 야키소바를 먹게할까? 라고 하는거야?
나유키 = 응.
유이치 = 야, 기다려봐;
멈추게할 틈도 없이, 나유키는 복도의 어둠속으로 다시 모습을 감추었다.
저녀석이 하는 일이다. 정말 아키코상을 이런시각에 깨워서는
"야키소바 드실래요?"라고 묻는거다.
그리고 예상한대로, 라고나 할까.
이 집의 주인인 사람은 왜이리도 여유로운걸까.
아키코상도 이 심야에, 야키소바를 먹기위해서 모습을 드러냈다.
아키코 = 차도 필요하겠네요.
그렇게 말하고는 물을 데우기 시작한다.
유이치 = 오늘이나 어제도 어지간히 일가족이 모여지지않았는데,
심야의 야식에는
특별히 이렇게 일가족들이 모이니...이 집은...
아키코 = 사이좋아서, 좋잖아?
아키코상이 마실거리를 식탁에 늘어놓으면서, 태평스럽게 말한다.
정말 평화스런 말이었다. 나유키라고 해도 그러했겠지만,
별로 야키소바에 이끌려서 이 장소에 나타난 것은 아니겠지.
뭐, 이 집사람은 이렇게 모이는 곳에 있는 것을 대단히 좋아하는 것 같다.
마코토와 내가 즐거운듯이 하고있는 것을 보며, 매일밤 식탁에 모두모여오는 것이다.
마코토 = .........
그런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코토는 힐끔힐끔 모두의 얼굴을
이상하다는듯이
곁눈질하면서, 마지막까지 식은 야키소바를 먹고있었다.
결국 일가족이 잠자리에 들어서 조용해진것은 새벽 3시를 지나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