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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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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 >
아키코 = 아, 유이치상. 어서와요.
현관에는 나와는 반대로 아키코상이 신발을 신고 나가려고 하던 참이었다.
유이치 = 다녀왔습니다. 지금 나가시려는거에요?
아키코 = 으응. 지금, 냉장고를 보니까, 반찬거리가 적어서말예요.
조금, 저녁이 늦어질지도
모르겠지만, 미안해요.
유이치 = 그러면, 제가 대신 갔다올께요.
아키코 = 괜찮아, 이제 막 돌아왔는데 피곤하겠지요?
유이치 = 아녜요. 단숨에 갔다올께요. 그 사이에 준비를 시작해주세요.
아키코 = 그래요? 그러면 부탁해볼까요?
유이치 = 예에, 사양마시고 부탁해보세요.
아키코 = 네, 지갑만 넘기겠어요.
아키코상에게 지갑을 넘겨받았다.
유이치 = 뭘 사올까요?
아키코 = 먹고싶은걸 사오면 되는거에요.
예상대로의 대답.
아키코상의 성격의 특징이라면,
어떤일도 상대의 자주성에 맡긴다는(존중한다,가 아니다. 의미그대로이다.)것 이었다.
유이치 = 알았습니다.
나는 다시, 미나세가(家)를 뒤로했다.
아키코 = 서두르지않아도 괜찮으니까, 조심해요.
유이치 = 네에- 다녀올께요.
현관을 나왔다.
문을 나가던중, 나는 발을 멈춘다.
지금, 골목앞에서 움직인 것이 보였던 것은 기분 탓이었을까?
그것은 마치, 나의 모습을 보고, 당황해서 모습을 감춘 것 처럼
보여서
쓸데없이 신경이 쓰였다.
유이치 = .........
한동안 가만히 보고있어도, 찬바람이 몸의 온도를 빼앗아갈 뿐이었다.
신경쓰지 않기로하고, 나는 걷기시작했다.
그러면, 뭘 사가지고갈까, 하고 고민하면서 상점가에 들어선다.
유이치 = (정말, 내가 먹고싶은걸 사가지고 돌아가면 되는걸까...)
하지만, 그걸로 모두에게 불쾌함을 주게 되는 사태만은 피하고 싶었다.
유이치 = (족발같은 것 사가지고가면, 곤란하겠지...)
.........
유이치 = ......?
상점가에 들어서는데, 누군가에게 미행 당하고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유키가 쫓아온 것일까?
혹은 어제 당일알게 된, 몇안되는 클래스메이트인가?
친하게 되지는않았지만, 왠지 서로 아는 사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외출하면서 봤던 그림자도 신경쓰인다. 뒤돌아보아도, 저녁시간을 앞둔 활기를보이는
거리에서 그 모습을 발견할 수 는 없었다.
멍하게 보고있지않고, 나는 수퍼마켓의 자동문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반찬거리를 이것저것 골라서 나오자, 눈앞에 그 녀석이 있었다.
기다리고있었던 거겠지.
온몸을 낡은 모피같은 천으로 감싸서, 얼굴도 확인할 수 없다.
유이치 = 누구야, 너는. 쭉 뒤따라오고있었겠지?
소녀 = 겨우 찾았어...
하지만, 의외로 목소리는 소녀의 것이었다.
예사롭지않은 공기가 떠돈다.
소녀는 두르고있던 천을 내던졌다.
소녀 = ...너만은 용서할 수 없으니까.
대체, 어떤 아는녀석이 설치는걸까, 하고 생각했는데, 전혀 본 기억 없는 얼굴이었다.
유이치 = 너같은 녀석에 한을 품게한 기억은 없다구.
소녀 = 있단말이야. 이쪽에는.
어느쪽이라 하더라도, 원만하게 끝날 것같은 상황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소녀의 눈은 진지해서,
농담으로 그런 것을 말하고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다.
소녀 = ...각오해!
소녀가 쥔 주먹을 뒤로당기며, 거리를 단숨에 좁혔다.
삭.
나는 그것을 피한다.
붕, 하고 이번은 또한방의 주먹이 날아온다.
삭.
또다시 피한다.
붕, 삭
붕, 삭,
붕붕, 삭삭.
붕, 붕, 붕, 삭, 삭, 삭,
.........
소녀 = 하--...헉--....헉--....!
유이치 = 너, 뭐하고있는거야,
진지했던 언동과는 다르게,
소녀는 그다지 싸움에 능숙하지않은, 그 실력은 보는대로의 빈약한 것이었다.
소녀 = 아으-읏...;
마치 어린애 처럼 발을 동동구르는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유이치 = 도대체, 너 머리를 눌리면 손이 닿지않는 것 아냐?
나는 시험삼아 소녀의 이마를 손바닥으로 눌러본다.
붕붕붕!
허공을 가를뿐이지, 정말 전혀 닿지않는다.
소녀 = 아으-ㅅ...;
유이치 = 용서할 수 없었던 것 아니었어?
소녀 = 배가 고픈 상태라서...그래서 실력이 안나오는거야-.
유이치 = 그것참 안타까운걸. 지금이 찬스였는데 말야.
여유를 보이면서, 양손을 벌려본다.
소녀 = 으-ㅅ...
비틀비틀하고 다리를 흔들거리더니, 팔을 뻗고서 내 눈앞까지 다다른다.
파악-
내 가슴에 이마를 대더니, 그대로 주르륵 얼굴을 문지르면서 쓰러져갔다.
유이치 = 야..;
안아올리자, 정신을 잃은 듯이 잠들어있었다.
어지간히 지쳐있었던가, 혹은 정말 기절할 정도로 배가 고팠었던걸까...
유이치 = .........
그리고 냉정해진 주위를 둘러보자,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있었다.
그 눈은 비난으로 가득차서, 모두가 하나같이 나를 나무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당연한 것으로, 기절한 소녀를 안고있는 이 상황에서,
누가 나를 피해자로
생각해줄건가. 이곳에서 이 아이를 놔두고 도망치는 짓 따위를 한다면
그대로 경찰소로 갈 것같다.
유이치 = 아하하...;
착한 사람이란걸 웃음으로 호소하면서, 소녀를 등에 업고 바로 돌아가기로 했다.
유이치 = 다녀왔습니다-앗.
나는 모르는 소녀를 등에 업은채로, 집에 들어와서는 곧바로 거실에 직행했다.
텔레비전을 앞에두고있던 나유키가 그것을 알아챈다.
나유키 = 커다란 오뎅재료...
유이치 = 이게 오뎅재료로 보이냐, 너는.
나유키 = 사람...?
유이치 = 그래. 사람이야. 그것도 여자애다.
아-, 곤란한걸...미안하지만
이부자리 좀 준비해주지않겠어?
나유키 = 응.
당황한 기색도 없이 방을 나가는 나유키. 그것과 반대로 이번엔 아키코상이 나타났다.
아키코 = 커다란 오뎅재료를 사왔네..?
유이치 = 이집사람들은 식인종이에요?!!
아키코 = 농담이에요.
유이치 = 일단은 잘 수 있도록 해주세요. 이유는 나중에 말할테니까.
아키코 = 괜찮아요.
뭐가 괜찮은지는 잘 몰랐지만, 나는 거실을 뒤로하고 2층으로 올라간다.
유이치 = 나유키-, 어디냐-?
계단을 삐걱거리게하면서 올라가자, 제일가까운곳의 문을 연 나유키가 빼꼼히 얼굴을
내밀었다.
나유키 = 여기.
유이치 = 알았어, 비켜줘.
안으로 들어와서, 나유키가 준비해준 이부자리위에 소녀의 몸을 내려놓았다.
유이치 = 후우-ㅅ, 힘들었다.
나유키 = 수고했어.
유이치 = 배가고픈 것 같았는데, 괜찮을까.
나유키 = 배가?
일단, 지금은 자고있는
것 같으니까, 가만히 놔두는 편이 좋을거라 생각해
유이치 = 그럴까. 그러면 일어날때까지 놔둬보기로할까.
나유키 = 응.
유이치 = 그러면, 이유는 밥이라도 먹으면서 이야기하지. 가자.
나는 먼저 그 방을 뒤로했다.
유이치 = 사실은 말야...
갑자기 덤벼들어와서는,
일방적으로 기절....
...이라고
하는 이유야.
나유키 = 생략이 지나쳐.
유이치 = 그렇게 말해도, 정말, 그것말고는 없었어.
식탁에 둘러앉아서, 나는 이유를 말하고있었다.
그 식탁에는 김이 나는 요리가 늘어놓아져 있었지만,
중요한 이야기 중이었기때문에, 손을 대는 사람은 없었다.
빨리 이야기를 끝내고, 식지않았을때, 젓가락을 대고 싶은 상황이었다.
아키코 = 동기는 있겠죠? 부딛혔다던가, 모르는 사이에 폐를 끼쳤다던가.
유이치 = 그게 전혀 생각나는게 없어서, 깜짝놀랐었다구요.
아키코 = 얼굴에 대한 기억은?
유이치 = 있었다면, 맞받아때렸죠.
나유키 = 여자에게 손을 대면 안돼.
유이치 = 내 사상은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녀석은
남녀구별없이, 평등하게
벌을 주는거란말야.
아키코 = 저 아이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거에요.
유이치 = 그렇겠지만, 절대 그게아니에요.
얼굴이 닮았다라던가,
목소리가 닮았다는 것 뿐이라던가.
아키코 = 오해였다면, 오해를 풀어줘요.
그렇게한다면, 사과도
해줄테고, 해결되겠죠?
유이치 = 그렇겠지만요...
나유키 = 오해가 아니라, 유이치의 상상할 수도 없는 과거가
폭로되던가 한다며말야
유이치 = 그런 과거는 없어. 평범하고 조신한 인생을 살아왔으니까 말야.
잘 생각해본다면,
착각이었었다, 하고 저쪽에서 말해올거라구.
그렇게된다면, 인사
한번하고 끝나지.
나유키 = 때리지 말아야돼-?
유이치 = 뭐하고있어, 벌써 늦었으니까, 돌아가서 자는게 좋을거야.
나유키의 말을 무시하고, 그렇게 나는 말을 끝맺었다.
아키코 = 그렇네.
아키코상도 설득하는 것 처럼 끄덕였고, 겨우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유이치 = 아직 자고있잖아.
야, 슬슬 일어나지않으면
집에 못돌아간다구.
툭툭하고, 자고있는 소녀의 볼을 두들긴다.
유이치 = 으럇으럇~
쭈-욱 하고 뺨을 잡아당겨도 일어날생각을 않한다.
유이치 = 정말, 기절한것 처럼 자고있다...
이대로라면, 아침까지
자는게 아닐까?
나유키 = 곤란한걸...
유이치 = 어쩔 수 없어. 하루만 자게할까...
응...?
나유키 = 응, 그렇게 하지.
원래부터 나유키는 그렇게 생각하고있었던 것 처럼, 선뜻 내 제안에 찬동해주었다.
유이치 = 그러면, 불 끄고 나가자.
나유키 = .........
나유키가 턱에 손을 대면서, 멈춰서있었다.
유이치 = 왜그래?
나유키 = 가족들에게 연락하고싶어서, 연락처를 알 수 있는
물건을 가지고있나,
잠깐 찾아볼께.
유이치 = 그래. 그렇네. 그건 너에게 맡길께.
거칠은 나같은 녀석의 손보다는, 같은 여자인 나유키의 손으로 찾는편이 좋겠지.
나유키 = 그리고, 옷을 갈아입혀주려고하니까.
유이치 = 으응. 그대로 자면 자기불편하겠지.
그러면, 부탁할께.
나는 모든것을 나유키에게 맞기고, 물러나기로 했다.
나유키 = 응.
나유키의 대답을 듣고서, 문을 닫았다.
그 뒤, 2층에서 내려온 나유키의 말에 의하면,
소녀가 가진물건에서 신원을 증명할 수있는 물건은,
결국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 같다.
그때문에, 소녀의 가족에게도 연락은 할 수 없게 되었다.
무엇을 하려고 해도, 소녀가 눈뜰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
......
...
유이치 = ........
쿵, 하고 몸의 흔들림과 동시에 눈을 뜨자, 나는 이불에서 빠져나와
몸을 일으켰다.
자명종에 얼굴을 들이대고 그것을 흘겨본다.
...오전 1시
잠자리에 들어가있어도, 눈을 떠버렸다는 것은
아직 이불속의 따스함이 몸에 배지 않았던 탓이겠지.
그리고 그때 보통, 오줌이 마려워지기 마련이다.
유이치 = (화장실에 가볼까...)
일어나서, 방을 나간다.
복도의 바닥이 맨발을 찌르듯이 차갑게 느껴진다.
유이치 = .........
그 모르는 소녀가 자고있는 방앞을 지나갈때, 얌전히 자고있는지
신경이 씌였지만
엿보는 것도 내키지 않아서 그냥 지나쳤다.
1층에 내려오자, 아직 익숙해지지않은 화장실까지 어둠속을 걸어간다.
바스락바스락...
유이치 = ......?
바스락바스락...
무슨소리가 들린다.
그것도 상당히 큰 소리.
거대 바퀴벌레라도 기어다니고 있는 걸까.
유이치 = (.........)
야심한 미나세가의 부엌을 기어다니고있는 무수한 거대 바퀴벌레들.
그 한마리가 수세미솔 정도의 크기여서, 물 주변을 꿈틀거리며 시커먼 벽에 붙어서
올라가고 있다.
유이치 = (흐아---ㅅ! 상상하는 것 만으로 한기가 더해진다...!)
(라고해도, 그럴리가
없겠지...)
나는 실상을 확인해보기위해, 거실쪽으로 돌아들어가서, 부엌의 입구에 섰다.
소리 = 아으-ㅅ...
목소리가 들려온다.
소리 = 배고팠다구~...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것 같은걸...찾을 수 가 없단말야...
누군가가 냉장고를 바스락바스락하고 뒤지고있다.
...나유키일까.
소리 = 멋대로 이런 잠옷을 입히기나하고...
아으-ㅅ...배가 꾸룩꾸룩거려.
그렇게 저녁을 먹고 다시 일어나서... 치사한 녀석이다.
....좋아, 놀래켜줄까.
나유키는 신경계가 살아있는지도 의심될 정도로 둔감한 녀석이다.
이런 비일상적인 상황이 되더라도, 평소처럼 있을 수 있을까, 시험해보자.
나는 살짝 뒤로 접근해서는, 완전히 내팽개쳐져있던 곤약을 집어들어,
그것을
포장에서 꺼내어 나유키의 목덜미를 향해서 자세를 취한다.
그리고 팟, 하고 손을 놓는다.
물컹.
.........
목소리 =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ㅅㅅ!!!!!
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데굴------!!
쿠당--!! 휘---잉...쨍그랑---!!!
유이치 = 이,이런...
큰일이 되어버리고말았다...
설마 그 나유키가 이렇게까지 놀랠 것이라는 것은 계산 밖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쿵쾅쿵쾅하고 2층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지금의 소란에 일어나지않는다면, 이웃집이 공습을 당하더라도 자고있겠지.
깜빡깜빡하고 전기가 들어온다.
아키코 = 이런 밤중에, 이웃집에 폐가 돼요?
아키코씨가 걱정스런 얼굴로 부엌에 나타났다. 그 뒤에는 나유키도 있었다.
나유키 = 좋은 아침.
유이키 = .........
...너는 이 집에
몇명있는거야.
나유키 = .,.....?
뒤돌아보자, 찬장에 몸통박치기를 먹이고 머리로 접시를 깨고
엉덩방아를
찧고있는 사람은 나유키가 아니었다.
2층에서
자고있을 그 소녀였다.
소녀 = 하아...으윽...깜짝놀라서 죽는 줄 알았어...
아으--ㅅ...배가
고팠던것 뿐이었는데...
얼굴을 새빨갛게 해서, 지금이라도 울던가 화를 내던가할것 같았다.
아키코 = 어머머....
아키코씨는 아이라도 달래는것 처럼, 움직이지 않고있는 소녀를 돌봐주었다.
아키코 = 배가 고팠어?
소녀 = 아으-ㅅ...
무엇을 망설이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잠시 고민한 뒤
소녀는 , 응! 하고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아키코 = 그러면, 뭔가 만들어 줄테니까, 앉아서 기다려요.
이런 밤중에도 불구하고, 아키코씨는 에이프런을 걸치고 조리대에 섰다.
나유키 = 졸려...
유이치 = 자.
그렇게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나유키도 소녀의 옆에 앉아서,
야식이 나오기를 기다리고있었다.
유이치 = 하아...
그렇다고 장본인만 잘 수는 없겠지. 나도 같이 식탁에 둘러앉았다.
이런 한밤중에 가족들이 모여서(거기에 손님까지 같이) 야식을 먹는 집 같은 곳은
알지 못한다구. 나는.
유이치 = 지금도 늦지않았어. 연락처를 말해봐.
아키코씨가 만든 오차즈케를 휘적휘적 뒤섞고있던 그 소녀에게 나는 그렇게 권유했다.
유이치 = .........
소녀는 무언가를 생각하고있는지, 조개처럼 입을 꼭 다문채 였다.
나는 왠지 안좋은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서, 나 외에는 아무도 신경쓰는 기색도 없는것
같았고,
단순히 모두 느긋하게 오차즈케를 먹고있을 뿐이었다.
나도 오차즈케를 먹기 끝마치자, 따뜻해진 몸이 식기 전에, 빨리 돌아가기로 했다.
방에 돌아와서 자명종을 보자, 믿고싶지 않을만한 시간이었다.
유이치 = (...내일이 일요일이어서 다행이다.)
침대에 눕자,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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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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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 >
"아침~, 아침이야~"
......
"아침밤 먹고 학교가자~"
......
"아침~, 아침이야~"
......
유이치 = ...아침...인가?
눈을 비비면서, 이불에서 빠져나온다.
커튼에서 비쳐나오는 빛이 눈부셨다.
"아침밥 먹고 학교가자~"
유이치 = 오늘은 일요일이라구...
꾸욱!
자명종의 스위치를 끄고서, 시간을 본다.
...7시반.
무심코 어젯밤에도 자명종을 세트해버린듯 하다.
유이치 = 아무런 예정은 없었는데...
일어나버린 것은 어쩔수 없지...
유이치 = (어제의 꼬마의 일도 신경쓰이고말야...)
옷을 갈아입고서, 나는 방을 뒤로했다.
유이치 = (나유키는 아직 자고있겠지...)
어젯밤의 소동을 생각해보면, 깨우더라도 아마 일어나지않겠지.
나유키의 방을 그냥 지나치고, 그대로 계단을 내려간다.
아키코 = 잘 잤어요?
식탁에는, 역시나 나유키의 모습은 없었다.
게다가 어제의 소녀의 모습도 보이지않는다.
아키코 = 아침밥, 먹을거에요?
유이치 = ...아뇨, 조금 더 잘께요.
역시 어젯밤의 소동의 영향인지, 찬물로 세수를 해도 계속 머리가 멍하다.
아키코 = 잘자요, 유이치상.
그대로 방에 되돌아와서, 결국 낮까지 자기로 했다.
다시한번 자명종을 세트하고, 침대 곁에 둔다.
문득, 그 소녀가 마음에 걸렸지만, 곧 잠들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에 눈을 떳을때, 시계는 정확히 12시를 가리키고있었다.
철컥, 하고 식당의 문을 열자, 그곳에는 변함없는 소녀의 모습이 있었다.
그 테이블의 맞은편에는 이미 나유키도 앉아있었고,
점심식사의 준비가 되기를 기다리고있었다.
무엇보다도, 나유키에겐, 이것이 아침식사인거겠지
그럭저럭, 세사람 모두 말이없던(무엇보다, 나유키는 자고있던것 뿐이었을테지만)
사이에, 점심식사의 준비가 되었다.
유이치 = .........
너말야, 이거 먹고서,
바로 돌아가라구.
소녀 = .........
소녀는 변함없이 묵묵하게, 열심히 밥에 얹혀있는 날달걀을 뒤섞고
있었다.
뭔가의 쇼크로, 말을 잊어버리고있는게 아닐까. 그런 걱정스런 일에까지
생각이 미쳤지만, 실제 어제저녁때는 꺄아꺄아 소리를 질렀던 것을 기억해낸다.
그렇다고하면, 그 침묵이, 무엇인가 계략으로 보여서, 나는 이내 불쾌함을 느낀다.
유이치 = 부모님이 걱정하신다구.
소녀 = .........
유이치 = 대답안할거야?
소녀 = .........
어찌할 방법이 없으니까.
소녀는 그렇게 대답했다.
유이치 = 방법이 없어?
소녀 = 응, 방법이 없어~.
나유키 = 저말야, 얘, 자기에 대한것이 기억나지 않는 것 같아.
나유키가 말 수 적은 소녀의 박자를 맞춘다.
유이치 = 하아? 그건뭐야, '기억상실'이라고 하는 건가?
소녀 = 조금 멋지지?
유이치 = 바보냣!
딱~
나는 그 머리에 알밤을 먹였다.
소녀 = 아파~~~~앗! 왜 때리지 않으면 안되는거야-ㅅ!
유이치 = 그런건 거짓말이 당연한거야. 비극의 소녀인체나
하고말야,
아마 가출중이라
돌아갈 곳에 돌아가지 못하는 거겠지?
소녀 = 정말이라구~
유이치 = 나에게 생트집을 잡아서, 기절한체하고 이곳에
데려와진것도, 처음부터
계획한대로 겠지.
그게 내가 안고있던 걱정이었다.
눈앞의 소녀는 별 무리없이 이 집에 눌러살려고 하고 있다.
그것이 지금, 소녀의 기억상실 이라고 하는 거짓말에 의해서,
현실이 되려고 하고 있었다. '불안적중'이라는 것이다.
소녀 = 미웠던 것은 정말이야.
유이치 = 너, 말하면 할 수록 지리멸렬한다구. 기억상실아니었어?
그리고, 왜 내가
미웠던거야?
소녀 = 아으으...;
그 거짓말에서 생겨난 틈을 헤집자, 아니나 다를까, 소녀는 말을 잃었다.
유이치 = 곤란하게 보인다고해도, 아무도 감싸주지않는다구.
아키코 = 유이치상, 좀 말이 지나쳐요.
유이치 = 말하자 마자 감싸주지말아주세요! 아키코상!;
나유키 = 유이치가 나빠.
유이치 = 이봐, 나유키까지.; 내 입장을 조금은 생각해줘;
소녀 = 잘먹었습니다...
우리들이 말다툼하고 있는 사이에, 밥을 절반정도 남긴채로, 소녀가 자리를 일어섰다.
아키코 = 그만먹어도 되겠어?
소녀 = 응...
그대로 방을 뒤로하고, 2층에 올라가는 것이 유리창너머로 알아챘다.
나유키 = 아-아...
유이치 = 내가 잘못한거야!?
아키코 = 말이지나쳤어요.
유이치 = 잠깐만요~!
어떻게 생각하더라도,
저녀석은 가출소녀로
거짓말을 하고서 이곳에서 지내려고하는거잖아요.
게다가 상냥한 말같은
것을 걸어준 날에는, 그걸 기회로 기어올라서,
자신만만한 얼굴로
이 집에 눌러앉을게 틀림없어요.
아키코 = 그렇다 하더라도, 상대는 연하의 여자아이잖아?
유이치 = 그건 그렇지만...
집주인자신에게 그렇게 설득당하면, 내 걱정도 없어져버린다.
아키코상으로서 본다면, 그렇게되는것에 조금도 개의치 않는것이 틀림없다.
유이치 = 그러면말야, 나유키...
나유키 = 왜?
유이치 = 미안하지만, 조금뒤에 만나줘.
나 혼자로는 또 위험한
분위기가 될것같으니까.
나유키 = 응.
나유키가 뒷정리를 거드는게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2층의 소녀의 방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본다.
유이치 = 여어, 들어간다.
소녀 = 뭐야아-ㅅ
안에서 삐진 듯이 베게를 안고서 앉아있는 소녀가 내 얼굴을 보면서
불유쾌한 소리를 낸다.
유이치 = 그런, 그런 말투 쓰지마. 이야기하려고 온거야. 방에 들어가게해줘
나유키 = 저,
내 곁에서 나유키가 얼굴을 내밀고, 웃음을 짓고있었다.
나와 나유키와 그 소녀 셋이서, 원을 그리듯이 앉는다.
기억상실의 소녀와 나유키는 말이없고, 내가 말을 시작하기를 기다리고있었다.
유이치 = 그러면, 자기소개부터 시작할까. 나유키부터 시계방향으로.
나유키 = 나는 미나세 나유키. 나유키로 불러줘.
나유키가 그렇게 말하자 나에게 차례가 왔다.
유이치 = 나는 아이자와 유이치. 유이치로 불러.
나도 이름을 말하고, 소녀의 차례였다.
소녀 = .........
유이치 = 이봐, 빨리 말해.
소녀 = 기억이 없다고 말했는데...
유이치 = 으-음, 리듬좋게 차례가 돈다면, 생각없이 입을
놀려버리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신중한데.
소녀 = 그런짓해도 나오지 않는다구~! 정말로 기억이 없으니까!
유이치 = 그런말 하더라도...안그래?
나유키 = 나는 믿고있어. 기억상실이라는거.
나유키는 소녀의 말을 완전히 믿고있는 듯 했다.
같은 여자이고, 소녀는 나유키보다도 연하인 듯 해서,
나유키가 감싸주고 싶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 허위를 밝히는 것은 좋은 생각은 아니다.
여기서 나유키까지 적으로 돌려버린다면,
무엇을 위해서 이야기하러 왔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일단은 소녀를 집에 돌려보내는것만을 생각하자.
유이치 = 너, 뭔가 가지고있는 것 없어? 지갑이라던가.
소녀 = 지갑이라면 있지만...
그 곁에서 나유키가 고개를 흔들고있었다.
조사해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라고말하고 싶은거겠지.
하지만, 주의에 주의를 하자.
유이치 = 어디, 이리줘봐.
소녀 = 앗...
나는 소녀의 손에서 그것을 빼앗아 들고는, 내용물을 꺼내어 바닥에 늘어놓아갔다.
철저하게 조사해보는거다.
유이치 = .........
변변찮은 게 없네.
소녀 = 놔두란 말야~
유이치 = 1000엔지폐가 3장에 기한지난 CD할인권이 4장,
영수증이 3장, 전화카드가
1장에...나머지는 휴지조각들뿐이고...
멋질정도로 관계없는
것들 뿐이군.
정말, 지갑을 보더라도 수상하다.
여자아이가 가지고있을듯한 깜찍한 물건들은 없고,
마치, 떨어진 물건들을 그대로 유용하고 있는 듯한 세련되지않은 물건들이었다.
나유키 = 아, 사진.
팔랑하고 표 사이에서 게임센타의 프린트기에서 찍은 작은 12장짜리의
사진이
바닥에 떨어졌다. 친구정도는 찍혔겠지. 어느정도 도움이 될듯하다.
나는 손에들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런데, 사진에는 본인이 혼자서 찍혀있었다.
유이치 = 크으...너, 친구는 없는거야!
소녀 = 그거, 기억을 잃었던 뒤에 찍은 것인걸.
유이치 = 뭐가 아쉬워서, 이런걸 혼자서 찍을 기분이 든거냐구...
소녀 = 하지마, 같은 나이정도의 여자애들이 모두 찍으니까..
유이치 = 하아...
나는 머리를 벅벅 긁어댔다. 단서가 없다.
성과없음에 화가 나서, 그 씰(사진)의 한장을 벗겨낸다.
유이치 = 에잇-
그리고 그것을 주인의 이마에 붙여버렸다.
소녀 = 와앗, 뭐하는거야!
유이치 = 너라고 하는 증거야. 그걸 붙이고 마을을 한바퀴 돌고와.
나유키 = 같은 얼굴 2개가 나란히 있을 뿐이야...
유이치 = 그랬구나, 미안미안.
나유키 = 아-아, 불쌍하게도...
나유키가 그것을 떼어주며 소녀에게 건네주었다.
소녀 = 아우우....
소녀는 그것을 다시 씰의 시트에 되돌리려고 열심이었다.
하지만, 한번 떼어낸 씰따위가 붙였다고 하더라도, 곧 떨어지는게 당연했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작은틈에 되돌려넣자, 한숨돌린듯이,
시트와 함께 지갑 속에 넣었다.
뭐가 그렇게 소중한 것인가, 나로서는 전혀 이해가 되지않았다.
유이치 =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이야, 이제부터.
소녀 = ...기억이 돌아올때까지, 여기서 있을거야.
유이치 = 나유키, 경찰을 불러.
소녀 = 와앗, 왜그러는거야-?!
유이치 = 당연하지. 갈곳없는 신원불명의 여자아이를 맡는 것이 경찰이 하는일이야.
소녀 = 기다려-....그런거 싫단말야~
...무슨일이 있어서
그런 곳에 있었던 건지 알지못하고...
유이치 = 그래서 더욱 그렇잖아.
소녀 = 기억이 돌아올때까지 가만히 놔둬줬으면 좋겠어...무섭단 말야...
유이치 = 나는 네가 무섭다구.
소녀 = ...그렇지 않아.
유이치 = 하지만, 그렇잖아. '각오해!'라고 선고해오고말야..
소녀 = 그렇지만, 그건...
유이치 = 뭔데.
소녀 = 유일한 나의 길잡이 였으니까...
유이치 = 길잡이?
소녀 = 많은 것을 잊어버리고있지만, 단 한가지
만은 기억하고 있었던게 있었어.
그걸 당신 얼굴을
보고서 기억해냈어.
이녀석이 미워, 라고.
유이치 = ...대단히 보기싫은 길잡이군.
소녀 = 응...
유이치 = 라는건 대체 뭐야, 너는 나를 알고있다, 라고 하는 건가?
소녀 = 아마도...
유이치 = 하지만 나는 너를 모른다구.
소녀 = .........
유이치 = 사람을 잘못본거겠지. 기억상실이라고 한다면 더욱 신빙성이 없어.
소녀 = 하지만, 맞는걸.
유이치 = 어디에 근거가 있는거야.
소녀 = 말하고있으면서 점점 그렇다고 생각했어. 절대, 당신이 맞다고.
유이치 = 말한적까지 있었던거야? 정말인가...
소녀 = 정말이야.
유이치 = 언제야? 그게 유치원시절이었다면, 잊는일도 있겠지만...
소녀 = 우으....
소녀가 빤히 내 얼굴을 들여다 본다.
유이치 = 왜그래?
빡!
소녀의 주먹이 내 이마를 치고있었다.
유이치 = 아얏, 야! 갑자기 때리지마!
소녀 = 역시 보고있으면 화가 치미는 것. 맞아.
유이치 = 마음대로해, 이런 위험한 녀석과는 같이 있을수 없다구. 기각이야 기각.
소녀 = 아으으...
유이치 = 응? 나유키.
나유키 = 그러면, 이 집의 최연장자인 어머니께 물어볼까?
유이치 = 이봣, 그사람에게 물어본다면 Ok하는게 눈에 보인다구.
아키코 = Ok.
유이치 = 봐, 1초만에 승낙되어버렸잖아...
나유키 = 다행이야.
우리들은 부엌에서 바로 되돌아와서, 다시 방안에 모여있었다.
유이치 = 하아...뒤에 골치아프게 되지않았으면 좋을텐데...
소녀 = .........
유이치 = 이걸로 또 동거인이 늘어버린건가...
소녀는 한시름 놓았는지, 긴장되어있던 얼굴이 풀려있었다.
나유키 =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이름정도는 기억나지않아?
소녀 = 이름...
...아으....;
기억안나...
유이치 = 편의를 위해서도 정해두지 않으면 불편하니까
말야...
사츠무라 쿄코(殺村凶子)는
어때?
소녀 = 사츠무라 쿄코?
나는 한자를 쓴 종이를 보여준다.
퍽!
대답보다 먼저 정권찌르기가 날라왔다.
유이치 = 아야야....그 요란한 성격에 딱 맞잖아.
소녀 = 하아...기억날때까지 기다릴거야.
유이치 = 그러면 할 수 없네, 기억날때까지 사츠무라 쿄코로 부를테니까 말야.
소녀 = 으읏...그런거 싫어어~;
유이치 = 그렇다면 빨리 기억해내야겠네.
소녀 = 두고보라구-. 노력해서 아-주 예쁜이름을 기억해낼테니까-
무엇보다 울화통이 터졌는지,
소녀는 일어서서는 나를 내려다보면서 그런 식으로 말했다.
유이치 = 노력한다고 이름이 예뻐지냐.
소녀 = 아으읏-;
그리고 그대로 등을 돌리고는 터벅터벅 방을 나갔다.
유이치 = 저녀석...어디가는거지...?
나유키 = 글쎄말야...여기가, 저애의 방인데.
< 중략 >
시간이 남아서, 침대에 엎드려서 사온 잡지를 펼친다.
적당히 페이지를 넘기면서 저녁까지 시간을 보냈다.
유이치 = (그러면, 목욕탕에 들어갈까...)
오후 10시를 지나서, 더운물을 채운 목욕탕으로 향한다.
그러자...
쿵쾅쿵쾅쿵쾅...!
복도저쪽에서 기억상실소녀가 달려오고있다.
유이치 = 여어...
...엣, 이봐!
쿠당---!
말을 걸려고 손을 내밀은 모습그대로 몸통박치기를 당해버린다.
소녀 = 아야야야-...
복도에 엉켜서 쓰러져있는 두사람.
유이치 = 너말야...보통, 집안의 복도에서 정면충돌같은걸 하냐?
소녀 = 유이치가 잘못했어...이런곳에서 불쑥 튀어나오니까...
유이치 = 집의 복도를 달리는 네쪽이 절대 잘못한거라고 생각해. 지금 상황에선.
소녀 = 말하는게 지독하네, 유이치는.
유이치 = 어느쪽이 말야.
소녀 = 그것 보다, 모두 모아줘.
나의 손을 잡아당기면서, 일으키려고 한다. 정말 겨를없는 녀석이다.
유이치 = 무슨일이야...
담담하게 일어서서, 소녀에 끌려서 거실로 향한다.
소녀 = 저말야, 이름을 기억해냈어.
유이치 = 좀더 맞는다면 여러가지 일을 기억해낼지도 모르겠구나.
나는 주먹에 하아--하고 입김을 불어넣는다.
소녀 = 아냐,아냐-...아까의 충돌은 관계없다구.;
유이치 = 그래, 그거 유감인걸.
아키코 = 그래서, 이름은?
소녀 = 응. 마코토. 사와타리 마코토. 잘부탁해요-.
아키코 = 마코토구나. 그러면 그 이름으로 불러줄께.
나유키 = 잘 부탁해 마코토.
여성진들은 예상대로 느긋한 사람들이었다.
내일이라도 기억이 돌아와서, 이곳에서 나갈것 같은 녀석에게 잘부탁하고 뭐고없겠지.
나는 혼자, 인사를 하지않았다.
마코토 = 분한거지? 유이치.
마코토가, 의기양양한 얼굴로 우쭐해 있었다.
유이치 = 뭐가말야?
마코토 = 예쁜 이름이라서.
유이치 = 그런가?
마코토 = '유이치', 따위의 이름이 아니어서 다행이야-
유이치 = 나도 마코토가 아니라서 다행이야.
마코토 = 억지.
유이치 = 이름에 이기고 지는게 있냐. 대체 어디로 판단하는거야.
마코토 = 자기가 그 이름을 좋아하는가 어떤가.
마코토는 마코토의
이름, 아주 좋아하는걸.
확실히 그렇게 말하자면,
자신의 이름을 그렇게까지 대단히 여기며 좋아한다고는 말할수 없다.
유이치 = 졌다...
나유키 = ...?
아키코 = 자, 슬슬 목욕탕에 들어가지않으면 늦어버려요.
마코토 = 네, 내가 일번-!
아키코상의 말을 받아서, 양손만세를 하는 마코토.
유이치 = '네'는 한쪽 손이겠지, 바보.
마코토 = 유이치는 말이 많아-
목욕탕~
우당탕하고 거실을 나갔다.
유이치 = 저녀석이라면, 목욕물을 채우기 전에 옷을 벗을것 같은걸...
아니나다를까, 그 뒤에 목욕타올한장을 찾아헤메는 마코토가 발견되었던 것이었다.
목욕탕에서 나온채로, 마루에서 TV에 빠져있으니, 마지막 차례였던
아키코상이
유카타를 입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아키코 = 머리, 말리고서 자세요?
그것만 말하고는, 부엌으로 들어갔다.
아직 할일이 남아있는 것일까.
아키코상에게 자기전 인사를하고서, 나는 앞서 실례하기로 했다.
.........
......
...
유이치 = .........
자고있던 중이었을텐데, 어느사이엔가 어두컴컴한 천정을 올려다보고있었다.
요즘 추워진 탓인지, 밤에 자주 눈을 뜬다. 나는 몸을 뒤척이며, 그대로 눈을 감는다.
끼이.....끼....
유이치 = (응...?)
끼.....끼이.....
소리가 들린다.
그것은 복도의 마룻바닥이 비틀리는 소리. 그렇다면 누군가가
이 한밤중에
살금살금 2층의 복도를 걷고있다는 거다.
그런 수상한 짓을 할것같은 녀석은 이 집에 한사람뿐밖에 없다.
찰칵...
생각한대로 라고할까, 내 방의 문 손잡이가 돌려졌다.
.........
끼이...하고 문이 열리고, 한개의 그림자가 방안으로 미끄러져들어온다.
.........
소리 = 아하하....
그녀석은 의기양양한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내 잠자리 근처에 서서, 무언가를 부스럭부스럭 꺼낸다.
짜악! 하고 무언가를 개봉하는듯한 소리가 났다.
어두워서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 내 머리위에 말랑말랑 흔들리는 물체가 떠있었다.
...곤약이다.
지난저녁의 '보답'이라고 하는 건가?
소리 = 3,2...
성실하게 카운트다운까지 하고있다.
소리 = 1...
유이치 = 제로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나는 벌떡 일어나는 동시에, 마지막 카운트를 큰 소리로 외쳐버렸다.
소리 = 와아아아아아앗-!
쿵-
불을 켜보자, 곤약을 든채로 엉덩방아을 찧고있는 마코토의 꼴사나운 모습이 있었다.
마코토 = 아으으-ㅅ...깜짝놀랬다구...
유이치 = 뭐하고 있는거야, 너는.
마코토 = 에? 뭐라니...그게...
유이치 = 으음? 어젯저녁의 앙갚음에 실패하고, 또 꼴사납게 된건가?
마코토 = 그,그런거 아냐.
유이치 = 그러면, 뭐야. 이 곤약은 야식인가?
마코토 = 이,이거? 으...으응...
유이치 = 그러면, 먹어.
마코토 = 에? 지금?
유이치 = 지금 먹으려고 생각해서 포장을 뜯은거겠지?
먹을 생각도 없으면서
포장을 뜯거나하지는 않겠지.
마코토 = 아으으...;
유이치 = 자, 사양말고 먹으라니까.
마코토 = .........
덥썩~
우물우물...
씹더니, 맛을 본다.
유이치 = 맛있어?
마코토 = 맛이 없어...
울듯한 얼굴로, 작은 혓바닥을 내민다.
유이치 = 자, 한개 낼름먹어버리라구.
마코토 = 그런...이젠 배가 가득찼어...
유이치 = 이봐이봐, 잘 씹어먹어서 남기지 말라구. 예의에 어긋나잖아?
마코토 = 아우우...이지메다아-
덥석...덥석...
우물...우물...
덥썩...덥썩...
우물...우물...
마코토 = 우~웃...;
아키코 = 무슨일이야?
3분의 2정도 먹었을즈음에 반정도 열린채였던 문에서 아키코상이 들여다보고있었다.
아키코 = 또 이런 밤중에...
유이치 = 아뇨, 마코토가 곤약을 먹고있는 것 뿐인데요...
아키코 = 에?
마코토 = 아우우-...;
울어버릴듯한 얼굴로 마코토가 아키코상을 올려다본다.
아키코 = 그 상태 그대로? 그렇게 배가고팠어?
마코토 = 우-으...;
아키코 = 자, 따라와. 야식을 만들어 줄테니까.
마코토 = 에..그게...배는...고프지않은데요...
아키코 = 자, 괜찮아. 다음부턴 깨워줘. 화내지않을테니까.
말에 구슬려진듯이, 아키코상의 손을 잡고서 데려가진 마코토.
유이치 = 잘자.
나는 그 두사람을 배웅한 후 에, 조용해진 방을 둘러보면서 불을 껐다.
유이치 = 정말, 안면방해도 적당히지말야...
이불속에 들어가서, 다시 기분좋은 졸음을 느끼며 몸을 눕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