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타가와군 시리즈

체육제다! 키타가와군

아침, 등교 도중에 기묘한 인물들을 발견했다.
사와타리상은 기묘하지 않다, 기묘한건 여기에 유이치와 미나세상이 있는 거다.
나는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한다……
……아직 여유는 있었다.
나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이상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무척 쾌청하군」
  「뭔가 의미를 알 수 없는 아침 인사군」
무심코 말해 버린 것 같군. 아이자와가 다가 왔다.
  「창이라도 내려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어」
  「뭐냐, 그건!」
얘기 대로다, 아이자와.
사와타리상과 얘기하던 미나세상이,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내 곁에 다가왔다.
  「안녕, 키타가와군. 어제의 토크 라이브 쇼 재미있었어」
  「그 얘기는 그만둬어어어어!」
  「가만히 내버려둬어어!」
나와 아이자와는 동시에 외쳤다.
그래, 어제는 문화제였다.
그리고, 나와 아이자와는 불행한 우연이 겹친 결과, 토크 라이브 쇼를
하게 되어 버렸다.
토크 라이브 쇼는 왠지 대호평 이었지만, 나도 아이자와도 『이 날 있던 일은
기억에서 말소하자』 라고 마음에 굳게 맹세했다.
  「나유키, 그건 이제 잊어라. 사람은 내일을 보며 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대로다. 미나세상, 사람은 과거에 연연하면 전진할 수 없어」
  「키타가와! 마음이 맞는군」
  「아이자와! 우리들은 친구가 아니더냐」
꽉 끌어안은 우리들……주위에서 보면 수상하게 여길지도 모르겠군.

이런 짓을 하고 있다가, 결국은 학교까지 전력질주를 하게 되었다.

문화제 다음날인 오늘은, 체육제다.
그런 이유로 우리들은 체육복을 입고 현재 교정에 있다.
꾸며진 운동장은 아무리 봐도, '열심히 즐기자', 란 기분이 든다.
분위기는 중요한 거다
이틀 연속으로 축제를 하는 건 조금 힘들지만, 재미있으니까 괜찮겠지.
그런데……나는 대체 무슨 종목에 나가는 거지?
종목 발표 날은 감기로 쉬고 있어서 완전히 모르고 있었다.

체육제 관계는 모두 여자 위원장으로 있는 미사카에게 맡겨져 있기 때문에,
그 후에도 알 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내 종목을 잊었는데……마코토는 기억하고 있냐?」
아이자와가 옆에 있는 사와타리상에게 말을 걸었다.
  「우-읏, 마코토도 기억 안 나」
  「뭐, 그렇겠지. 원래, 털끝만큼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말야」
  「뭐야아」
치려고 했던 사와타리상을, 아이자와는 가볍게 피했다.
그대로 사와타리상은 지면에 넘어졌다.
  「아우-읏, 분해!」
앉은 채로, 지면을 '팡팡'치는 사와타리상. 엉뚱한 곳에 분풀이하는 건가.
때때로 느끼는 거지만, 사와타리상이 무척이나 어린애 같다고 생각된다.
츠키미야상이 어린애 같다는 것과는 별도로, 사와타리상은
어린애 그 자체라는 인상이다
기억상실이라고 했으니까, 의식의 깊숙한 부분이 아직 어린애 정도로 밖에
회복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안녕하세요」
그 때, 우리들을 발견한 여자아이가 말을 걸어 왔다.
차분한 느낌으로 조심스러운 여자아이다.
첫인상에서 살펴볼 때, 아마 후배겠지.
  「아아, 안녕 아마노」
  「아, 미시오-ㅅ. 저기, 유이치가 또 마코토를 괴롭혀」
사와타리상은 그 애에게 안기며, 응석부리는 것 같은 목소리를 냈다.
  「뭐, 그건 아닐 꺼야. 아마 아이자와상이 겸연쩍어서 그럴 꺼야」
후배 애는 '착하지', 하는 느낌으로 사와타리상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어느 쪽이 연상인지 모르겠다.
아니, 냉정히 생각하면 사와타리상의 정확한 나이도 불명이니까,
사실 두 사람의 나이 차는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보는 느낌이 사와타리상은 우리보다 1~2살은 연하 같다는 건 확실하다.
  「……아마노, 태연히 화낼만한 일을 말하지 말아 줘. 나는 이런 녀석 싫다」
  「마코토도 유이치는 제일 싫어. 메-롱」
  「흥이다」
대체 몇 살이냐, 너희들.
  「그런데 아이자와」
  「메롱메롱메롱메롱이다……?, 앙?」
이런 놈을 친구로 해도 괜찮을까, 라고 생각 안 해본 적도 없지만
나는 얘기를 계속했다.
  「너……정말로 많은 여자를 알고 있구먼」
  「진지하게 말하지 마! 」
그럼 전교방송으로 말해주길 원하는 거냐? 아이자와군.
  「어쨌든, 이 애는 후배중의 한 명인 아마노 미시오
     ……이녀석은 악우(惡友) 키타가와다」
어물어물 넘기며 아이자와가 서로를 소개했다. 역시 그녀는 후배인 듯 하다.
  「첨 뵙겠습니다, 키타가와상」
  「잘 부탁해」
공손하게 인사하는 아마노상. 예의바른 아이다.
  「저기저기, 미시오는 어디에 나가는지 기억해?」
  「나는 종목 결정 때에 빠져버렸으니까……」
  「아, 생각났다! 나도 마코토도 종목수 관계로 빠졌었지」
아이자와가 '탁'하며 손을 친다.
과연, 그럼 없었던 나도 낙오 조(組)란 거군

.
  「마코토와 아이자와상도 인가요……하지만, 낙오된 사람은 프로그램
     마지막 종목에 나가는 걸로 들었습니다」
  「마지막 종목? 키타가와, 뭔지 아냐?」
나는 프로그램 일정표를 뒤적거려 본다.
이상한 것이 많이 있군……골판지 무한궤도 달리기에 포복 전진경주, 눈 가리고
유도 레이스에 평균대 위에서 달리기, 이 다이야끼 물고 뛰기는 대체 뭐냐?
틀림없이 우리 반 출전선수는 츠키미야상이겠지.
  「저-기, 마지막 종목은 『의상 갈아입고 달리기]네요』
  「의상경주인가……. 이봐 키타가와, 굉장히 싫은 예감이 들지 않냐?」
  「아아, 동감이다」
예상대로, 란 걸까, 뭐라 할까, 싫은 예감은 약속이나 한 듯 적중한 거였다.
  「키타가와……나는 이 종목을 생각한 놈을 실컷 때려주고
     싶은 충동이 들고 있다」
  「말 마라, 아이자와. 그건 참가하는 남자 전부가 생각하고 있는 거다」
이 의상 입고 달리기는 남녀 페어다, 여자가 의상을 입고 한바퀴 뛰면 남자가
그 옷으로 갈아입고 한바퀴 뛰는, 그것을 두 번 반복하는 듯 하다.
요컨대 라스트 한바퀴는 남자가 여자를 업고 달리는 것 같다.
이건 승패관계가 없는 즐기기 위한 경주이기 때문에, 아이자와와 사와타리상,
나와 아마노상이 출장하게 되었다.
뭐, 여기까지는 그런 대로 좋다.
문제는 현제, 사와타리상과 아마노상이 입고 있는 의상이다.
사와타리상은 프릴드레스, 아마노는 세라복이다.

결국, 다음 한바퀴 때에 우리들은 저걸 입고……
  「싫다아아아아아아아!」
  「살려줘어어어어어!」
나와 아이자와의 혼의 외침도, 허무한 메아리일 뿐이었다.
현실은 무정한 것, 그럭저럭 사와타리상들이 한바퀴를 돌고 여기까지 왔다.
우리들은 아무래도 저것을 입지 않으면 안 되는 듯 하다.
요컨대 체육복 위에 입기로 되어 있기 때문에 탈의실 같은건 없다.
  「기다리셨습니다」
조금 가뿐 숨을 내쉬면서 아마노상이 내 앞에 온다.
  「나는 세라복을……입는 건가」
  「키타가와상이라면 잘 어울릴 꺼라 생각해요」
  「전혀 기쁘지 않아!」
  「아하핫, 농담이에요」
아마노상은 웃어 보였다. 어두운 느낌의 아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아닌 듯 하다.
세라복 한 벌을 건네 받은 내가 옷을 입고 있는데, 옆에서 아이자와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마코토! 빨리 벗어라! 이미 키타가와는 갈아입기 시작하고 있지 않냐!」
  「자, 잠깐, 유이치! 싫어! 이상한 곳 만지지 마!」
  「……큭, 아무래도 좋으니까 빨리 해」
  「호색가! 변태! 엣치! 치한! 엿보기 악마!」
  「괜찮으니까 빨리 해!」
보지 않아도 어떤 사태인지 알겠다.
그 사이에 나는 옷을 갈아입고 달려나갔다.
아마노상이 웃음을 참으며 전송해 주었다.
나를 비웃고 싶을 때 실컷 웃는 것이 좋아, 아마노상.
  「아하하하하-ㅅ, 유이치, 안 어

울려」
  「시끄러워!」
뒤에서 그런 소리가 들려 온 걸로 봐서, 아이자와도 갈아입기를 끝낸 듯 하다.
하지만, 스커트라는 건 달리기에 적합하지 않다.
바람에 날려 몸에 엉겨붙어서 성가시기 이를 데 없다.
  「어이, 키타가와. 잘 어울리는데?」
아이자와가 이미 내 옆에 나란히 있었다.
그런가, 아이자와는 매일 아침 댓쉬로 단련되어 있었지.
  「뭐어, 아이자와. 너 정도는 아냐」
  「헤헤헤헤헤헤」
  「하하하하하하」
기분 나쁜 미소를 띄우면서 달리는 우리들
프릴드레스와 세라복을 입은 남자 2명이 서로 미소를 머금고 있다
……분명히 기분 나쁜 광경이겠지.
이러쿵 저러쿵 하는 사이에 한바퀴가 끝나고, 바톤 터치다.
릴레이 존에서는 사와타리상들이 2바퀴째 의상을 입고 기다리고 있었다.
사와타리상은 고양이 옷……매우 잘 어울린다.
그리고 아마노상은……웨딩드레스였다. 부케까지 가지고 있다.
  「핫핫핫, 키타가와. 다음은 결혼의상이군」
  「말하지 마아아아아아!」
그럭저럭 바톤 터치도 끝나고, 우리들은 기다리고 싶지도 않은 사와타리상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와타리상과 아마노상은 역시 체력의 차이가 있는 것이려나, 사와타리상 쪽이
아주 조금 빨리 릴레이 존에 도착했다.
  「죄송해요」
아마노상이 돌아오고 나서 그렇게 말한다.
서둘렀던지 숨도 가쁘게 쉬고 있다. 될 수

있으면 도움을 받지 않는 성격인 듯하군.
  「별로 상관없어, 그런데 이 웨딩드레스, 어떻게 입는 거지?」
  「이 드레스는 옛 연극용 같아요. 등에 커다란 지퍼가 달려 있어요」
  「과연」
얘기하면서 옷을 갈아입는다. 간단히 입을 수 있었다. 체육복 위에 입어서
무척 거북했지만…
  「부케는 제가 가지고 있을까요?」
  「괜찮아?」
  「다음이 마지막 한바퀴니까, 키타가와상은 저를 업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완전히 잊고 있었다. 마지막에는 여자를 업는 규칙이었었지.
나는 아마노상을 업기 위해 몸을 굽혔다.
그러자, 옆에 있는 아이자와가 보였다.
  「야, 마코토. 빨리 업혀」
  「…에, 응. 에헤헷, 어부어부」
사와타리상은 무척 기쁜 듯이 아이자와의 등에 타고 있었다
뭔가 애정 넘치는 형제 같은 느낌이었다.
  「키타가와상, 부탁이니 무겁다거나 하는 말은 말아 주세요」
아마노상이 작게 얘기하면서 등에 탔다.
  「전혀 가벼우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사실, 아마노상은 무척 가벼웠다.
눈으로 봐도 가냘픈 여자아이였기에, 무겁지 않을 꺼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렇게, 간신히 달려나갔다.
아이자와보다 한 템포 늦어 버렸다.
  「……♪」
  「야 마코토, 뺨 문지르지마. 달리기 어려워」
  「♪♪」
  「어잇! …………할 수 없군, 너는」

앞을 달리는 아이자와들로부터 그런 목소리가 들려 왔다.
  「저 두사람, 역시 형제 같군」
  「마코토는 어떤 형태로든 쭉 아이자와상 곁에 있으면 행복한 거예요」
  「에?」
혼잣말한 건데 등에 있는 아마노상에게서 답변이 있어서 놀랬다.
잠시 후, 아마노상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키타가와상. 저, 기적을 봤어요」
  「그러냐, 그럼 TV 기적체험에 나가라」
  「아뇨아뇨, 체험한 건 아이자와상과 마코토이기 때문에, 저는 무리예요」
앞을 달리는 사와타리상과 아이자와에게서 또 웃음소리가 들려 왔다.
저 두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무척 즐겁고 행복하게 보였다.
  「그것 참 아깝게 되었군」
  「정말이에요」
아마노상이 작게 웃었다.

경주를 끝내고 우리 반 집단에 돌아갈 때, 아이자와는 갑자기 말했다.
  「저기 키타가와……너, 언젠가 마코토와 나와의 관계를 물었었지」
  「그런 적도 있었군」
  「마코토는, 가족이야」
수미터 앞을 들떠서 달리는 사와타리상을 보면서 아이자와는 눈을 가늘게 떴다.
  「후훗, 무척 예뻤었어」
반 집단에 돌아오자 미사카가 말을 걸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신경 쓰이는 건 미사카의 손에 있었다.
  「저기, 그거, 카메라로 보이지만……」
  「그래, 전화기로는 보이지 않아」
  「미, 미사카, 뭐 하는 거냐?」
  「신문부의 친구에게 부탁받아서, 사진을 찍었어」
무척이나 싫은 예감이 엄습해 온다.
  「뭐, 뭐를……?」
  「키타가와군, 무척 미인이었어」
  「필름을 내놔아아아아아아!」
다음 교내신문에, 나의 세라복 모습과 웨딩드레스 모습이 게재된 건
말할 필요도 없겠지.
요컨대 『의상 갈아입고 달리기』를 발상해낸 쿠제라는 인물은, 나중에
형용하는 것도 두려운 모습이 되었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