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타가와군 시리즈

여름방학이다! 키타가와군

  「키타가와, 여름 하면 뭐가 떠오르냐?」
방에 들어오고 나서, 나의 침대 옆에서 아이자와 놈이 말을 건다.
  「……감기다」
계절은 여름.
지금은 여름방학.
그리고 나는 여름답게……, 여름감기에 걸려 있다.
  「……그런데, 그런 걸 듣기 위해 일부러 내 집까지 온 거냐?」
  「아니, 일단은 병문안 온 거지만……」
그 마음 만은 확실히 고맙게 생각해.
말하자면 병문안을 와 준건 아이자와뿐.
조금 화려한걸 기대했지만, 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지.
……하지만, 아이자와가 온 건 솔직히 기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왜지?
아이자와의 과거의 행각 탓이려나…….
  「맞다 맞어, 일단 병문안 선물을 가지고 왔다. 받아라」
  「……정말이냐?」
설마 아이자와가 거기까지 신경을 쓸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역시 믿을 만한 건, 둘도 없는 친구뿐이군.
  「아아. 이것 이상 없을 정도로 환자에게 좋은 거다」
  「무슨 과일이냐?」
보통이라면 복숭아 통조림이지만…….
  「아깝게 되었구먼. 먹는 음식이라는 점은 같지만, 이건 어디서나 만능이다」
만능의 음식……?
환자에게……?
우-응, 상상조차 안 되는군.
  「……이런 이유로 받아 줘, 키타가와」
그리고, 아이자와는 천천히 꺼냈다.
  「……」
  「……」
……파.

  「……」
  「……」
  「……저기, 이걸 나보고 어쩌라고?」
  「일단, 『만능 파』 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될 리가 없겠지…….
  「그리고 옛날부터 '감기에 걸리면 파를 머리에 감는다'고 했지?」
  「미신이라고 생각되는데……」
  「세세한 건 신경 꺼라. 자, 받아 줘」
  「아니, 그 마음만으로 충분하다」
  「사양하지 마. 나의 사비를 털어서, 10단이나 사 왔으니까 말야」
파 묶음을 건네는 아이자와.
아이자와 녀석은, 오늘도 어디까지나 아이자와였다…….
  「자, 사양 말고 쭈~욱 들이켜 줘」
  「먹을 것 같냐!」
  「그럼, 역시 몸에 감아 줄까?」
  「아이자와가 실제로 보여준다면 생각해 볼지도 몰라」
  「아니, 나는 정상이니까……」
10단의 파를 놓고 회화를 하는 우리들…….
객관적으로 볼 때, 아니, 주관적으로 바도, 무척이나 우스꽝스러운 광경일거다.
  「뭐, 농담은 이 정도로 하고……」
얘기하면서, 파를 나의 침대 옆에 놓는 아이자와.
……나중에 확실히 가지고 돌아가라.
  「생각보다 상당히 건강한 것 같군, 키타가와」
  「아아, 이미 치료받았으니까 말야. 내일은 완쾌될 꺼라 생각해」
  「그거 다행이군.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지」
  「본론?」
  「아아. 감기가 나으면, 키타가와는 내일 시간이 나는 거지?」
  「그

야 비어있지만……, 뭔가 하려는 거냐?」
  「내 주최는 아니지만, 그럴 참이다. 그런데 키타가와, 여름 하면 뭐가 생각나?」
  「그러니까 여름감기……」
  「같은 개그는 때려 쳐」
아니, 나도 개그를 할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그럼, 질문을 바꾸지. 산과 바다 어느 쪽이 좋냐?」
  「어느 쪽이라 하면 산이려나」
역시 여름의 피서지는 산이겠지.
결코, '내가 수영을 못 하니까 바다는 좋아하지 않아' 라는, 그런 의미는 아니다.
……아마도.
  「그러냐, 그거 다행이군. 실은……」

  「와-. 바다예요. 무척 크네요」
시오리쨩이, 조금은 들떠서 소리를 지른다.
버스에서 내리자, 거기는 해수욕장이었다.
그래, 바다다.
문자 그대로 바다다.
어디에서 어떻게 봐도, 이리 저리 봐도 바다였다.
  「……아이자와」
나는 아이자와의 어깨를 꽉 잡았다.
  「응, 뭐냐? 키타가와군」
  「어제는 『산에 간다』 라고 얘기하지 않았던가?」
  「그런 걸 얘기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은 듯 하지 않은 기분이 드는
     오늘의 이 순간이라고 해도, 이 눈부신 태양과 시원한 모래사변이
     우리들에게 파랑새를 데려다 줄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냐?」*
  「의미를 모르겠어……」
  「나도 전혀 모르겠다」
  「저기 말야…」
  「뭐, 여기까지 온 이상, 포기해라」
  「……확실히 지금 다시 돌아갈 생각은 없지만」
수영복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 내가 수영할 필요는 없겠지.
  「오오, 그래. 자 이거」
아이자와가 나에게 슈퍼에서 파는 것 같은 작은 비닐봉투를 건넸다.
  「뭐냐, 이거?」
  「키타가와가 잊은 물건이다」
안을 보자, 거기에는 내 수영복이 있었다…….
  「어째서, 아이자와가 나의 수영복을 가지고 있는 거얏!」
  「뭐냐, 훈도시(*) 쪽이 좋은 거냐?」
  「그런 게 아냐! 어떻게 내 집에 있을 내 수영복을 가지고 있는

거냐!」
  「키타가와. 어제, 내가 뭣 때문에 일부러 너의 집에 갔을 거라 생각 하냐?」
……왜, 왠지 용의주도한 녀석.
아이자와가 혼자서 병문안을 오는 것 따위,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었지만…….
  「저기 키타가와군, 어제까지 감기였다고 들었는데 괜찮아?」
버스에서 내린 미사카가 내 쪽을 본다.
  「아아, 이미 확실히 체력은 풀이다」
  「그럼 다행이야. 무리하게 권한 것 같아서 조금 걱정했으니까」
그래, 여기에 온건 실은 미사카들이 권해서다.
그것도 엄밀히 말하자면 시오리쨩의 덕분인 듯.
아무래도, 시오리쨩이 상점가의 경품 뽑기에서 무료숙박권이 당첨 된 것 같다.
그것이 4명분의 숙박권이었기 때문에, 나와 아이자와를 권유해서,
지금에 이른 것이다.
  「유이치상, 빨리 가요」
그 시오리쨩은 무척 활기차게 떠들고 있다.
  「저 애……, 바다에 오는 건, 처음이야」
  「그러냐?」
  「으응. 지금까지 시오리와 함께 이렇게 멀리까지 온 적 없었으니까……」
불쑥 말하는 미사카.
  「빨리 가자. 시오리와 아이자와군, 이미 저렇게까지 걸어가 버렸어」
그렇게 말하며 언제나의 미소를 짓는 미사카.
앞을 보자, 확실히 시오리쨩과 아이자와는 이미 수미터 앞을 걷고 있었다.
미사카와, 그 동생 시오리쨩.
둘에게는 뭔가 내가 모르는 사정이라도 있는 것일까…….

남자의 옷 갈아입기는 빠르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모래사장에 나왔는데도, 아직 미사카들의 모습은 없었다.
미사카들이 어떤 수영복을 입고 올까, 기대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지금의 내 심경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아무래도 수영을 해야 하나…….
여기까지 온 이상, 이미 도망친다는 건 무리겠지.
어떻게 되려나…….
  「기다리셨습니다」
내가 머리를 감싸고 있자, 뒤쪽에서 시오리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심플한 원피스 수영복이다. 곳곳에 프릴도 달려 있다.
귀여운게 무척 시오리쨩답다.
  「시오리, 어째서 수영모자 같은걸 가지고 있냐?」
아이자와가 그런 말을 한다.
얘길 듣고 보니, 확실히 시오리쨩은 수영모자를 가지고 있었다.
  「저기…, 그러니까 수영할 때는 수영모자를 쓰지 않는 건가요?」
  「초등학생의 수영이 아냐……」
  「…우으~」
  「뭐, 어울리니 할 수 없을려나」
그건 시오리쨩이 어린아이 같다고 암시하는 거야, 아이자와…….
  「……그런 얘기하는 사람, 싫어요」
당연히, 시오리쨩이 '부'하며 뺨을 부풀리고 있다.
  「시오리, 잊은 물건」
시오리쨩의 뒤에서 미사카도 모습을 보인다.
…….
……놀랍다.
미사카의 수영복은 굉장히 대담한 검은색 비키니였다.
머리를 뒤로 묶고 있었고, 허리에는 짧은 끈을 두르고 있었다.*
뭐라고 하면

좋을까……, 굉장히 잘 어울린다.
  「에, 뭐? 언니」
  「자, 이거」
  「아…… 고마워, 언니」
미사카는 시오리쨩에게 커다란 비닐 뭉치를 건넸다.
부풀기 전의 비치볼이라 하기엔 조금 크게 보이지만…….
  「시오리, 뭐냐 그건?」
나와 같은걸 생각하는 건지, 아이자와가 시오리쨩에게 묻는다.
  「비닐보트에요. 일단, 바다에서 타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시오리. 그거 어떻게 부풀릴 생각이야?」
  「저기……, 어떻게 하죠」
완전 잊고 있었다, 란 느낌으로 시오리쨩이 쓴웃음을 짓는다.
  「무슨 소리하는 거야? 발로 밟아서 공기를 넣는 기계, 그거 가지고 있지 않아?」
  「언니, 가지고 오지 않았어?」
  「나, 시오리가 가지고 올 거라 생각했을 뿐……」
미사카가 쓴웃음을 짓는다.
…….
왠지 싫은 예감이 든다…….
아무래도 내가 제비뽑기에서 탈락하는 쪽으로 향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문득, 그런 생각한 때, 아이자와와 눈이 마주쳤다.
  「그런가. 해 보지 않겠나, 키타가와」
  「뭐냐앗!」
  「아니, 키타가와의 눈이 『하고 싶어』 라고 하소연하고 있어서」
  「그건 아이자와의 엄청난 눈의 착각이다」
분명히 저 커다란 비닐보트를 폐호흡만으로 부풀리는 건 상당한 재간이다.
여기서 물러설 수 없어.
결단코, 저항해야햇!
하지만, 가위바위

보는 잘 못한다는 게 꽃놀이 때의 학습으로 알았다.
다수결이 수의 폭력이란 것도 축제 때에 확실히 새겼다.
그런 나에게 남은 무기는 단지 하나.
절대로 하지 않겠다 라 하는 강한 의지다.
충분한 자기주장을 하면, 아이자와도 무리하게 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자와. 미안하지만 나는 하지 않을 테니까 말야」
단호하게 거절한다.
그래, 오늘의 나는 언제나의 나와는 달라.
  「그럼, 지금 바로 수영하러 갈까? 키타가와」
  「기쁘게 해 주겠습니다」
아악, 약해, 나는…….

비닐보트와 씨름하는 것.
어디를 봐도 폐활량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 밖에 생각되지 않아…….
이윽고 의식이 몽롱해지는 순간, 간신히 비닐보트를 완전히 부풀리는데 성공했다.
  「…하아, 하아, 하아…」
보통으로 호흡하는 것도 괴로울 정도다.
  「고맙습니다. 키타가와상」
  「수고했군, 키타가와」
  「…처, 천…, 만……, …해…」
모래사변에 털썩 주저앉아 버린 채, 나는 간신히 대답했다.
  「그럼 키타가와의 노력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일단 바다까지 갈까」
  「예, 즐겁겠어요」
아이자와와 함께 바다로 향해 걸어가는 시오리쨩.
  「아……. 언니는 어떻게 할꺼야?」
  「나는 괜찮으니까, 시오리는 아이자와군과 놀다 와」
  「아, 예-에. 언니 방해는 안 할게요」
  「저~기, 시오리. 뭔~가 오해하고 있지 않아?」
  「저, 저기……, 유이치상, 기다려 주세요」
미사카의 말에서 도망치듯이 아이자와 쪽으로 달려가는 시오리쨩.
  「정말이지……」
크게 한숨을 쉬는 미사카.
  「괜찮냐?」
  「뭐, 키타가와군을 놔두고 혼자 즐기는 건 조금 양심에 찔리니까 말야」
미사카가 사뿐히 내 옆에 앉는다.
수영복, 그것도 상당히 대담한 비키니 모습의 미사카.
왠지, 시선을 둘 곳이 없어서 상당히 곤란하군…….
...하면서도, 계속 곁눈질로 힐끔힐끔 미사카의 수영복

모습을 봐 버리는 것은
불쌍한 남자의 천성이겠지
  「왜그래?」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미사카가 내 쪽을 향한다.
과연 이라는 건가, 감 하나는 좋다.
  「좋아. 슬슬 바다에 왔으니 바다다운 놀이를 해 볼까」
얼버무리려는 듯이, 나는 그렇게 얘기하며 일어섰다.
  「뭐 할까? 시간 많으니까 나도 함께 어울려 줄께」
  「그럼, 조개 캘까?」
  「이런 한여름의 건조한 모래사변에서 조개가 잡힐 리가 없잖아……」
  「우…」
미사카가 냉정히 말한다.
  「그럼, 모래장난 할까」
  「우리들, 고등학생이지만……」
이번에는 곤란한 듯한 목소리였다.
  「그렇게 수영하기 싫은 거야, 키타가와군?」
  「수영하고 싶지 않아 라고 말하기 이전에, 수영 못 하니까, 나는……」
  「……아. 그러고보니 그랬지」
생각났다는 듯이 마사카가 손을 `탁' 친다.
역시, 나 따윈 미사카는 안중에도 없는 거겠지…….
  「그럼, 좋은 기회니까, 내가 수영하는 법 가르쳐 줄까?」
  「어?」
  「특별히 물 공포증 같은 건 아니겠지?」
  「아, 응」
  「그럼, 괜찮아.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있다고 생각해」
  「아, 알았어. 부탁해」
  「응, 맡겨 줘」
그대로 미사카에게 잡혀가듯이, 나는 바다 속까지 끌려갔다.

아무래도, 각오를 단단히 하지 않으면 안될 듯…….

  「저기, 물에 뜨는 건 할 수 있겠지?」
나와 미사카는, 가슴 정도까지 수면이 차는 장소에 있었다.
  「뭐, 뜨기만 이라면……. 그 대신, 숨을 쉴 수는 없지만……」
언제나 숨을 내쉬기만 하면, 물을 마셔서 빠져 버리는 거다.
  「혹시, 얼굴을 옆으로 향하지 않고 숨을 내쉬는 거 아냐?」
  「일단,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말야. 아무래도 몸이 안 따라주고 있지」
  「저기, 그러면 내가 수영하고 있는 키타가와군의 한족 팔을 잡아 줄 테니까,
     그렇게 해서 숨쉬기를 해 보는 것이 좋겠지?」
  「왠지 익숙하잖아, 미사카?」
  「시오리에게 수영을 가르친 건 나니까」
그렇게 얘기하며 웃는 미사카.
수영도 잘해, 공부도 잘해, 뭐든지 할 줄 아는군, 미사카는...
  「아, 그러고 보니 키타가와군은 물 속에서 눈은 뜰 수 있어?」
  「아니……, 못 해」
정직하게 답했다.
말하자면 나도 미사카도 고글은 가지고 오지 않았다.
  「그래, 조금 안심했어」
  「어째서?」
  「뭐, 뭐어, 여러가지로」
조금 얼굴을 붉히며 말하는 미사카.
내가 물 속에서 눈을 뜨면 뭔가 곤란하기라도 한 걸까…….
핫!
갑자기 정신이 든다.
자, 여기서 상상해 보자.
나는 미사카에게서 거의 정면에서 한쪽 팔이 붙잡혀서,
물에 떠 있는 형태로 되어 있다.
혹시 그

때, 내가 물 속에서 눈을 뜨게 된다면 보이는 광경은……
미사카의 허리와 정강이….
좋앗, 왠지 급격히 할 마음이 생겼다.
  「이상한 걸 생각하고 있는 얼굴이네」
  「저, 저저저, 전혀 그런 적 없어」
  「목소리가 떨리고 있어」
미사카가 `찌릿`하며 차가운 눈으로 본다.
  「좋아, 그럼 슬슬 시작하자」
  「왠지 신경쓰이네……」
말하면서도, 미사카가 내 한쪽 팔에 살며시 손을 댄다.
물 속에서는 그 정도로 잡아주는 걸로도 충분한 것 같다.
  「좋아, 그럼 간다」
  「에에, 힘내」
기를 쓰고 물에 떠서, 미사카에게 한쪽 팔을 지탱 받으면서 수영한다.
한쪽 팔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안심이 되었다.
물장구.
그 정도는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나아간다.
그리고, 숨쉬기지만…….
팔에 기대듯이 해서 옆을 향해 얼굴을 들어올렸다. 웃차.
  「어머, 꽤 하잖아」
오오. 약간은 물을 마셨지만 성공했다.
왠지 감격스럽군…….
그 대로 있을 정도로 순조롭게 나아가서, 이윽고 마음에도 여유가 생겼다.
왠지 눈을 뜰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걸 생각해 버린다.
라고, 하기 보단 건강한 남자라면, 여기서 눈을 뜨려고 노력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거겠지.
……아마도. 틀림없이……. 어쩌면…….
자기정당화, 끝.

좋아, 눈을 뜨자.
떠보는 거야.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결심이 서지 않았다.
두려울 게 뭐가 있냐, 얻는 것이 더 많지 않나!
지금이야말로, 눈을 뜰 때다.
좋아, 뜬닷!
하고, 눈을 뜨려는 순간, 갑자기 등에 마비되는 것 같은 아픔이 느껴졌다.
  「콜록!」
『아파』라고 말하면서 잔뜩 물을 마신다.
그리고, 아파서 무의식중에 몸을 비틀어 버렸기 때문에 떠 있던
몸이 발부터 가라앉기 시작했다.
  「…!?」
……발이 닿질 않아?
어느 사이에, 이렇게 깊은 곳까지 온 거지?
어떻게든 뜨려고 필사적이었지만, 그것은 더욱 물을 마시기만 할뿐이었다.
……이런, 완전히 가라앉아 버린 것 같군.
의식이 멀어져 가는걸 감각으로 확실히 알겠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가 등에서 목과 허리를 '꽉' 붙잡는다.
확실하게 나를 지탱해 주고 있다, 어딘가 부드럽고 따스한 감촉.
  「키타가와군, 정신 차려」
……미사카?
어렴풋이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의 의식은 어둠에 잠겼다.

의식이 돌아온다.
새파란 하늘이 보였다.
  「키타가와상, 괜찮아요?」
  「다행이야…. 의식이 돌아오지 않으면, 나…어떡할까 생각했어……」
미사카와 시오리쨩이 내 얼굴을 보고 있었다.
둘 다, 눈에 눈물이 고여 있다.
  「나…? 어떻게 된 거지?」
  「미안해, 키타가와군. 괜찮을 거라 생각해서, 깊은 곳까지 갔는데……」
  「그런가, 나, 기절한 건가……」
정말 한심하군, 나는…….
  「갑자기 해파리에게 찔렸으니까, 무리하지 마」
그런가, 그 등이 쑤시는 것 같은 아픔의 원인은 해파리인가.
저런 뼈도 없는 것 같은 녀석에게 당하다니……, 왠지 한이 되는군…….
그건 그렇고, 의식을 잃을 때에는 정말로 큰일이라고 생각했지.
  「……!」
거기서 굉장한 사실을 눈치챘다.
그래, 나는 의식을 잃었던 거다.
그리고, 이렇게 물에 빠진 자에게는, 보통은 구조법이 행해진다.
물을 대량으로 마셔서 의식을 잃은 요구조자에 대한 무척이나 대중적인 구조법…….
  「……」
그러고보니, 어째서 아이자와의 모습이 안 보이지?
  「……」
전신에서 냉기와 땀이 나오는 것을 느낀다.
  「서, 설마……」
끼끼긱 하며 목을 돌리자, 바로 아이자와의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다.
거기에는 아이자와가 자신의 머리를 감싸고 웅크리고 있었다.
마치 현실을 부정하듯이…….

  「서, 서, 설마……, 설마, 설마아아아앗」
인공호흡(人工呼吸)…….
인공호흡(じんこうこきゅう)…….
마우스 투 마우스…….
타인의 입에 자신의 입으로 숨을 불어넣는 구조법…….
혹시…, 아이자와가……, 아이자와 녀석이이이이!
  「싫다아아아아아아아아!」
  「나도 싫었다아아아아아!」
나의 외침에 호응하듯 아이자와가 외친다.
그 외침이 나의 악몽 같은 상상이 현실이라는 걸 긍정한다.
나의…….
나의 첫키스가아아아…….
  「우와아아아아아아!」
  「우와아아아아아아!」
여름의 해변에 남자 둘의 비통한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여관에서의 방 배정은, 당연하지만 나와 아이자와,
미사카와 시오리쨩으로 나뉘었다.
하지만, 방에 왔어도, 나와 아이자와는 모든 것을
불태운 듯이 새하얗게 되어 있었다.
  「저기, 불꽃놀이 하지 않겠어요?」
하며, 시오리쨩이 방에 모습을 나타낸다.
시오리쨩은 양손에 안지 못할 정도의 많은 불꽃놀이 화약을 가지고 있었다.
말하자면 옆에 있는 미사카는 그 화약의 량에 조금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불꽃놀이인가……, 괜찮을지도……」
지쳐있던 아이자와가 불쑥 말한다.
  「유이치상, 기운내세요」
  「아, 응…」
시오리쨩의 손을 빌리듯이 부축받으며, 아이자와가 일어선다.
  「키타가와상도 같이 가요」
시오리쨩이 특별히 나에게까지 말을 걸어 준다.
착한 아이군, 시오리쨩은…….
  「……아니, 나는 잠시 방에 있을 테니까 아이자와하고 놀다 와라」
  「시오리, 미안하지만 나도 방에 있을께」
나의 얘기에 반응하듯이, 미사카도 그렇게 얘기한다.
  「시오리를 잘 부탁해, 아이자와군」
  「아, 응」
  「언니를 잘 부탁해요, 키타가와상」
  「무, 무무, 무슨 의미야!?」
새빨개진 얼굴로, 미사카가 얘기한다.
미사카는 분명히 동요하고 있는 듯 했다.
  「별로 깊은 의미 같은 건 없죠?, 유이치상」
  「아아. 그래. 그럼, 키타가와하고 잘 지내라, 카오

리」
  「그, 그러니까, 그런 게 아니라니까」
급히 얘기하는 미사카를 무시하며, 아이자와와 시오리쨩은 방에서 나갔다.
  「뭐, 뭐야 정말……」
미사카는 지친 모습으로 작게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오늘은 원래 이렇게 할 생각이었으니까 잘 된 건가……」
중얼거리면서, 얼버무리려는 듯이 내 쪽을 향한다.
  「아, 저기, 오해하지 마. 특별히 키타가와군과 둘만이 되고 싶었다던가
     라는 의미가 아니니까」
  「아아, 알고 있어. 시오리쨩 때문이겠지」
아이자와와 미나세상이 사귀기 시작한 것을, 수학여행 때에 우리는 알았다.
그리고, 시오리쨩이 아이자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건,
내가 봐도 아는 사실이다.
  「미안해, 키타가와군. 오늘은 가능하면 시오리와 아이자와군을 둘만이
     있게 해주고 싶었으니까……」
  「아니,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고마워. 그렇게 얘기해 주니 다행이야」
미사카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조금 얼굴을 숙였다.
  「시오리, 확실히 마음을 정리할거라 생각해……」
갑자기 중얼거린다.
  「시오리는 그런 애니까」
  「그런가……. 시오리쨩은, 약해 보여서 조금 불안하지만」
  「시오리는, 무척 마음이 강하면서 약한 애야……」
감정이 실린 목소리였다.
  「나 따위하곤 틀려……」
얼굴을 숙인 미사카. 그 표정은 알 수 없다.
역시

, 뭔가 내가 모르는 사정이, 미사카와 시오리쨩에게 있는 것이려나…….
어딘가 무거운 분위기를 털어 버리기 위해, 나는 일어서서 베란다로 나왔다.
인적이 드문 이곳은, 거리에서 보는 것 보다 별이 빛나 보였다.
  「갑자기, 바깥을 보고, 왜 그래?」
  「별하늘을 보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거다」
  「에?」
  「나는 첫키스를 남자에게 뺏긴 충격에서 벗어 날 수 없는 거야……」
  「……아, 그랬구나……」
사실은 얘기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의도적으로 말한 거였지만, 말하고 보니
다시 기분이 침울해져 버렸다.
남자에게 첫키스를 빼앗기는 것 따위…….
그것도 아이자와에게…….
  「저, 저기……」
격한 허탈감이 몸 전체에 둘러싸여 간다.
왠지 모든 것이 허무해 진다.
  「사실은 말야……그 때, 아이자와군이 오기 전까지는, 내가……」
아이자와 녀석에게는, 미나세상이 있으니까 그렇게까지 심각하지는 않아.
그에 비해서, 나는…나는…….
  「에? 뭐라고 했어?」
미사카의 얘기를 흘려버렸기 때문에, 물어본다.
  「우, 우응. 아무것도 아냐」
언제나의 미사카의 웃는 얼굴.
하지만, 조금 상기된 것처럼 얼굴이 붉게 보이는 것은…….
  「……석양 때문이겠지」
여름의 별하늘을 바라보면서, 나는 입 속으로 작게 얘기했다.

  첫번째 * - 말장난 입니다...이 이상의 번역은 어려운...풀썩.
  두번째 * - 훈도시...설명이 필요없을지도...;;;
  세번째 * - 단어를 찾을 수 없어서 끼워넣었습니다. 정확한 단어 뜻
             을 알아내서 수정하겠습니다. 풀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