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타가와군 시리즈

수학여행이다! 키타가와군

수학여행이다! 키타가와군『1일째』

올해부터 수학여행 행선지가 바뀐 듯하다.
작년까지는 오키나와까지 헤엄쳐 간 듯하지만, 올해부터는 도시견학이 된 것 같다.
수영을 못하는 나에게 있어서는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저기, 유이치」
수학여행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는데 뭔가 방심상태로 있는 아이자와에게,
미나세상이 말을 걸었다.
  「……?」
녹슨 양철인형 같은 움직임으로 '끼끼긱' 하며 반응하는 아이자와.
  「우리들이 수학여행 가는 마을, 혹시……」
마치 반응을 보이지 않으려는 아이자와에게 당황하면서도,
미나세상은 말을 계속했다.
  「……유이치가 전에 살던 마을…이였지」
……하? 그런가?
아이자와 쪽을 보자, 삐걱거리며 목을 늘어뜨린다.
그리고, 그대로 목을 원위치 시키려고는 하지 않았다.
상당히 충격이었겠지. 뭐, 고교생활 최대의 이벤트니까 말야.
  「이런, 이유로 우리들의 안내역은 아이자와로 결정인가」
아이자와의 기분은 내버려두고, 그 마을 지리에 박식한 놈이 있어서
곤란할 일은 없다.
  「그래, 아이자와라면 멋진 장소를 알고 있지 않을까?」
  「맛있는 고기만두 가게!」
  「다이야끼 가게도 알고 있을 꺼야」
왠지 독창적인 명소들 뿐이군.
일부러 다른 마을에 갈 필요성이 거의 없다.
  「나는…유이치가 전에 살던 집이 보고 싶어」
미나세상이 불쑥 얘기한다.
오옷,

뭔가 재밌을 것 같군. …그런데, 아무 것도 아니지 않은가?
우리들이 곧 있을 수학여행을 생각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데,
`덜컥`소리를 내며 아이자와가 갑자기 일어섰다.
그대로 무표정하게 뚜벅뚜벅 걸어가서, 창을 열었다. 크게 한숨을 쉬고……
「수학여행으로 귀향하는 놈 따위 들어본 적 없엇! 태양 바보－－－!」
밖을 향해서 크게 외친다. ……불쌍한 놈.
해가 저물지 않아서 안됐구먼, 아이자와.

앗, 이러는 사이에 2박3일 일정의 수학여행 당일이다.
오늘의 예정은, 아이자와의 마을에서 자유행동이다.
현재, 아이자와의 고향이라 하는 베키 마을에 도착했지만,
확실히 얘기해서 날씨는 좋지 않다.
태풍의 계절이기 때문인지 하늘은 잔뜩 흐려져 있어서,
모처럼 들 뜬 기분이 무겁게 가라앉아 버렸다.
  「하아, 마치 내 기분을 표시하고 있는 것 같군」
아이자와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크게 한숨을 쉬고 있었다.
  「헤에, 여기가 유이치가 살던 마을이구나」
  「저-기, 다이야끼 가게는 어디일까」
유이치를 무시하고 마이페이스로 얘기하는 미나세상과 츠키미야상.
  「……. 수학여행 행선지가 태어난 고향 마을 따위, 내가 세계 최초이겠지」
우리들에게 들으라는 듯이 보통 때보다 목소리에 힘주며 아이자와는 말했다.
  「그렇다 해도 덥네, 계절상으로는 가을인데」
  「겨울에 눈이 쌓이지도 않는 마을이니까. 우리들의 마을과는
     가을 기온도 틀리다고」
의도적으로 아이자와를 무시하고 얘기를 주고받는, 미사카와 나.
  「…………. 어째서 나는 이런거냐」
더욱 더 소리를 크게 내는 아이자와.
  「유이치-이, 유이치-이, 멍하니 있지 말고, 어딘가 가자」
사와타리상은 처음부터 아이자와의 얘기를 듣고 있지 않은 듯 하다.
  「…………. 이런거냐…………」
아이자와의 목소리가 약해져서, 마침내 들리지 않게 되어 버렸다.
우-음, 너무 괴롭히는 건가.

  「슬프겠군 아이자와」
  「…응」
젖은 눈으로 나를 보지마, 부탁이니까.
  「슬슬 오늘의 목적지, 유이치가 전에 살던 집에 갈까」
  「『『『 오-옷!』』』」
  「잠깐 기다려어어엇!」
미나세상의 얘기에 일제히 반응한 우리들의 나이스한 콤비네이션을,
아이자와가 혼자서 망쳐놓고 있다.
팀 플레이의 기본을 모르는 건가?
  「언제부터 오늘의 목적지는 내 집이 된거냐!」
  「쭉 예전부터야, 아이자와」
  「헤?」
마치 기억에 없다는 것처럼 입을 반쯤 연 채 굳어져버리는 아이자와군.
  「하지만 결정된 날엔, 아이자와는 반 시체상태였으니까. 기억 못 하지 않겠어?」
  「그 날이냐!」
아이자와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일생일대의 실수,
란 느낌으로 혼자서 괴로워하고 있다.
  「취소다! 취소! 없었던 일로 해」
  「안내는 부탁할게. 유이치」
  「……나유키, 부탁이니까 사람 얘기를 들어 줘」
그렇게 주고 받고 있는 사이에, 결국은 아이자와의 집에 가게 되었다.

  「자, 여기가 내 집이다」
  「문패에 오리하라(-.-) 라고 써 있어, 유이치」
  「쳇」

  「내 집이다, 사양 말고 들어와라」
  「고등학교야, 여기」
  「큭, 제법이군」

  「편안하게 쉬어라, 내 집이니까 말야」
  「이거, 종이박스야」
  「크, 크……」
  「대체 어디라면, 납득 할거냐아아!」
큰 소리로 절규하는 아이자와.
  「유이치 집이야」
  「……크으, 정론을 펼치는거냐, 비겁한 놈」
  「뭔가 의미가 이상해」
미나세상과 만재를 하고 있는 아이자와.
대체, 언제나 너희들은 그런 짓을 하는 거냐.
뭐, 사이가 좋은 건가.
그런 걸 생각하면서, 나는 근처의 집들을 보고 있었다……?, 어라?
  「이야, 여기 아닌가? 아이자와라고 써 있군」
  「트…트……틀려, 키타가와. 그건 아이자와타니란 성의 [타니] 부분이
     닳아 없어진거지, 아이자와 하곤 전혀 관계없어」
아이자와가 이해할 수 없는 얘기를 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맞는 것 같군.
  「헤에, 여기가 유이치 집이구나……」
잠시 바라보고 있는 미나세상. 뭘 생각하는 걸까?
  「유이치, 열쇠 줘. 나, 집안도 보고 싶어」
  「…………예」
미소 짓는 미나세상에게, 결국 체념한 건지 아이자와는 열쇠를 꺼냈다.

아이자와 가(家)는 이사를 했지만 전에 살던 집과 땅을 팔지 않은 것 같다.
아이자와 말하기를, '선조 대대로 물려받은 토지니까', 라는 것 같다.
또, 아이자와의 집에는 상당히, 가재도구가 내버려져 있었다.
부모님은 해외로 이사를 했기 때문에, 규격에 맞지 않는 가전제품이나
가지고 가는 것보다는 현지에서 사는 쪽이 싼 물건이 많아서 일거다.
  「헤에-, 여기가 유이치 방인가, 아무 것도 없네」
  「방의 물건은 거의 다 아키코상의 집에 있지」
  「하지만, 여기서 유이치는 쭉 지내고 있었구나」
아이자와의 방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미나세상은 침대에 걸터앉았다.
요컨대 츠키미야상과 사와타리상, 그리고 미사카는 탐험이라면서 집안을
돌아다니고 있어서 , 여기에는 없다.
  「저기, 역시 침대 밑에 야한 책이라던가 있지 않을까」
  「있을 것 같냐!」
침대 아래를 엿보는 미나세상에게 아이자와가 즉시 답했다.
  「무르군 미나세상, 아이자와라면 옷장 뒤에 숨겼을 거라 보는데」
  「으음, 어디어디……아, 정말로 있네. 유이치, 망측해」
뭐시라? 정말로 있었던건가?
  「키타가와아! 너, 너, 너어어어!」
아이자와가 절규하면서 때릴려고 다가왔다.
  「미, 미안. 설마 이사간 뒤의 집에 정말로 있을 거라곤 생각 못했다」
  「……나도 잊고 있었다」
그럼, 너도 잘못이야.
  「우와아……」
  「나유키! 그런 것 읽지 마!」

책을 펼치고 있던 미나세상에게서, 아이자와는 강인하게 탈취했다.
그 때 였다.
우르릉, 쏴아아. 하며, 주변이 빛나면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유, 유, 유이치군!」
동시에 문에서 츠키미야상이 들어와서 유이치에게 뛰어들었다.
아이자와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츠키미야상은 양손으로 귀를 막고 있었다.
  「……아유, 설마 번개가 무서운 거냐?」
  「うぐぅ?」
귀를 막고 있었기 때문에 질문의 의미를 모르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츠키미야상.
덧붙여서 말하자면 얼굴은 반쯤 울고 있다.
  「그 얼굴로 충분히 알겠다. 이제 됐어」
곤란하다는 듯이 아이자와가 `툭툭` 츠키미야상의 머리를 두드리고 있다.
  「저기, 지금 생각난 거지만……」
사와타리상과 함께 들어 온 미사카가 말했다.
  「우리들, 집합시간까지 호텔로 가야 하지 않아?」
창 밖에는 세찬 비바람이 강하게 몰아치고 있었다.

TV에서 말하던 태풍인 듯하다. 뭐,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덧붙여 말하자면 철도는 불통, 버스도 휴업. 교통기관은 마비나 다름없었다.
  「전화로 선생님과 얘기했는데,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
     오늘은 여기서 하룻밤 머물래」
전화를 끝낸 미사카가 그렇게 얘기한다.
어이어이. 괜찮을까.
보통 교사는 청순한 남녀뿐인 외박은 허가하지 않는다고.
상황이 상황이니까?
하지만, 그렇다면……긴장되는군.
여기에 있는 건 모두 반에서는 톱클래스의 미소녀 4명이니까 말야.
나중에 다른 남자애들이 뭐라고 얘기할 것 같군.
  「일단, 근처 편의점에서 저녁이라도 조달해 오자. 가자, 키타가와」
  「아아」
조심해서 갔다 와, 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들은 폭풍우 속에 몸을 내던졌다.

돌아오자 그녀들은 목욕물을 데우고 있었다.
이렇게 신경 써 주는 점은 '역시 여자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와 아이자와는 목욕을 마치고, 현재는 아이자와의 방에 있었다.
말하자면 지금은 여성진의 입욕 타임이다.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시계 소리가 무척 신경 쓰인다.
  「……이봐, 키타가와」
  「……뭐냐?」
  「……신경 쓰이지 않냐?」
  「……아마도」
이것만의 얘기로도 의미가 통하는 건, 나와 아이자와의 남자의 우정이다.
  「……가, 갈까?」
  「……조, 조금만 이라면」
아이자와의 눈은 남자의 `이글거리는 눈`이 되어 있었다. 틀림없이 나도 같겠지.
그래, 우리들은 이제부터 남자의 로망을 추구하는 거다. 불타는거다!
  「어디에 가려는 걸까?」
  「크, 크억!」
  「우, 우앗!」
돌아보자 목욕을 마친 미사카가 있었다.
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상기된 얼굴이 왠지 귀여웠지만, 표정에는
노기 이외의 감정은 보이지 않았다.
  「……그, 그, 그건 화장실이다. 그치?, 키타가와」
  「……아, 아, 아아. 나도 마찬가지다」
종종걸음으로 방을 나가는 우리들 뒤에서, 「저런 저런」 하는
미사카의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밤.
다른 방도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전원이 아이자와의 방에서 자게 되었다.
그 때까지 쓸데없는 잡담으로 달아오른 분위기 탓인걸까.
아이자와의 방은 넓어서 6명이 잘 공간도 확보되어 있었다.
침대는 가위바위보에서 승리한 사와타리상이 쓰기로 했다.
나중에는 바닥에서 이불을 끌어안고, 돌돌 말린 형태로 자고 있다.*
요컨대 츠키미야상은 바람 소리와 번개 치는 소리를 몹시 무서워해서,
아이자와에게 바싹 붙어서 자고 있다.
모두 잠들어 버린 것처럼, 내 의식도 꿈에 잠기던 때에,
작은 얘기소리가 들려 왔다.
  「나유키, 아직 안 자고 있는 건 나유키에게는 큰 사건이야」
  「왠지……잠이 안와」
미사카와 미나세상 같다.
  「후훗, 그럼 아이자와군 옆에서 자 보면?」
  「에? 그, 그럼 아유쨩에게 미안하잖아」
  「괜찮아 괜찮아, 아유쨩도 화내지 않을 꺼야, 틀림없어」
  「하, 하지만……」
  「에이, 이런 기회니까 적극적이지 않으면 안돼, 아이자와군을 좋아하잖아」
  「에, 에, 아, 우으, 카오리 짓궂어」
  「자-아, 빨리 가 빨리 가」
  「우, 우으. 알았어」
움직이는 기척이 들리고 아이자와의 자고 있는 곳에서 멈췄다.
잠시 후 「[쿠-」 하며, 미나세상의 자는 숨소리도 들려 왔다.
그런데 다시 움직이는 기척이 있었다.
기척은 내 쪽에 가까이 와서, 정신을 차리자 눈앞에 미사카가 옆으로 누워 있었다.

  「미, 미사카?」
  「엿듣는 건 좋지 않아」
나직하게 말하는 미사카.
  「들려 온거야」
  「그럼, 할 수 없지. 그건 그렇고 아이자와군도 나유키의 마음을
     알아채 주면 좋을 텐데」
  「그런가. 하지만 그녀석이 뭘 생각하고 있는 것 따위
     나에게는 상상만으로도 벅차」
  「나도. 후훗, 그럼, 잘자」
어, 어이, 미사카. 그대로 여기서 잘꺼냐?
잠시 당황해 하고 있는데, 미사카는 기분 좋게 잠을 자고 있었다.
  「……잘자, 미사카」
작은 소리로 말한다.
하지만, 미사카의 자는 얼굴이 머리에 선해서, 좀처럼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러고보니, 미사카도 좋아하는 놈은 있겠지?
그런 걸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 나는 수마(睡魔)에게 의식을 뺏기고 있었다.

*부분 - 상당히 애매합니다... 둘 중의 하나인데...하나는 마코토...

수학여행이다! 키타가와군 『2일째』

퍼억, 하며 둔탁한 소리와 함께 충격을 느끼고 나는 눈을 떴다.
얼굴 앞에는, 발바닥이 있었다. 잠을 깬 후의 광경이 상당히 자극적이다
발은 이미 나의 얼굴을 문지르고 있었다.
아파, 라고 말하기도 괴로워.
발 주인은 당연히 아이자와였다.
대체 무슨 놈의 잠버릇이 이러냐? 아이자와는 내 머리 위쪽에 있었다.
확실히 너는 츠키미야상과 미나세상에게 둘러싸여 자고 있지 않았냐?
그 사이에도 아이자와의 발은 '부비적부비적' 하며 내 얼굴을 문지르고 있었다.
야, 적당히 해.
  「일어나아! 아이자와!」
나는 아이자와의 명치에 권을 먹였다. ……물론, 전력을 다해서 말이다.
  「우앗! ……가, 크, 키, 키타가와……나는 이미 틀렸다. 아, 뒷일을 부탁해」
눈뜨자마자 순식간에 사태를 이해했던지, 아이자와가 구르는 채로 그렇게 얘기했다.
  「안심해라, 너의 재산은 유용하게 써주마」
  「어이! 내 걱정은 어떻게 된 거냐!」
벌떡 일어나는 아이자와……이미 틀렸다고 하지 않았던가?
  「뭐, 뭐야? 응? 후아아……암, 안녕」
큰소리에 깨버린 건지, 옆에서 자고 있던 미사카가 일어난다.
  「아, 아우-. 뭐, 뭔가, 놀래버렸어」
  「うぐぅ…우으. 키타가와군, 목소리가 커」
  「쿠-」
한명을 제외하고 차례로 일어 났다. 그래, 미나세상 이외에는.
  「쿠-…우, 우응…음냐…」
미나세상은 무척 기분 좋게 '음냐음냐' 하고 있다.

  「변함없구나, 나유키는」
  「자, 어쨌든 깨워볼까. 오늘은 자명종 시계 합창단이 없으니까 말야」
뭐냐? 그 자명종 시계 합창단 이란 건? 미나세상의 집에는 매일 아침 합창단이
오는 거냐?
내가 그런 쇼 같지도 않은 걸 생각하고 있는데, 아이자와가 손짓하고 있다.
  「키타가와, 너 잠깐 들고양이를 한 마리 잡아다 줘」
  「…………앙? 기다려, 이유를 말해봐」
갑작스런 발언에 내가 반문하자, 아이자와는 진지한 표정으로 눈을 내리깔았다.
  「이유는 필요 없어. 다만, 이건 너를 진정한 남자로 만드는 얘기다. 너의
     행동 하나로, 오늘 아침의, 아니 오늘 하루의 평온을 약속 받을 것이다」
  「뭔가 심각한 것 같군. 하지만, 진정한 남자라는 것이 맘에 들었어.
     알았어. 어쨌든 나갔다 오지」
순식간에 옷을 갈아입고, 나는 힘차게 밖으로 나갔다.
고양이 포획, 이란 의무가 무척 한심하지만.
그런데, 아이자와의 계획에 걸린 겉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나의 기분 탓인가?
사투, 였었다. 나에게 있어서 역사에 남을 명승부였다고 생각한다.
……적은 고양이지만.
얼굴에 상처를 입고, 고양이 털투성이가 된 나는 가까스로
1마리의 고양이를 손에 넣었다.
도중, 어째서 나는 알지도 못하는 마을에서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거지?
하며 절실히 느꼈지만, 비참해 질 것 같아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이자와 집에 돌아오자. 모두는 아무래도 부엌에 있는 듯 했다.

나는 손안에서 폭주하는 고양이를 안으면서 들어 갔다.
부엌에서는 모두가 아침밥을 먹고 있었다. 물론, 미나세상도.
  「쿠-」
아니, 미나세상은 자고 있는 것 같다.
  「쿠-……우뉴…응…앗, 고양이－」
내가 방에 들어서는 도중에 미나세상이 각성했다. ……어찌된 일이지?
그리고, 나를 보고……아니, 정확히는 내 손에 든 고양이를 보고,
종종걸음으로 다가 왔다.
  「키타가와! 전력질주 해서 도망가라! 나유키에게 고양이를 넘겨선 안돼!」
  「오, 오우」
아이자와의 얘기에 반사적으로 답하고, 나는 달려 나갔다.
  「고양이－, 고양이－. 앗, 유이치, 놔줘. 나줘. 아아…고양이가.
     고양이가 가버려. 우으, 고양이－」
힐끔 뒤를 보자 아이자와가 동물화 한 미나세상을 붙잡고 있었다.
고양이를 좋아한다고는 들었지만, 아이자와의 사촌인 미나세상도
어딘가 보통이 아니란 느낌이 든다.
잠시 후에, 고양이를 놔주고 아이자와 집에 돌아오자, 모두 아침
식사를 끝내고 있었다.
말하자면 내 몫은 남아있지 않았다.
  「수고했군, 키타가와」
  「키타가와군 덕택에 즐겁게 나유키를 깨웠어」
  「……내 아침밥」
미사카와 아이자와는 내 얘기를 무시하고, 얼버무리려는 듯이 웃고 있다.
  「자 그럼, 카오리. 슬슬 출발할까」
  「그래. 학교의 모두와도 합류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아침밥」

……내 아침은 대체 어떻게 된거냐?
설마 미나세상을 깨우기 위해서, 보기 좋게 이용 당해버린 건가?
꼬르륵, 배에서 나는 소리가 허무한 오늘 이 순간,
이것이 수학여행 2일째의 아침이었다.

오늘 예정은 테마파크 견학이다.
견학이라고 말은 하고 있지만, 요점은 테마 파크에서 마음껏 논다, 라는 것이 맞다.
일본유수의 대기업, 쿠제 그룹이 경영하는 거대 테마파크 『쿠제 네즈미랜드』
여기서 오늘은 놀기로 되었다.
말하자면 여기의 테마파크 이름은, 마스코트 캐러가 쥐(네즈미)니까
라는 것이 이유인 듯 하다.
  「우선 제트코스터부터 탈까」
  「저기, 유이치 유이치, 제트코스터는 뭐야?」
사와타리상의 질문에, 아이자와는 제트코스터를 가리킨다.
  「저거다. 재밌겠지? 마코토」
  「응♪」
  「うぐぅ…나는 무척 싫어」
이미 눈물이 고인 눈으로 츠키미야상은 항의했다.
역시 라고 할지, 보는 그대로 라고 할지, 츠키미야상은
제트코스터에는 약한 것 같다.
  「안심해라, 아유. 너는 신장제한에 걸리니까」
  「うぐぅ……그렇지 않아」
  「그럼, 시험해 보자. 간다, 아유, 마코토」
  「うぐぅ…왠지 속는 느낌이 들어」
츠키미야상, 그게 정답이야. 나도 오늘 아침, 아이자와의 책략에 또 당했으니까.
문득 옆을 보자 미나세상이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
한 곳――그건 사와타리상과 츠키미야상을 데리고 가는 아이자와였다.
  「키타가와군, 우리들도 갈까」
미나세상은 내 쪽을 보며 웃는다.
순간, 미나세상이 쓸쓸해 보인 건 눈의 착각이었을까?

  「짐을 가지고 타는 건 무리인 거 같아」
미사카가 점원과 얘기를 끝내고 나서, 그렇게 말했다.
  「그럼, 누군가가 모두의 짐을 대표로 가지고 견학할 수밖에 없군.
     그런 이유로 키타가와, 이 명예로운 역은 너다」
아이자와가 나의 어깨를 '툭' 친다.
  「뭐가 「그런 이유로」냐!」
  「힘내, 키타가와군」
미나세상까지 그런 얘기를 한다.
  「키타가와군, 부탁할께」
미사카까지…….
  「아-윽, 뭐, 전부 내가 맡아 주지! 감사해라!」
반은 자포자기하며 말했다. 더할 나위 없는 이지메가 아닌가, 이거?
츠키미야상에게 부탁하면 바꿀 수 있지 않았을까,
란 생각은 짐을 받고 나서야 떠올랐다.
이런 좋은 생각은 정작 필요할 때에 떠오르지 않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요컨대 제트코스터에서는 「うぐぅ，うぐぅ，うぐぅ－－－っ」
하는 울음소리 섞인 절규가 들려왔다.
  「즐거웠지?, 아유」
  「전혀, 즐겁지 않아!」
아이자와에 말에 강하게 대답하는 츠키미야상. 그 정도로 무서웠던 거겠지.
확실히 제트코스터를 다 타고 나올 때의 츠키미야상은 진짜로 울고 있었다.
그 우는 모습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여워 질 정도였다.
그렇지만, 바로 회복되어 버리는 것이 츠키미야상 답다는 거겠지.
  「그럼, 다음은 도깨비 집이다」
  「절대로 싫어!」
  「어리광 부리는군. 그럼. 자유낙하와 번지점프에서 어

느 것이 좋냐?」
  「うぐぅ……유이치군 짓궂어」
삐진 듯이 말하는 츠키미야상.
아이자와는 그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괴롭힐 생각은 없었지만……아유, 너는 뭘 타고 싶은 거냐?」
  「……회전목마」
상상을 해 본다.
츠키미야상이 회전목마를 타고 있다. ……무척 귀엽다.
아이자와가 회전목마를 타고 있다. ……무척 괴롭다(역자도 괴롭다 -.-).
  「…… 그건 내가 절대로 싫다」
아이자와도 같은 상상을 한 걸까. 무척이나 싫은 듯이 대답했다.
절규계가 아닌 놀이기구에 남자가 있어도 부자연스럽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면…….
그래, 저거라면 어떨까?
  「그럼, 거울의 집은 어때?」
내가 봐도 대단히 나이스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여자애들이 일제히 째려봤다.
  「저, 저기, 왠지 불평하는 것 같군」
  「키타가와군……」
미사카가 나를 째려보고 있다.
  「…우리들, 스커트를 입고 있어」
아.
그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남자라면 전혀 곤란할 것이 없지만, 여자에게 있어서는 분명히
사양하고 싶은 장소일거다.
  「키타가와군, 불쾌해」
  「하아, 의외였어. 역시 남자구나」
  「うぐぅ…엿보이는 건 싫어」
  「……하지만, 유이치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야, 마코토! 다 들려」

그 때부터 잠시 여성진의 나를 보는 시선이 차갑고, 무척 아팠다.
왠지 오늘의 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어.
재앙의 날인가? 설마.
한숨을 쉬면서 하늘을 올려다보자, '철퍽' 하며 새똥이 얼굴에 떨어졌다.
………….
포기했다. 운명이여, 이제 나를 좋아해 줘.

그 때부터 6명이서 재미있는 여러 가지 놀이기구를 탔다.
그 도중에, 아이자와, 사와타리상, 츠키미야상 3명과,
나, 미사카, 미나세상 3명으로 갈라져 버렸다.
……라고, 하기 보단 서로가 서로를 잃어버린 거라고 생각이 들지만.
  「나, 잠깐 마실 것 사 올께」
그렇게 얘기하고 미사카는 나와 미나세상을 벤치에 남겨두고 가 버렸다.
지금은 미나세상과 둘 만 벤치에 앉아 있지만……
……화제 거리가 없다.
오늘은 왠지 기운 없는 미나세상은, 쭉 침묵한 채로 있다.
정직하게 얘기하면, 어색하다. 뭐가 어색한 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말을 꺼낼 기회가 없다.
  「저기, 키타가와군」
어떡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미나세상이 입을 열었다.
  「왜?」
  「혹시, 혹시 말야, 나와 키타가와군이 친해지면, 유이치는 질투할까」
무척 불안한지 작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미나세상이 아이자와와 얘기 한 적이 거의 없었다.
그 이전에, 올해 들어서 아이자와는 츠키미야상들과 얘기하는 일이
많아진 것 같은 느낌이다.
미나세상도 여자니까, 역시 나름대로 질투심을 갖고 있는 거겠지?
아이자와랑 미사카보다 나에게 마음을 털어놓으리라 생각 못한 미나세상이,
이런 얘기를 하는 거 보면, 분명히 정신적으로 신경 쓰이는 거겠지.
  「……나는 모르겠어」
  「역시. 카오리도 같은 얘기했어」
미소짓는 미나세상. 어딘가 무리하고 있는 것 같다

.
  「하지만, 미나세상이 권해보면 좋지 않을까?」
  「그것도 카오리가 얘기했어」
미사카도 같은 걸 얘기한……건가.
뭐, 이건 아이자와와 미나세상 간의 문제로 우리들이 이러쿵저러쿵
얘기할 수 없는 건 확실하다
문득, 놀이기구 쪽을 보고 있는데, 거기에서 아이자와가 혼자서 나왔다.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보고 있다.
아이자와는 아무래도 사와타리상과 츠키미야상을 잃어버린 듯 하다.
아이자와는, 아직 이쪽 일은 눈치 채지 못 한 듯 하다.
  「미나세상, 좋은 기회니까 지금부터 아이자와를 권해보면 어때?」
  「에…?」
  「자, 찬스라고. 아이자와는 혼자니까」
  「으, 응. 그렇네」
미나세상은 벤치에서 일어섰다.
작게 숨을 쉬고 나서, 아이자와에게 달려가려던 미나세상은 뭔가 생각난 듯
발을 멈췄다.
  「?」
  「고마워, 키타가와군. 나는 갈 테니까 카오리와 잘 되길 바래」
  「……아, 그래」
카오리를 잘 부탁해, 의 문제가 아닐까 라고 말하려다가 그만뒀다.
아이자와가 미나세상을 발견하고, 둘이서 뭔가를 얘기하고 있다.
아이자와는 겸연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다가, 이윽고 미나세상과
둘이서 관람차 쪽으로 걸어갔다.
  「저런저런, 이제야 원래대로 돌아가려나, 어떻게 될까나」
  「우, 우왓!」
벤치 뒤쪽에는 미사카가 있었다. 기척도 못 느꼈었다.

  「어, 언제부터 있었냐 미사카?」
  「비밀」
그렇게 얘기하고 미사카는 주스 캔을 건넸다.
  「저기 미사카, 저것과는 전혀 관계없겠지만, 어째서 내 아침밥은 없던 거냐?」
  「그건 아이자와군이 먹어 버렸으니까……아, 아차」
아이자와에게 비밀유지를 부탁받았는지, 얘기하고 나서 미사카는
자신의 입에 손을 댔다.
  「아이자와아아! 용서 못해!」
  「기다려」
  「쿠, 쿠억」
무의식중에 달려가려던 나의 목덜미를 미사카가 잡았기 때문에,
정말로 호흡이 멈췄었다.
  「모처럼 나유키가 아이자와군과 둘만이 되었으니까, 방해하지마」
  「그렇게, 얘기해도…」
아침을 뺏긴 탓인지, 배가 무지 고팠다.
  「그런데 아유쨩과 마코토쨩은 어디 간 걸까?」
  「글쎄……」
그 때, 딩동댕동하며, 방송이 나왔다.
설마, 하며 나와 미사카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미아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수학여행에 오신 키타가와님, 키타가와님.
     데려가길 기다리겠습니다. 즉시, 사무실까지 와 주십시오』
예상대로의 내용이 흘러나오고, 나와 미사카는 웃어 버렸다.
아무래도 상관없겠지만, 그 날의 아이자와의 저녁은 내가 전부 먹어 버렸다.
음식의 원한은 무서운거야, 아이자와.

수학여행이다! 키타가와군 『3일째』

  「…가위바위보!」
이런 이유로 정신이 들자 나는 모두의 선물을 떠맡게 되었다.
오늘은 수학여행 마지막 날.
숙박하고 있는 호텔 안의 특산품 코너에서 선물을 고르며 구입하느라 한창이다.
전원, 선물은 전의 이틀동안에도 샀었지만, 특산품 코너가 있기에
구경하고 있는 것이다.
  「저기 나유키, 이거 아키코상에게 줄 선물 아니더냐?」
아이자와가 가리킨 것은 「근성」이라 써진 키홀더였다. 겉에는 「노력」이라던가
「사랑」등 자매품도 팔고 있었다.
이봐이봐, 아이자와. 그런 건 일본 전국 어디에서도 살 수 있어.
  「응, 맞아」
태연한 모습으로, 그것을 손에 쥐는 미나세상.
우, 우-음. 그녀의 감성을 모르겠어.
  「그럼, 살까」
  「응」
말하며 계산대로 향하는 아이자와와 미나세상.
잠시 걸아가던 아이자와가 되돌아보며, 하소연하는 듯한 눈으로 나를 봤다.
  「…………키타가와. 부탁이니까 말려 줘」
저런저런.
  「정말이지, 너가 처음부터 거절하면 되지 않냐」
  「나유키가 반대를 안 하니까 갈 수 밖에 없잖아!」
  「에? 유이치, 이거 안 사?」
무척 의외라는 듯이 말하는 미나세상.
  「안 사!」
  「조금, 유감이네」
오늘은 아침부터 미나세상과 아이자와는 쭉 함께 있다.
어제, 구체적으로 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느낌인

건 확실하다.
  「키타가와군은 무척 많이 사는구나」
  「미나세상……그거 진심으로 얘기하는 거야?」
가위바위보에 미나세상도 당연히 참가했다.
  「물론 농담이야」
그렇게 얘기하며 웃는다. 그녀는 무척이나 즐거운 것 같다.
  「저기 키타가와, 너는 아무것도 안 사냐?」
  「가족에게는 만두라도 사서, 무난하게 끝낼까 생각하고 있지만……」
하지만, 양손 가득히 가지고 있는 너희들의 짐 때문에 살 수가 없어……라고,
마음속으로 말하는 나는 소심한 놈일지도.
  「그렇다면 내가 너의 몫도 사 줄까?」
아이자와가 나의 마음을 읽은 건지, 빈틈없이 얘길 했다.
  「괜찮냐? 그럼 부탁해. 하지만, 이상한 건 사지 마라」
  「안심해라, 나유키도 함께다」
혹시 아이자와는 미나세상과 조금이라도 함께 있기 위해, 그렇게 얘기한 건가?
어느쪽이라 해도 신경 쓰인 나는 둘에게서 떨어지기로 했다.
훗, 난 역시 조연이군. ……뭔가 외로워.

  「이건……뭐냐, 아이자와군?」
호텔 방에서 아이자와가 사 온 선물 꾸러미를 보며, 나는 그것만을 말했다.
  「세키토리 초콜릿에, 역사의 친필 싸인이 들어있는 색지. 오오제키 요코즈나의
     싸인이 있는 브로마이드 여러 장. 그리고, 아키바쇼의 순위표이다.」*
나에게서 시선을 돌리며, 열렬히 설명하는 아이자와.
  「안심해라, 이 근처의 특산물이다. 여기 살던 내가 얘기하는 거니까 틀림없어」
  「……이건 양국국기관(兩國國技館)의 특산물이 아니던가?」
  「그럴지도 모르지만 왠지 여기에 있으니까,
     끌리는 것이 있어서 바로 사 버렸다」
머리가 아파 온다.
  「……그럼, 내가 이걸 어쩌라고?」
  「부디 가족에게 선물해 줘. 이름하여 「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본국기 퍼팩트 셋트」다」
  「…………」
  「…………」
서로 말없이, 미동조차 않은 채 1분 정도가 경과했다.
  「뭘 생각하고 있는거냐! 아이자와!」
  「……미안 키타가와, 악의는 없었다」
간단히 사과를 하는 아이자와.
아이자와가 있으면 가끔 이런 사태가 있으니까 피곤해 진다.
그렇지만, 그것이 아이자와가 있는 즐거움일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그것과 이건 얘기가 다르다.
조금도 나는 스모 선수 특산물 세트는 원하지 않아,
가지고 돌아가고 싶지 않아, 보고 싶지도 않다.
  「이유는? 400자 내외다」
  「실은 그 역사 세트를 발견한 나는 무의식중에, '이것을 사자',
     라고 나유키에게 말해버렸다」
  「이제 됐어……뒤는 듣지 않아도 알겠어」
괜히 마음을 써서, 아이자와들에게서 떨어진 내가 잘못이었다.
전에 둘의 행동을 생각하면, 이렇게 된다는 건 불을 보듯 뻔했는데.
바보, 바보, 난 바보.
  「이야- 키타가와, 쯔코미역이 없으면 썰렁하게 된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
나도 마찬가지다, 아이자와.
  「이런 걸 가지고 돌아가고 싶지 않으니까, 이제 이 역사들을 반품해 줘」
그렇게 얘기하고 방을 나가려던 때, 방문이 `덜컥` 열렸다.
  「어머, 모두, 이제 출발이야. 서둘러서 호텔 앞에 모여」
문에서 얼굴을 내민 미사카가 그렇게 말했다.
……아무래도, 나는 반품할 시간이 없는 듯하다.
  「우와아~, 키타가와군의 선물, 무척 개성적이네」
  「……내비 둬」
뒤에서는 아이자와가 나의 모습을 보고 크게 웃고 있었다.
이런 사태는 누구 탓이라고 생각하는거냐, 쳇.

수학여행 3일째의 예정은, 실로 `수학`이란 느낌으로 지겨운 것이었다.
옛 절과 유적을 견학할 뿐.
거의 대부분의 학생이 하품을 하며 그 시간을 보냈다.
설명하는 이시바시가 불쌍하게 보였지만, 지겨운 건 할 수 없다.
그런 견학도 끝나고, 드디어 돌아갈 때가 되어 버렸다.
  「그럼 점호를 할까……아이자와와 미나세가 없군. 어이 키타가와,
     둘이 어디에 갔는지 아냐?」
  「그게, 좀 전에 공원에서 봤지만」
이시바시는 '이런 이런'하며 한숨을 쉬었다.
  「키타가와, 미사카, 너희들 학급위원이 불러 와라. 이제 곧 출발이니까,
     될 수 있으면 서둘러라」
  「예-에」
  「예-이」

유적안에 있는 공원으로 향하는 도중, 미사카가 생각났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건 그렇고, 키타가와군이 스모 선수를 좋아하는지는 몰랐어」
  「……그건 나도 몰랐어. 단지, 원한다면 이 스모 선수 셋트를 공짜로 너 줄께」
  「절대로 사양할께」
나는 양손으로 특산물을 내려 놓았다.
일단은 지난 이틀간의 기념품이지만, 이미 일방적으로 차력군단이다.
결국은 가지고 돌아가게 되어 버렸다.
이것을 나는 가족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
  「그런데 아이자와군과 나유키는 뭘 하고 있을까?」
  「음, 아마 시간을 잊은 걸꺼야」
평일이라서 그런 걸까, 이 공원에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나무들의 웅성거림이 들리고, 물들은 단풍잎이 춤추며 떨어지고 있다.
연인들이 뭔가를 속삭이기에는 딱 좋은 장소라는 느낌이 들었다.
미사카도 그런 분위기를 느낀 건지, 농담을 한다.
  「의외로 둘의 사랑의 도피행일지도」
  「하핫, 설마……」
웃으면서 앞을 보는데, 한쌍의 커플을 발견했다.
둘이서 끌어안고 있다……대낮부터 키스라도 하고 있는 걸까?
……?, 저 커플은….
  「자, 자, 잠깐, 미사카, 이쪽으로 와라」
미사카의 손을 잡고, 나는 강인하게 길 바깥의 나무가 울창한 곳으로 데리고 갔다.
  「뭐, 뭐야. 이, 이상한 짓 하면 비명을 지를 꺼야」
  「바보, 그게 아냐. 저걸 봐, 저걸」
나는 커플을 가리켰다.
  「에? ……우와…에?

저, 저건, 혹시 나유키?」
  「…에다가 아이자와다」
그대로다. 대낮부터 대담한 커플은, 미나세상과 아이자와였다.
  「……여, 역시 우리들이 말을 걸기에는 곤란하겠지?」
  「……그, 그래」
왠지 모르게, 그 장소에서 허리를 숙이고 몸을 숨긴 나와 미사카.
잠시 두사람 다 말이 없었다.
자신의 심장의 고동이 왠지 크게 들렸다.
무척, 신경 쓰인다.
침묵이 뒤덮고 있어서 괴롭다.
  「어, 어떡하지?」
  「……아, 아무래도 할 수 없을 것 같아」
회화가 어긋나 있다.
여기서 나는 처음으로 눈치챘다.
정말로 바로 옆에 미사카는 앉아 있다.
거의 어깨가 닿을 것 같은 상태다.
옆을 보자 웨이브형의 머리칼 속에 미사카의 가지런한 얼굴이 눈에 비춰졌다.
미사카의 당황하는 옆모습이, 약간 붉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자신의 심장이 크게 뛰고 있다는 걸 알았다.
당연하지만, 미사카도 여자다.
그런 당연한 일을 나는 갑작스럽게 자각해서, 점점 혼란스러워 졌다.
미사카가 갑자기 이쪽을 향했다.
눈이 마주쳤다.
미사카의 눈 속에, 어리둥절한 표정의 내 얼굴이 보였다.
  「……아, ……왜?…」
당황한 모습으로, 작게 소곤거리듯 미사카는 그것만을 말했다.
조금만 다가가면 코끝이 닿을 듯한 거리, 거기에 미사카의 얼굴이 있었다.
  「에, ……저기」

머리 속이 새하얗게 되어 버렸다.
의식이 어딘가 멀리 날아가고 있는 듯했다.
나는……미사카에게 뭘 하려는 거지?
나는……미사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거지?
나는……미사카를,
  「뭐 하는 거냐? 너희들?」
  「우, 우와앗!」
  「꺄, 꺄아!」
갑자기, 머리위에서 들린 소리에, 나와 미사카는 순간 1미터 정도 거리를 두었다.
올려다보자, 미나세상과 아이자와가 있었다.
아이자와는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잠시 생각하다가 손을 `툭` 쳤다.
  「방해해서 미안했다. 계속 해라」
  「트, 틀려!」
미사카가 일어서면서 말한다.
  「오, 오해하지 말아줘. 키타가와군과는 아무일도 없었으니까.
     애당초 아이자와군들이 그런 짓을 하고 있었으니까……」
미사카의 얘기를 듣고, 미나세상과 아이자와는 어색하게 웃었다.
  「아니, 뭐, 그… 아, 아무것도 아니지, 나유키. 아. 아하하」
  「에, 아, 으, 응. 아, 아무것도 아냐, 유이치. 에, 에헤헤」
무척 어색하다.
뭔데 이렇게나 어색한 상태가 되는거냐, 너희들?
  「이, 일단 돌아가자」
나는 왠지 건설적인 의견을 말하는데 성공했다.
  「그, 그래. 돌아갈까」
  「으, 응. 돌아갈까」
  「그, 그래. 그것이 좋겠어」
전원, 걸어간다. 나도 왼손에 짐을 들고 걸었다.
하아, 왠지 무척 지

쳤다.

돌아와서는 거의 자고 있기만 한 것 같다.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즐거운 수학여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머, 키타가와군」
내가 그런 걸 생각하고 있는데, 미사카가 말을 걸었다.
  「키타가와군은, 선물봉투를 두 개 가지고 있지 않았던가?」
  「에?」
그러고보니, 현재 나는 선물봉투를 한 개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다.
어라? 어떻게 된거지?
우-음, 유적의 공원에 갈 때는 가지고 있었지.
하지만, 올 때는……
  「아-! 유적의 공원에 두고 왔다!」
그래, 나는 그 때, 왼손에만 짐을 가지고 돌아와 버렸다.
지금쯤, 이제 남은 한 개는 공원의 깊숙한 곳에 묻혀 버리겠지.
  「하지만, 이 한 개가 전의 이틀동안 산 선물이라면, 문제는 없어!」
그렇게 말하며 봉투를 보자……
                              ……역사 브로마이드가 나에게 미소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