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키타가와군
「하지만, 유이치도 마코토가 있는데
욕탕에 들어 왔잖아」
사와타리상의 그 한마디로, 여름인데도 주변의
공기가 차갑게 굳은 느낌이 들었다
사건의 발단은 이거다.
방과후
쉬는 시간, 아이자와는 사와타리상이 미나세가에 찾아온 때의 못된
장난 여러 가지를 얘기하고 있었다. 아마 사와타리상을 놀릴 작정이었겠지.
그것에 대해 내놓은 사와타리상의 한마디가 저거다.
「아……저…기,
그……게」
여성진의 찌르는 듯한 시선을 받으며 말을 더듬는 아이자와.
미사카는 몰라도 특히 미나세상과 츠키미야상 둘의 눈이 무섭다. 완전히
진심이다.
도움을 요청하는 듯이 아이자와는 이쪽을 향했지만,
나는 반사적으로 눈을 피해 버렸다.
미안하군 아이자와. 이번에는
도와줄 수 없을 것 같군.
「……유이치」
「……유이치군」
아이자와는 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덥기 때문에는 아니겠지, 절대로.
「돌아가자! 키타가와!」
얘기함과 동시에 아이자와는
내 손을 붙잡고 달려나갔다.
어이 이봐, 나를 탈출용으로 쓰지 마.
「양다리는 좋지 않아」
「뭐가
말야!」
모처럼 충고를 해 주려는데, 아이자와는 왠지 목소리가
올라가고 있다.
「그러니까 너, 언젠가 시험 때는 미나세상의
방에서……말야」
「그건 시험공부다. 얘기했잖아」
「똑같아. 애당초 욕탕을 엿보는 거, 부러운…이 아니고,
비상식적인 일이 아니냐?」
「그…뭐,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어」
말로 할 수 없는 사정이라는 거냐? 확실히
기억상실의 애를 떠맡았다고
얘기했으니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욕탕을 엿 볼 필연성이 있을지는 별개지만.
뭐, 보통은 하지 않겠지.
「뭐 좋아. 그런데, 너, 사와타리상과
어떤 관계냐?」
「관계라……」
잠시 생각에 잠기는
아이자와. 왠지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다.
이봐, 뭐가 있는거냐?
「얘기해도 믿지 않을 테니, 말 안 할래」
뭐냐 그건?
나는, 틀림없이 농담 같은 대답을 할거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런데, 내일 체육은 수영이라고 했지. 나는 수영을 좋아하니까
기대되는군」
이 화제는 피하고 싶었는데 아이자와는 일부러 얘기한
듯 했다.
그런가…수영이라. ……, 뭐?
「그, 그,
그런가, 수영이라. 즈, 즐겁겠군. 나, 나도」
망할. 목소리가 올라가고
있다. 부자연스럽게 대폭발이다.
「키타가와, 너 설마…」
「이야, 오늘도 좋은 날씨구만」
물론 친구 아이자와는 여기서 나의 마음을 「정말로
좋은 날씨다」라고,
상쾌하게 웃으며 맞장구 칠 것이 틀림없다.
「수영 못 하는 건가」
너 따윈 친구도 아냐.
「인간은
한가지 정도 결점이 있는 거다」
「그려 그려, 수영
못 하는 건가. 저 아유도 수영할 수 있다고 얘기했는데.
이야-,
부끄럽군 키타가와군」
즐거운 듯이 얘기하는 아이자와. 그런데
츠키미야상에게 실례되는
얘기를 하는 거 아니냐, 너?
「내 일은 어찌 되어도 좋겠지. 너는 집에 돌아가고 나서의
일을 걱정해라,
미나세상과 싫어도
얼굴이 마주칠 테니」
「……그렇겠군」
결국,
둘은 우울한 기분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다음날, 체육시간.
안녕, 수영장. 또 올해에도
바둥거리며 왔다.
우울한 기분이었지만, 어느 정도는 냉정해졌다.
「어이, 아이자와. 왜 너가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있는 거냐」
왠지 아침부터 안색이 나쁜 아이자와에게 말을 건다.
「……나유키와는
일주일간 계속 특제 쨈을 먹는 걸로 결정 봤다」
잘 모르겠지만,
어딘가 불행한 것 같은 아이자와였다.
「저기저기,
유이치군 키타가와군. 오늘은 첫날이니까 자유래」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츠키미야상이 해맑게 웃으며 말을 걸어왔다.
수영복 모습도 꾸밈없는
이미지 밖에 없지만, 츠키미야상 답다고
얘기하면 좋게 들리겠지.
그거에 대해, 아이자와, 한마디.
「색기가 없어」
어이어이 아이자와, 한마디 한다는 게 그거냐.
봐, 츠키미야상이
울 듯한 얼굴로 우구우구 하고 있지 않냐.
「그러고보니
츠키미야상, 다른 여자애들은?」
「나유키와 마코토쨩은
견학, 여자애들의 3분의 1은 견학이야」
답한 것은 뒤쪽에서 온
미카사였다. 머리를 모자 속에 넣어서 순간 몰라 봤다.
「어째서
그렇게 되냐」
「오늘은 남녀합동이니까. 수영복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애도 있는 거야」
「그런 거였군」
아차. 나도 견학이라는 수단이 있었구나. 다음에는 참고해야지.
「그럼, 슬슬 수영하자. 자유라는데 즐겨야지」
「나는
이 근처에서 몸이나 말리고 있을 테니 」
「기다려」
야! 아이자와! 수영 팬티를 잡지 마. 벗겨지면 어떻게
할거냐.
「실내 수영장 어디에서 몸을 말릴 거냐, 키타가와군」
잘도 눈치 챘군, 아이자와군. 하지만 말릴 장소는 있다네.
「저,
전등 아래라든가…」
「괜찮으니까, 와라. 내가 수영을
가르쳐 주지」
「싫다아아아아!」
츠키미야상과
미사카가 곤란한듯이 나를 보고 있다. 아아 한심스러운 내 자신.
「아유, 수영해봐라. 잠시 이 녀석에게
견본을 보여 주지 않겠냐?」
나와 아이자와는 수영장 바깥에서,
수영장 안의 츠키미야상과
미사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결국, 나는 수영을 가르침 받게 되어 버린 듯 하다.
「응,
맡겨줘. 수영은 특기니까」
자신만만하게 수영을 시작하는 츠키미야상.
철썩. 철썩. 철썩. 우푸. 쿨럭. 콜록콜록. 어푸. 어푸.
어푸. 콜록.
우구. 어푸. 어푸. 우으. 어푸. 우구.
「어때?」
수영거리, 2미터.
「아유…그건 수영이라고 하는 게
아냐」
「うぐぅ」
「저기, 아유쨩,
내가 수영 가르쳐 줄까」
풀이 죽어있는 츠키미야상에게 미사카가
위로하듯이 말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대단해!
츠키미야상. 나에게 수영을 가르쳐 주지 않을래?」
「너는
가만히 있어!」
다음 순간, 나는 아이자와에게 차여서 수영장 밖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어이, 이대로 라면 츠키미야상에게 부딪치지 않냐?
그렇게 생각한 때, 나의 의식은 '퍽!' 이란 소리와 함께 멀어지고 있었다.
다음에 눈을 떴을 때는 양호실 침대 위였다.
「うぐぅ…아직 머리가 아파」
옆 침대에는 츠키미야상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녀는 수영복 위에 파카를 걸치고
침대에서 구르고 있었다.
한편, 나는 수영 팬티 한 장. 이 차이는
뭐지? 양호실 선생님의 음모인 건가.
그러고 보니, 양호실 선생님은
볼일이라도 있는 건지 여기에는 없는 듯 했다.
「하지만,
재난이었어」
「うぐ? 우응, 나는 즐거웠어」
츠키미야상은
방긋 웃었다.
「보통 사람보다 수영을 못 한다는 것이
발각되었는데도?」
「うぐぅ, 틀림없이 키타가와군
보다는 잘해」
지당한 말씀입니다요, 예이.
「그래도,
나, 지금 이 순간이 무척 즐거워. 매일 학교에 오고, 공부하고,
잡담도 하고, 청소도 하고, 돌아가는.
그것만으로 무척 즐거워」
꾸밈없는 자연스런 미소를 츠키미야상은
띄우고 있었다.
여기서 잠자코 있어도 좋을텐데 나는 말해 버렸다.
「이 학교에는 아이자와가 있으니까 이겠지」
「……그게,
응, 그럴지도 몰라」
「그 녀석, 자주 츠키미야상을
놀리지만, 그것이 그 녀석 나름대로의
스킨십
일거야, 아마. 감정 표현이 어설플 테니까, 아이자와」
「……응.
알고 있어」
잠시 흐르는 침묵.
「저기,
나 이제 갈게. 이미 점심시간이니까 옷 갈아입지 않으면…」
그렇게
얘기하고 츠키미야상은 양호실에서 나갔다.
나는 천
천히 눈을 감았다.
……난 볼 것도 없이 조연이군.
손해보는 성격이구먼, 정말로.
혼자서 생각에 잠겨 있는데, 누군가
머리를 '콩'하며 두드렸다.
「언제까지 자고 있을꺼야.
점심시간 끝났어」
눈을 뜨자 미사카가 있었다. 젖은 머리에, 잠깐
정도 두근거렸다.
「이제 갈까 생각하고 있었어」
「그래?, 그럼 됐지만. 맞다 맞어, 동생 시오리가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가지고 왔어. 빨리 교실에 안
가면 없어지게 될 꺼야」
「정말이냐?, 더운 시기니까
좋지. 그런데 그 아이스크림, 어느 정도 있냐?」
미사카는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짓는다.
「전부 5리터분」
「없어질
일은 없겠지!」
나는 큰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